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중국 갈래? 샤오미의 여행용 캐리어

9월엔 해외 출장이 잦았다. 공항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시간은,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내 수하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때다. 한번도 그런 적은 없지만, 혹시 내 가방이 분실되는 건 아닐까 하고 공포에 시달리곤 한다. 게다가 왜 이렇게 내 것과 비슷한 컬러의 캐리어가 많은지 실수로 다른 사람의 가방을 훔칠 뻔한 적이 많다. 그러고 보니 벌써 10년을 사용한 캐리어다. 키플링의 패브릭 소재 제품인데 망가지지도 않고, 찢어지거나 뜯어지지도 않는다. 다시 살 핑계가 없단 말이다. 게다가 함께 산전수전 다 겪으며 정도 들었고.

보통 IT 기기 소식을 전하는 내가 오늘은 왜 갑자기 여행가방 얘기를 하고 앉았을까. 왜냐면 내가 좋아하는(?) 중국의 샤오미가 캐리어를 만들고 있다는 핫한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액션캠에 정수기, 공기청정기, 심지어 운동화까지 만드는 샤오미가 캐리어 제작에도 손을 뻗쳤다고 한다. 이름하여 미 트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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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는 평범하다. 썩 예쁘지도 않고, 그냥 여행가방.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애플을 베끼고, 공기청정기는 발뮤다를 베끼는 샤오미의 감각이라면 리모와를 베껴야 하는 거 아닌가? 조금 실망이다. 혹시 알아서 주인을 찾아오거나, 위치 추적이 되는 스마트 기능이라도 갖춘 걸까? 잠깐 기대를 걸어봤지만 아니었다.

이 브랜드의 제품 전개 방향은 점점 갈피를 못 잡겠다. 오늘은 그냥 캐리어를 만들고 싶었나 보다. 사실 국내에선 전자 기기와 주변 액세서리만 알려졌지만, 샤오미는 인형과 옷도 만들어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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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튼튼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만들었으며, 최대 영하 40도에서 영상 130도의 온도를 견딘다고. 내가 캐리어를 끌고 세계 여러 나라를 가봤지만 저런 환경에 노출시킨 적은 없는데… 과하다. 하지만, 그만큼 튼튼하다는 얘기겠지. 기내용 20인치 크기에 2.9kg로 가벼운 편. 유연하고 튼튼한 4개의 바퀴와 3단 높이 조절이 가능한 손잡이도 특징으로 내세웠다.

전체적으로 내구성과 만듦새에 집중해 홍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충격에 강하고, 가벼우며, 수납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미 트롤리의 요점. 내부에도 수납공간을 짜임새 있게 만들어 놓았다. 캐리어 표면은 작은 도트 형태의 벌집 패턴으로 설계해 스크래치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어딘가에 부딪혔을 때 충격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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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얼마나 담을 수 있는지 예시까지 보여준다. 뭐 이렇게까지. 티셔츠 4장, 바지 4벌, 점퍼 1개, 속옷 3개, 신발 두 켤레, 가방 2개, 헤어드라이어 2개, 태블릿 1개. 많이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내부에 디지털 장비나 속옷, 빨래 등을 담을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있다(이렇게 설명이 되어있긴 한데 이건 나의 10년 된 캐리어에도 있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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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사이트에서 제품 설명을 일일이 번역해 가며 탐구해 보았지만, 변신 로봇 같은 기능은 없었다. 이 제품은 정말 그냥 견고하고 가벼운 캐리어였다.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가격은 299위안. 한국돈으로 따지면 5만 5000원 정도다. 컬러는 네 가지. 만약 당신이 샤오미의 빅팬이며, 여행용 가방이 꼭 필요하다면 구매해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