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최악의 상황에서 측정한 2008의 연비

푸조 2008 롱텀 테스트 중 최대 장점인 연비가 궁금했다. 특히 추석 명절이라는 최악의 도로 상황에서 이 차를 운전한다면, 실연비를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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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이틀 앞두고 차량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혼자 운행 중이었지만, “이게 뭐야?”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충격적인 일이었다. ‘추석에 차 못 쓰는 거 아냐?’ 급하게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사업소를 찾아 전화를 걸었더니 냉큼 달려오라고 하길래 서둘러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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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생겨서 점등된 게 아닙니다. 출고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점검 차 들르라는 신호로 보시면 됩니다. 문제가 생겼다면 엔진 경고등이 들어옵니다.” 일단 추석에 차를 쓸 수 있다는 소리에 안심이 되었다. 사업소는 생각보다 컸다. 6층 고객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을 때, 왜 6층에 대기실을 만들어놨나 했다. 알고 보니 6층에서 점검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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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차량을 들어 올려 하체 부분까지 꼼꼼히 확인 시켜줬다. 아직 오래되지 않아 그런지 깔끔했다.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지만 솔직히 뭔 소린지 잘 모르겠다.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한 후, 워셔액을 보충하고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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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VICE’ 등이 꺼진 계기판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수입차를 운행하면 가장 힘들게 느껴진다는 A/S. 기본적인 점검을 위해서도 예약을 해야하는 등 차량 판매대수에 비해 정비 사업소가 적은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1시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입고부터 출고까지 마쳤으니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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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은 동생 부부와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동생 가족은 조카가 있었기에 우선 카시트를 옮겨 설치해야 했다. 2008을 비롯한 최근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는 ‘ISO FIX’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지만, 동생 차는 8년 된 차량이었기에 ISO FIX가 아니라 안전벨트로 체결해야하는 카시트를 사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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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트립을 리셋했다. 목적지는 양평. 거리로 보면 100km 내외지만, 추석이 아닌 주말에도 2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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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당일 아침엔 그리 밀리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당일 출발한다. 개인적으로 과속하는 일은 없다. 혼자 타고 가도, 일행이 있어도 항상 제한속도를 지킨다. 그렇다고 1차선으로 정속 주행하지도 않는 멋쟁이 운전자다. 나는 늘 2차선을 애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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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밀리지 않은 관계로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고속도로에서는 27.7km/ℓ까지의 연비를 보여줬지만, 국도로 나오면서 약간 떨어졌다. 평균속도는 59km/h, 운행거리는 112km. 연비는 27km/ℓ를 보여줬다.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안 좋게 나온 듯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연비 30km/ℓ를 넘기는 운전자를 봤었기에 나도 그 정도는 할 줄 알았다. 하긴 두 가족이 탔고 짐도 가득 실었으니 평상시 보다 차량 부하가 심했다. 연비가 떨어질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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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좋은 연비를 내기에 더욱 불리해진다. 왜냐하면 부모님이 챙겨주신 여러 가지 먹거리와 재료들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쌀 포대의 경우 지상고를 낮추고 차량을 굼뜨게 만드는 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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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귀성길은 정체가 심했다. 평균속도와 연비는 점점 하락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아이들링 스탑 앤 고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며 연료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내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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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에 들어와서도 정체는 계속된다. 고향집으로 향하는 길보다 분명 차량이 많아졌지만, 집에만 도착하면 꿀맛 같은 휴식이 기다리니 참아야 한다. 짜증을 부려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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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연비를 촬영해야 했지만, 많은 짐을 올리고, 동생을 배웅하느라 깜빡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출근길에 연비가 생각나 회사 앞에서 촬영한 성적표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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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는 259km, 평균속도는 39km/h, 연비는 25.6km/ℓ였다. 만족한다. 이 정도 연비는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연비다. 고작 259km 운행하고 무슨 연비 타령이냐고 할지 몰라 누적 연비도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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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2345km, 평균속도 29km/h, 연비 21.7km/ℓ. 최근 2개월 간의 운행 거리다. 물론 이번 추석까지 포함한 거리다. 평균속도를 보면 일상적인 출퇴근 속도란 걸 알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이 2008 연비가 어떠냐고 물어오면 보통 “21km/ℓ”라고 이야기한다. 운전자에 따라 더 좋게, 혹은 더 나쁘게 나올 수 있는 게 연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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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의 연료탱크는 55ℓ(비상연료 탱크 용량 5ℓ 포함)라고 한다. 이는 점검 차 들른 사업소에서 들은 소식이니 정확한 사실이다. 대담하지 못한 나는 연료 부족 경고등이 점등되면 주유소를 찾는다. 체감 상으론 15ℓ 정도가 남으면 연료 경고등이 점등 되는 듯. 그렇다면 보통 40ℓ의 연료를 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집 앞에 자주 이용하는 셀프 주유소는 5만원을 주유하면 무료 세차를 해준다. ℓ당 1198원. 1200원을 잡아도 40을 곱하면 4만8000원이다. 어쩔 수 없이 2000원을 더 내고 세차해야만 했는데, 연료 경고등이 들어와도 15ℓ 정도의 연료가 남았으니 앞으로는 무료세차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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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트립 컴퓨터의 정보와 실제 소비되는 연료량의 차이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나는 보통 40ℓ~42ℓ 정도를 주유한다. 누적연비는 21.7km/h이기 때문에 계산해보면, 870km~910km를 주행할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게 주행한다. 트립컴퓨터와 실제 연료가 소비되는 양은 정확하다.

평균속도가 40km/h 정도면 한 번 주유로 무난히 1000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 평균속도가 40km/h가 되려면 정체가 시작되기 전인 꼭두새벽에 출근해야 하고, 자정 무렵엔 퇴근해야 가능하다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