강단있는 스타일 고집, 링컨 MKC

강자가 득실득실한 스파링 무대에 굳이 이름을 올린 건 링컨 MKC였다. 위로는 유럽파 브랜드가 거들먹거렸고, 아래로는 실속파 브랜드가 치열한 자리 싸움으로 분주했다. 엄밀히 말하면 링컨 MKC는 좀 늦었다. 그토록 뜨거운 경쟁 속에서 소녀처럼 미숙하고 여린 시작이다. 하지만 MKC는 일말의 긴장감조차 없이 여유를 부렸다. 해볼 테면 해보자는 식으로 자신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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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MKC는 족보가 없는 링컨 최초의 컴팩트 SUV다. 동시에 링컨의 미래를 제안하는 두번째 전략 모델이다. 한마디로 탄생 배경도 명확하고 임무도 막중하다. 덕분에 링컨의 새로운 디자인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모습. 이제 단박에 알아볼 수 있는 ‘펼친 날개’ 형상 그릴과 후면을 가로지르는 LED 테일 램프는 전형적인 링컨의 트레이드 마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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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백미는 볼륨감 넘치는 뒤태다. 풍만한 선들이 만드는 캐릭터 라인을 끝으로 ‘랩어라운드’ 테일 게이트는 사이즈를 극복하는 좋은 예다. 따라서 테일 게이트를 열면 테일 램프가 같이 올라간다. 문제는 후방 차량에게 존재를 알리는 시인성이다. 하지만 걱정도 팔자라더니 범퍼에 마련된 차폭등이 테일램프를 대신해 비상등을 점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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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는 그 출처를 알면 더 반갑다. MKC의 인테리어는 링컨의 인테리어 디자인 총괄인 한국인 디자이너 강수영 씨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기능에 집중하고 혁신을 더한 건 주목할만한 센스다. 그간 링컨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단박에 깨버리는 신의 한 수 같은 설정이었다. 그 중심에는 푸쉬 버튼식 변속기와 마이링컨 터치(MyLincoln Touch™)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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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어색해도 터치는 금방 손에 익는다. 반응 속도로 트집을 잡는다면 그건 생트집이다. 인식도 정확하고 속도도 빠르다는 말이다. 거의 대부분 터치로 작동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버튼은 별로 없다. 차라리 변속기를 제어하는 푸시 버튼을 누를 일이 더 많다. 시프트 바이 와이어를 활용한 링컨의 독보적인 방법인데, 쓰면 쓸수록 직관적인 활용에 만족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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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이란 이름 아래 가죽 시트나 인테리어 트림에서 충분히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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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포드와 링컨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2.0 에코부스트가 탑재, 243마력의 최고 출력을 자랑한다. 이렇게 높은 출력은 가솔린 터보 엔진을 의미한다. 파워는 모자람 없이 호쾌하게 전개되며 회전 질감은 철저히 정제된 느낌. 6단 자동 변속기는 무난한 반응으로 기어를 술술 오르내린다. 한결같이 부드럽고 여유로운 출력 전개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선호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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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가 맘에 걸린다면 그건 연비다. ‘SUV = 디젤 엔진’이라는 공식에 어긋나며, 최근 연비를 중시하는 국내 트렌드를 고려하면 선뜻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충실했다지만 여전히 가솔린 엔진으로 일관한 라인업은 많이 외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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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운전자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한 프리미엄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동급 유일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기능을 포함,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Active Park Assist),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Lane keeping System), 핸즈 프리 리프트게이트 등 프리미엄에 걸맞은 편의장비로 구색까지 완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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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링컨’하면 그저 고고하고 얌전한 세단을 떠올렸다. 짙은 블랙 컬러에 크롬으로 치장한 링컨이 에디터 머리 속 깊숙이 박혀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고했지만 그래서 따분했던 링컨의 이미지를 단박에 부순 게 바로 MKZ다. 그간 고리타분한 흔적은 말끔히 사라졌고, 손 닿는 구석구석까지 세련되고 럭셔리하다. 그 탄력은 고스란히 MKC로 이어졌다. 비록 늦은 출발이었지만 그만큼 준비가 철저했다는 증거다.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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