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로즈 골드 후기, 핑크가 뭐 어때서?

이상하게 가을엔 삐뚤어지고 싶다. 퇴근길 공기가 서늘해지는 계절이면, 채 다 앓지 못한 사춘기가 마음 한구석에서 툭 튀어나올 것만 같다. 이럴 땐 색다른 일이 필요하다. 술을 (많이) 마시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하고, 한껏 주제 넘은 물건을 구입 하기도 한다. 올가을은 내가 좋아하는 핑크 아이템으로 견뎌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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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뉴 애플워치를 소개한다. 다들 관심 많은 로즈 골드 컬러다. 핑크라고 부르고 싶은데 로즈 골드라고 우기니 어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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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번에 애플워치 스포츠 모델에 새로운 컬러를 추가했다. 골드 알루미늄 케이스와 로즈 골드 알루미늄 케이스의 두 가지 컬러다. 방금 말했다시피 내가 선택한 컬러는 로즈 골드. 참고로 아이폰6S 로즈 골드 모델과 같은 컬러다. 새로운 아이폰의 느낌이 궁금하다면 애플워치로 간접체험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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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은한 광택을 보면 애플이 컬러를 다루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핑크가 있다. 어떤 핑크는 섹시하고, 어떤 핑크는 꿈에 나올까 무섭고, 어떤 핑크는 소녀처럼 사랑스럽다. 확실한 것은 핑크가 엄청나게 취향 타는 컬러라는 사실. 누군가는 카 시트부터 양말 색깔까지 핑크로 맞출 만큼 좋아하지만, 누군가는 핑크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니까. 특히 대부분의 남자들에겐 난해한 컬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판매량이 주춤할 때마다 플래그십 모델의 핑크 에디션을 선보이는 것은 확실한 소비자층이 있기 때문이다. 핑크는 비일상적이며 눈길을 사로잡는 컬러다. 그리고 다루기 어렵다. 약간의 채도 차이로 촌스러워지고 마니까. 그간 수많은 브랜드가 핑크폰을 만들었지만, 먼 옛날 모토로라가 만들었던 레이저 핑크 이후로 내 마음을 채워주는 물건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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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애플이 핑크에 손을 댔다. (그래, 로즈 골드인 것은 나도 알고 있다…)

아이폰6S의 핑크는 매혹적이었다. 아이폰6S의 매끈한 유니바디 디자인 위에 섬세하게 반짝이는 장밋빛을 입혔다. 확실히, 이 컬러는 그냥 핑크라고 부르기엔 부족하다. 빛을 많이 받으면 은은한 골드처럼 보이고, 그림자 진 모서리에서 붉으스름한 빛깔이 서서히 번져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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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점은 지나치게 여성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높은 확률로 여성들이 더 선호하겠지만 남자들에게도 쑥스럽지 않을 점잖은 핑크다. 아마 몇몇 IT 마니아들에게는 생애 첫 핑크 아이템 구매가 될지도 모르겠다.

컬러 하나 가지고 너무 요란스럽게 표현한다고? 내 생각은 다르다. 컬러 마케팅은 아주 중요한 요소다. 아이폰5S에 골드 컬러가 등장했을 때, 몇몇 사람들은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 반응은 뜨거웠다. 많은 이들이 새롭고 매혹적인 골드를 갖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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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골드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추가된 컬러가 갖는 신선함은 강력한 요소다. 모처럼 신제품을 구입하는데, 전작과 다른 생김새면 더 좋지 않은가.

게다가 골드 케이스를 추가하며 스포티했던 애플워치 스포츠 모델의 이미지에 반전을 꾀했다. 훨씬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변했으니까. 이미 스포츠 모델을 구입한 사람들은 속상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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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밴드와의 조화도 귀신같다. 나는 로즈 골드 케이스에 라벤더 밴드를 매치했는데, 정말 말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사진으로 담기도 어려운 오묘한 컬러다. 일반적인 IT 업체에서는 감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뉴트럴 컬러다. 얼핏 보면 빛바랜 화이트 밴드 같지만 수줍게 물든 라벤더 빛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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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핑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핑크 밴드도 하나 마련했다. 핑크 케이스에 핑크 밴드(정확히 말하면 빈티지 로즈)는 너무 부담스러울까 싶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매치해 보았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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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컬러 놀이에 물이 올랐다. 활력 넘치는 레드는 물론 자연스럽고 은근한 컬러까지 다양하게 손댔으니, 가을 타는 애플워치 유저들은 질러보자. 더불어 LG나 삼성 같은 다른 제조사에서도 컬러풀하고 즐거운 제품이 많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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