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부터 아이폰6S까지, 다 보여줄게

안녕, 여러분. 기어박스 에디터 H다. 보통은 깍듯한 존대로 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한 글자라도 타이핑을 적게 하고 싶은 마음에 말끝을 잘라먹기로 했다. 왜냐면 오늘 전할 소식이 너무나 방대해서, 여러분과 나 사이에 애매한 격식을 따지다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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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할 땐 다들 날씨 이야기로 말문을 여는 법. 어디 한번 어색하게 시작해보자. 지금 내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상할 만큼 뜨겁다. 서늘한 9월의 바람을 기대하며 새로 산 재킷을 챙겨 왔건만, 목덜미가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날이 선 태양이 나를 반겼다. 그리고 9월 9일 아침, 이 뜨거운 도시에서 가장 뜨거운 이벤트가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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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를 품은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은 내가 직접 세어보진 않았지만 7000석 규모의 어마어마한 장소라고 하더라. ‘역대 최대 규모’같은 뻔한 표현은 괜히 사람 마음을 설레게 한다. 뭐가 나오려고 이러나. 행사 시작 2시간 전쯤 도착해보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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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배지를 착용하고 잽싸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전 세계 기자들이 모여 핑크색 애플 배지를 착용하고 인증샷에 한창이다.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남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배지와 함께 사진을 찍는 풍경은 귀엽고도 재미있다. 그중 제일 핸섬한 남자에게 촬영을 부탁했지만, 얼굴은 안되고 배지만 찍으라 더라. 배지는 나도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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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 늘어선 사람들은 모두 다른 언어를 쓰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애플워치를 차고 있었다. 나를 포함해 성격 급한 기자들은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초긴장 상태로 대기 중. 레드 티셔츠의 남자가 언제 문을 열어줄지 몰라 두근거리는 중이다. 그리고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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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숙련된 사진 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사람들 등쌀에 밀려 행사장에 들어갔는데, 영롱한 사과 마크가 눈앞에 보이니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흔들리는 내 마음이 보이시는지. 현장감이 느껴지도록 일부러 이렇게 찍어 보았다. 흠흠. 촬영을 위해선 괜찮은 자리를 득템해야 하는데,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여기 모인 모두가 완벽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마음이 급하다. 밀고, 달리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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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착석. 100점 만점에 70점쯤 되는 자리를 얻었다. 각도는 썩 좋지 않지만, 무대와 가깝다. 이미 HP가 절반 정도 닳았기 때문에 자리에 대한 욕심은 금세 체념할 수 있었다. 적어도 팀 쿡의 얼굴은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거리다. Beck의  Dreams가 행사장을 가득 채운다. 절묘한 선곡이다. Dreams, dreams, dreams, Apple’s makin’ me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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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문제적 남자 팀 쿡의 등장. 여러분에겐 죄송하지만 내 카메라 렌즈론 이렇게 작은 미니어처처럼 찍힌다. 내가 볼 땐 상당히 가까웠는데…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방금 전까지 한계를 찍었던 체력이 갑자기 회복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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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애플워치 자랑으로.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 시계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꿨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만족감을 표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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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워치 OS에 대해서도 슬쩍 엿봤다. 제일 반가운 소식은 서드 파티 컴플리케이션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워치의 활용도가 단번에 업그레이드되는 셈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번역 앱인 iTranslate에서 애플워치의 스피커와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자전거를 탈 땐 Strava를 통해 심장박동 센서를 사용할 수 있다. 벌써 워치 전용 앱이 1만개를 돌파했다고 하니, 워치로 볼 수 있는 세계가 확장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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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앱인 에어스트립 역시 아주 흥미로웠다. 건강은 애플이 현재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데, 그들이 그리고 있는 그림을 명확히 표현해주는 앱이더라. 원격 진료에 대한 가능성과 실시간으로 신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태아의 심박수를 워치로 들을 수 있는 장면에선, 지금 새 생명을 품고 있는 나의 동료 에디터 Y를 떠올리며 뭉클해졌다. Y, 애플워치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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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더 흥미로운 걸 보자. 애플워치의 새로운 밴드가 화면에 가득 떠올랐을 때, 정말이지 0.1초 만에 “우왕, 에르메스풍”이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팀 쿡이 정말 에르메스라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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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워치 페이스도 에르메스다. 기가 막히게 예쁘다. 내 스테인리스 스틸 워치에 딱이겠다. 이 순간 셔터를 누른 내 손짓은 마치, 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담기’를 클릭하는 손짓과 비슷하다. 애플만 손댈 수 있었던 워치에 다른 브랜드와 다른 개발사가 참여하며 점점 더 재미있는 이야기와 새로운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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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틈이 없다. 바로 다음 화제로 넘어가야 하니까. 팀 쿡이 아이패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자, 나는 당황스러웠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기자들끼리 모여 “내기할까, 아이패드 프로는 없어”라는 시건방진 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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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기라도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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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것은 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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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를 마주한 내 기분은 복잡 미묘하다. 건방진데다 시대착오적인 얘기지만, 너무나 애플답지 않은 기기이기 때문이다. 아주 크다. 12.9인치라는 거대한 화면을 보며, 지난 6월 애플이 공개했던 iOS9에 수많은 복선이 깔려있었음을 깨달았다.

