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 디젤, 생애 첫 차를 꿈꾼다

작은 사이즈에 알차게 담은 SUV를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 ‘티볼리역시 국내에 몇 안되는 소형 SUV로 그 인기가 심상치 않았다. 데뷔는 성공적이었으니 이제는 티볼리에게 날개를 달아 줄 차례. 쌍용자동차는 연비도 좋고 힘도 좋은 디젤 엔진을 티볼리에 심었다. 심장도 바꿨겠다 실력 발휘에 나선 곳은 인제 스피디움 서킷이다. 그만큼 주행 성능에 자신 있다 이건가?

생애 첫 차, 티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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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가 주목받는 이유는내 생애 첫 차를 노리는 엔트리 카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 출시한 티볼리는 가솔린 엔진을 얹고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인기 비결은 아주 심플했다. 젊은 디자인, SUV의 실용성, 합리적인 가격이다. 그리고 마침내 6개월 만에 티볼리 디젤이 출격한다. 한창 디젤 열풍이 불고 있는 시점에서 날개를 달은 셈이다.

2세대 한국형 디젤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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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하고 쌍용차가 만든 1.6ℓ 디젤 엔진이 궁금하기 시작했다. 행사 시작부터 ‘e-XDi160’ 디젤 엔진을 설명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3년여의 개발 기간 끝에 탄생한 e-XDi160 디젤 엔진은 저속 토크 중심의 2세대 한국형 디젤 엔진을 표방한다. 최고 출력 115마력, 최대 토크 30kg·m를 발휘하며, 공개된 파워 밴드 그래프는 경쟁사보다 낮은 회전에서 터지는 실용 토크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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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도 경쟁 모델을 언급하며 경쟁력을 설파하기 바쁘다. 아이신제 2세대 6단 자동변속기는 여러 브랜드에서 애용하는 만큼 내구성이나 성능 면에선 이미 검증을 마친 상태. 다만 티볼리 디젤과 맞도록 튜닝이 가미되고, DCT 수준의 반응 속도 구현하며 록업 영역을 확대해 직결감과 연비를 모두 잡는다.

티볼리 디젤, 자신감 넘치는 서킷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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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의 서킷 시승은 조금 의외였다. 도심형 SUV 컨셉에 꼭 맞추고선 서킷을 달리는 일은 아이러니했기 때문이다. 기대반 의심반 그렇게 시승은 시작됐다. 우선,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던 이유는 소음이었다. 시끄러워서가 아니라, 예상보다 너무 조용했기 때문이다. 실내는 물론이고, 바깥에서 가르릉 거리는 디젤 엔진 소음을 말끔하게 다스렸다. 생각해보니 이때부터 느낌이 참 좋았다.

젊은 소비자 겨냥한 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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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은 가속 페달을 밟아도 멍~한 기운이 있기 마련.(에디터가 디젤을 싫어하는 이유다.) 그래서 티볼리는 로 스로틀 페달 맵(Low Throttle Pedal Map)을 적용했다. 덕분에 조금만 밟아도 활기찬 기운이 잘 살아난다. 성질 급한 우리나라 소비자에겐 딱이다. 게다가스포티 하다라는 느낌으로 재해석 되기도 한다. 브레이크도 마찬가지로 초기 응답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조금만 밟아도 힘찬 제동력을 쉽게 꺼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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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세팅의 차이일 뿐, 극적인 성능 개선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하지만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활기찬 가속과 직관적인 브레이크 답력은 옳은 선택임에 틀림 없다. 티볼리 디젤은 서킷을 주저 없이 내달렸다. 디젤 엔진은 야무지게 파워를 쏟아내고, 변속기도 똑똑하게 궁합을 잘 맞춘다. 하지만 초기에 반응하는 브레이크는 서킷에서 흠이 됐다. 조금만 밟아도 금세 타이어 락이 걸리고 너무 쉽게 ABS가 등장한다.

공도에서 드러난 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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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역시 서킷을 마다하지 않지만, 티볼리만큼은 일반도로에서의 주행 느낌이 더 궁금했다. 가혹한 서킷에서 솔직한 실력으로 응답했다면, 이제 진짜 무대에서 실력 발휘에 나설 차례. 앞서 말했지만 역시 소음 면에선 합격점이다. 4기통 디젤 엔진의 불편한 소리가 없다면 거짓말. 하지만 티볼리 디젤은 NVH 성능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 반응도 Normal, Comfort, Sport 3개 모드로 바꿀 수 있다. 티볼리 모든 트림에서 해당한다니 착한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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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집중된 스로틀 반응은 공공도로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특히 가다 서다가 반복되는 구간에서 더 여유롭고 활기차게 반응한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은 세련되게 움직인다. 가혹한 서킷에서 한계를 드러낸 서스펜션은, 와인딩 로드에서 바쁘게 수축 이완하며 경쾌한 핸들링을 표현했다. 실망하지 않았냐고? 애초에 도심형 SUV 컨셉을 기대했던 터라 이 편이 더 마음에 든다.

노력의 결실, 티볼리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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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따라 만든 소형 SUV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솔직히 처음 티볼리 가솔린 모델에서 큰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티볼리 디젤은 반전이다. 에디터의 얄팍한 평가가 야속할지 몰라도 티볼리 디젤은 꽤나 매력적인 SUV로 변모했다. 현장의 다른 기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쌍용차의 노력과 기대가 모두 쏠린 기운이다. 이제야 제대로 된 ‘엔트리카’를 만난 기분이다.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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