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화웨이 P8, 갤S6보다 좋다고?

동양의 작은 반도 국가에서 갤럭시S 시리즈를 만들었을 때 전 세계의 기분이 이러했을까.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물론 그 거대하고 신묘한 나라에서 뭐가 나와도 이상하진 않다만,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니 눈을 뗄 수가 없지 않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을 보면 진지하게 사용해보는 게 아니라 구석구석 어떤 제품을 모방했는지 따져가며, 현장에서 악플을 달곤 했다.

2

물론 지금도 그들이 만들어내는 물건엔 갤럭시나 아이폰의 향기가 자욱하다. 하지만 마냥 낄낄대며 무시할 수도 없게 됐다.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게 보이니까. 다들 샤오미의 독특한 마케팅과 가격 정책 덕에 샤오미에만 집중하는데, 실제로 정말 무서운 쪽은 화웨이다. 샤오미처럼 갑자기 떠오른 라이징 스타가 아니니까.

화웨이는 단순한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니라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1위를 넘보려 하는 규모의 통신 장비 업체다. 중국 업체 치고는 드물게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회사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중국 IT업체들이 애플과 삼성을 카피하며 몸집을 불리는 동안, 자체 기술력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했다는 점도 눈 여겨 봐야 한다. 그 결과 스마트폰에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할 만큼 분발하고 있고.

4

서두가 거창했다. 이제 서둘러 정말 요란스럽게 등장한 신제품 P8을 소개해야겠다. 지난 16일, 화웨이의 리처드 유 CEO는 영국 런던에서 화웨이 P8과 P8 맥스를 공개했다. 이벤트 현장 중계 영상을 보았는데, 전 세계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폼 잡으며 제품을 꺼내놓는 모습이 삼성 언팩을 연상케 한다. 발표회 방식이나 분위기도 삼성과 비슷하다. 제품 수준도 그러한지는 살펴봐야 알겠지만.

hw_424124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어센드 P7의 후속작이건만, 이번엔 어센드라는 명칭은 빠지고 그냥 P8으로 등장했다. 옵티머스 G가 그냥 G시리즈가 된 것과 비슷한 맥락인 걸까. 제품은 아주 근사하다. 정말 잘 빠졌다. 밑도 끝도 없이 두께 경쟁을 벌이는 중국의 마이너 업체들을 제외하고, 삼성, 애플과 비교하자면 화웨이가 단연 승자다.

hw_424125

P8의 두께는 고작 6.4mm로 두께 6.8mm의 갤럭시S6와 6.9mm의 아이폰6를 확실히 제친 수치다. 대형 스마트폰인 P8 맥스 역시 아이폰6 플러스나 갤럭시 노트4보다 월등히 얇은 6.8mm로 만들었다. 두께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다. 0.1mm를 줄일 때마다 모든 부품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산고의 결과이며, 기술력을 과시하기 가장 좋은 요소이기도 하다. 때문에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마다 측면에서 봤을 때 얼마나 날씬하고 아찔한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6.4mm의 두께는 첫 번째 “와우”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스펙이다. 화웨이 역시 이 점을 강력하게 어필하더라.

product-01

은은한 광택의 알루미늄 유니 바디는 아름답지만, 아이폰5 시리즈와 닮았다는 의혹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측면은 아이폰6를 연상케 하고, 후면은 아이폰5를 떠올리게 한다. 오히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정면. 좌우 측면의 베젤이 놀라울 만큼 얇아 베젤이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보기에 근사한 것은 물론, 화면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 이런 디자인의 경우 내구성에 대한 걱정이 들 수 있는데, 화웨이 측은 디자인은 물론 내구성에도 자신이 있다는 태도다.

product-02

디자인만큼 신경 쓴 파트는 카메라.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가늠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P8은 광학식 손떨림 보정과 F2.0의 조리개가 적용된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내장했다.

product-03

DSLR 카메라에 사용되는 기술과 비슷한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를 사용해 어둠 속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 네 가지 저조도 촬영 모드를 제공하는데 그중 하나인 ‘라이트 페인팅’ 모드가 아주 매력적이다. 카메라 셔터를 수동으로 조작해 빛의 궤적을 담아낼 수 있는 기능. 어두운 밤에 손전등이나 불꽃놀이로 허공에 글씨를 쓰면, P8의 카메라로 그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단 얘기다.

단순히 기계의 성능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환경에 눈을 떴다는 점도 놀랍다. 화면을 두드리기만 해도 전체 화면을 캡처할 수 있는 기능은 내 아이폰에도 도입하고 싶을 정도. 참고로 화면에 빠르게 원을 그리면 부분 캡처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안 보일 때 음성으로 스마트폰을 호출하면 스피커를 통해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도 넣었다. 제대로 작동만 한다면 실제 사용 환경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일 기능이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을 쓰며 느낄 수 있는 사소한(?) 불편에 대해 다양한 대책을 모색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환경에서 헤드셋이나 이어폰을 사용할 경우, 단일 마이크를 통해 잡음을 90%까지 제거할 수 있다. 안테나가 내장된 부분을 손으로 잡으면 수신율이 떨어지는 데스그립 현상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찾았다. 안테나 한쪽 끝이 막혀 신호가 약해지면 다른 한쪽 끝으로 신호 방향을 바꾸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한다.

product-max-03

앞서 언급했듯 자체 생산한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새로운 기린 930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같은 배터리 용량의 스마트폰 대비 약 20% 향상된 대기 시간을 지원한다고. P8의 경우 배터리 용량은 2680mAh다. 디스플레이는 풀HD(1920×1080) 해상도의 IPS LCD. 해상도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나는 무리해서 QHD를 채택하는 것에 대해 반대다. 괜히 지나친 해상도로 인해 발열과 배터리 문제를 얻느니 안정성을 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product-max-01
hw_424151

P8과 함께 공개한 P8 맥스는 정말 크다. 무려 6.8인치.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전화가 되는 태블릿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대단한 크기만큼이나 배터리 용량도 상당하다. 4360mAh의 거대한 배터리를 탑재했으니 잘만 쓰면 이틀도 문제없겠다.

hw_424138

스피커도 따로 필요 없을 만큼 사운드도 빵빵하다고. 역시 크다는 건 장점이다. 이 중국의 내수시장처럼 말이다.

3
1

사양이 이만큼 올라왔으니, 가격은 이미 만만하지 않다. 중국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다 샤오미처럼 좁쌀 같은 가격은 아니니까. 16GB 모델 기준 화웨이 P8은 499유로, P8 맥스는 550유로다. 기대가 큰 만큼, 직접 써보고 싶은 제품이다. 어떻게든 구해봐야겠다. 아무래도 화웨이의 경쟁상대는 갤럭시S6와 아이폰6인 것 같더라. 공개 행사 곳곳에서도 두 제품과 P8을 노골적으로 비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갤럭시S6보다 화웨이 P8이 더 좋다고 피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그렇다면 그만한 결과가 있어야 할 텐데… 과연 어떨까?

GEARBAX

all about GEAR
press@gearba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