일단 멀티태스킹 기능이 가장 확실한 증거다. 다른 작업을 하며 영상 팝업 창을 띄우거나, 화면을 분할해 각각 구동할 수 있는 스플릿 뷰 기능 말이다. 세련된 레이아웃으로 화제를 모았던 콘텐츠 서비스인 ‘뉴스’ 앱만 해도 그렇다. 12.9인치 화면을 위해 준비한 것 같지 않은가. 혹시 iOS9은 아이패드 프로를 향해 띄운 러브레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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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사이즈를 보면 아이패드 프로가 얼마나 큰 지를 실감할 수 있다. 풀사이즈 가상 키보드로 양손을 올려놓고 타이핑할 수 있을 정도. 때로는 건반이 되기도 한다. 아아, 너무 커. 너무 크단 말이야. 근데 솔깃한데? 이때부터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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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에어와 나란히 세워둔 모습을 보면 또 한번 놀라게 된다. 크다. 아이패드 프로보다는 아이패드 자이언트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해상도는 2732X2048. 아이패드 에어의 세로 해상도와 아이패드 프로의 가로 해상도가 동일하다고 설명하면 이해가 좀 더 쉬울까. 명암비는 더욱 높아지고 밝기는 보다 균일해져 아름다운 화면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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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에는 새로운 A9X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아이패드 에어2만 해도 태블릿의 전설로 남을 성능과 속도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2배 빨라졌다고 한다. 가늠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큰 몸집에 걸맞은 작업 실력을 가졌던 얘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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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처리 속도도 굉장히 빨라졌다. 첫 번째 아이패드보다 360배 빨라진 속도라고 하니, 이 역시 가늠하긴 어렵다. 어쨌든 아이무비를 이용해 영상을 편집하는 모습을 보니 기존에 우리가 알던 태블릿의 영역은 뛰어넘은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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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0시간의 배터리 타임과 아이패드 에어2보다 3배나 큰 사운드를 내는 4방향 스테레오 스피커도 주목할 포인트. 강력하다. 어쩐지 새로 출시된 전쟁 무기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처럼 강렬하고 강력하다. 누구랑 싸워도 이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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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6.9mm.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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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이패드 프로의 존재 자체도 만우절 거짓말 같건만, 키보드가 등장했다. 눈치껏 아이패드 프로의 포지셔닝을 파악해야 할 시간이다. 이 아이는 보는 기기의 틀을 벗어나 만드는 기기로의 임무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스마트 키보드는 그냥 덮어놓으면 지금까지 아이패드의 짝꿍이었던 스마트 커버와 별반 다르지 않다(그냥 좀 많이 클 뿐). 하지만 세워두면 키보드로 변신한다. 가볍고 누르는 느낌이 좋으며, 결합 방식이 흥미롭다. 사용할 때마다 일일이 블루투스 페어링을 시도할 필요 없이, 자석 방식으로 된 스마트 커넥터를 맞닿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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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시간이 넉넉지 않다. 갑자기 화면에 하얗고 길고 얇은 것이 나타났다. 응? 애플펜슬? 농담이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들어 보여줄 기세다. 게다가 이건 오랜 불문율(?)을 깨는 제품이 아닌가. 손끝의 터치만이 가장 완벽한 도구라 믿던 이 왕국에서 말이다.

놀라움을 걷어내고 제품을 살펴본다. 괴상한 등장이지만, 애플펜슬이 만들어내는 작품은 너무나 근사하다. 정밀한 센서로 압력은 물론 기울기까지 인식한다. 펜 끝을 세워서 그리는 것과 눕혀서 그릴 때의 ‘손맛’을 화면 위에 표현해 낸다는 것이다. 게다가 라이트닝 커넥터를 탑재해 기기에 한번 연결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페어링하거나 충전할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이 펜슬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손 외의 작업 도구가 절실하던 사람들에겐 뜻밖의 횡재일 수도 있겠다. 저 크고 완벽한 디스플레이 위에 낯선 펜슬로 스케치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아아. 이상한데 쓰고 싶다. 찬성은 아닌데 가지고 싶다. 이 마음을 설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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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로고가 화면에 떠오르자 미디어석에서 “어어?”하는 느낌의 술렁임이 인다. 작업 기기로서의 생산성과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꺼낸 카드는 오피스다. 어쩐지 오늘따라 애플 왕국의 견고한 문이 바깥세상을 향해 한없이 개방되는 것 같다. 사용자로선 나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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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도 등장했다. 아이패드 프로를 이용해 화면 상의 레이아웃을 1분 만에 뚝딱 만들어낸다. 이 기기와 이 프로그램이 디자이너 여러분의 삶을 윤택하게 할지, 빈궁하게 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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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복습하시고 다음으로 바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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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이폰의 차례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애플TV다. 솔직히 약간 심드렁하게 굴었는데, 설명을 듣다 보니 이거 정말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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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애플TV는 시리와 더 긴밀한 관계가 됐다. 아이들과 보기 좋은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신작 가족 영화를 불러온다. 웃긴 TV쇼를 보여달라고 하면 코미디 프로를 모아서 보여준다. 영상을 보던 중에 7분 정도만 스킵해달라고 하면 그 역시 즉시 수행한다. 내가 가장 놀란 건, 드라마 모던 패밀리를 보던 중 시리에게 “What did she say?”하고 물으니, 지나간 장면에 자막을 띄워서 즉시 보여주는 것이다. 헐, 미쳤어. 너무 똑똑해서 무서울 정도.

게다가 일종의 ‘결과 내 검색’도 가능하다. 액션 무비를 보여달라고 한 뒤, 제임스 본드 영화가 좋겠다고 말하고, 그중 숀 코네리가 나오는 클래식 버전이 좋겠다고 말하니 결과가 계속 추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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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앞의 사용자를 얼마나 더 나태하게 만들 셈인지, 영화를 보던 중에 야구 경기 결과를 물으면 그 즉시 화면 하단에 띄워준다. 해당 정보를 더 자세하게 보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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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가 안방을 정복하기 위해 준비한 건 영화와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앱스토어라는 든든한 백을 이용해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현장에서 몇 가지 게임을 시연해줬는데, 엑스박스 같기도 하고 닌텐도 위 같기도 하고… 콘솔 게임 제조사들이 경악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피트니스 콘텐츠에 쇼핑 기능도 지원한다. 제휴 콘텐츠도 빵빵하다. 미국 사람들은 이제 애플TV 앞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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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를 바로 시작하면 한국에 사 가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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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아이폰 생략하는 거야?”라고 내가 중얼거릴 때쯤, 팀 쿡이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다짜고짜. 이제 아이폰 얘기를 합시다, 하고 화제를 전환한다. 내 말이 들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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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함께 읽고 있는 여러분도 수고가 많다. 자,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다. 체력이 떨어졌지만 일단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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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핑크 컬러가 추가됐다. 애플은 정말이지 컬러를 만지는 솜씨가 신의 영역에 있다. 핑크는 정말 예민한 컬러다. 잘못 건드리면 너무나 페미닌하고 바비인형 핸드백 같은 컬러가 된다. 하지만 이건 좋다. 남자들이 써도 멋스럽겠다. 아, 물론 애플이 핑크라고 한 적은 없다. 정식 이름은 로즈골드다. 이름이 뭐든 간에 나는 저걸 사고야 말겠다. 장미 경화미(내 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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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폰6S 시리즈의 핫키워드는 단연 ‘터치’다. 화면을 누르는 압력을 인식해 기존의 평면적인 터치 방식을 바꾸는 ‘3D 터치’를 적용했다. 본래 애플워치나 신형 맥북에서 쓰던 ‘포스 터치’와는 다른 용어를 사용했다.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금 헷갈리지만 적응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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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터치는 특정 기능으로 들어가는 숏컷의 역할을 한다. 지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메시지 등 다양한 앱을 구동하기 전에 미리 특정 기능을 선택해 바로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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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페더리기는 ‘긴급 셀카’가 필요할 때, 카메라 앱 아이콘을 강하게 터치하고 셀피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자지러지게 웃었지만, 나는 크게 공감했다. 가끔씩 아주 급하게 셀카를 찍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카메라를 열었는데 후면 카메라가 작동하면 얼마나 짜증 나는지… 모르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이 셀피 장면은 이미 해외 사이트에서 재밌는 짤이 되어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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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RAM 2GB에 대한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텐데, 애플은 본래 그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확인 후에 알려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아이폰6S에는 A9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70% 향상된 CPU 성능을 품고 있다고 하니, 의심하지 말자. 애플의 기기는 숫자로 이해할수록 나와 멀어진다. 믿고 사용하면 쾌적하게 잘 돌아갈 것이다. 덧붙여 터치 ID의 인식 속도가 2배 가량 빨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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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리셨다. 드디어 아이폰이 800만 화소를 벗어났다. 1200만 화소의 새로운 iSight 카메라를 소개하게 돼서 영광이다. 나는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여러 요소 중 카메라를 가장 사랑한다. 태어나 내가 눌러본 셔터 중 가장 가볍고, 가장 믿음직스럽다. 2000만 화소에 육박하는 어떤 스마트폰 카메라도 내게 이런 만족감을 준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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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화소에서도 훌륭했으니, 1200만 화소에선 더더욱 훌륭할 것이다. 물론 단순히 수치적인 화질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 카메라가 얼마나 빛을 잘 받아들이고, 얼마나 많은 디테일을 표현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이제야 1200만 화소급 카메라를 소개하며 되게 생색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애플은 뒷북을 가장 세련되게 치는 기업이다. 남들 다 제공하는 걸 뒤늦게 주면서 ‘이게 최고야’라고 세뇌시키고, 대부분의 경우 그건 정말 최고다. 가장 근사한 컬러와 디테일을 잡아내기 위해 애플이 자체 디자인한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는 숫자 이상의 결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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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갑자기 인심을 너무 넉넉하게 써서 조금 무서울 정도다. 4K 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엄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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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포토라는 아름다운 기능도 선보였다. 이 기능은 드라마틱하게 쓸모 있진 않겠지만, 아름답다. 멈춰있는 사진을 꾸욱 3D 터치하면 그 사진 속에 담겨있는 시간이 되살아난다. 사진 촬영할 당시 앞뒤 몇 초 정도를 영상으로 함께 담아주는 기능이다. 그냥 영상 촬영과는 다르다. 이건 사진으로 남긴 모습이고, 영상은 그 안에 숨어서 사진을 살아있게 만드는 보너스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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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아이폰도 한번 복습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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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가 많았지만 Korea는 1차 출시국에 보이지 않는다. 대신 에르메스 스트랩은 1차 출시국에 들어갔으니 명품을 많이 사서 애플이 우리를 주목하게 만들어보자.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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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행사였다. 애플워치가 내게 두 번이나 일어서라고 충고했을 정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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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득했던 행사장이 비고, 뭔가 이야기가 가득했던 내 뇌도 비어 버렸다. 애플의 소식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조금 길지만 자세하고 쉽게 설명해봤다. 즐겁게 읽어주셨길. 그리고 나는 이제 숨 가쁘게 직접 제품을 만져본 소감을 준비하러 떠난다. 곧 돌아오겠다. 그때까지 채널 고정… gearbax.com.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