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30, 포스트 골프 될 수 있을까?

오는 9월 개막하는 파리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가 신형 i30를 내놓을 예정이다. 물론 국내 출시도 이루어진다. 최근 내수 부진에 빠진 현대차가 그랜저와 i30를 기대주로 보고 있다고 하니, 신형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그래서 세간의 전망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판매중지 된서리를 맞은 폭스바겐 골프의 빈자리를 i30가 채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골프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해치백의 대명사’다. 해치백 장르의 시작이 골프는 아니지만, 골프는 해치백의 영역을 넓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를테면 기본기가 탄탄하다. 국내에선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의 원흉이어도, 그 차가 기본적으로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도는 차’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많은 메이커가 해치백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골프를 언급하는 이유다. 현대차 역시 i30가 골프의 대항마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그만큼 골프라는 차는 상징성과 영향력이 크다.

국내에서도 골프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약진을 이끌어 왔다. 비록 SUV 인기로 판매량은 티구안에 뒤지지만, 골프는 여전히 폭스바겐을 대표한다. 현재 1.4리터 TSI, 1.6리터 TDI, 2.0리터 TDI, GTI, GTD 등으로 구성된 골프 제품군은 지난해 9천501대를 국내 무대에서 판매했다. 같은 기간 i30은 3천292대에 불과했다. 국산차라는 이점이 있음에도 해치백시장에서 수입차인 골프에 눌려 전혀 기를 펴지 못했던 것. 2014년 역시 골프 판매량은 7천238대, i30의 6천660대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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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부재한 지금, 그가 기록한 연간 1만 대의 물량은 어디로 쏠릴까. 현대차의 바람대로 출시를 앞둔 i30로? 가능성은 작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골프의 인기가 높다고 해서 해치백 모두가 인기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i30의 판매량은 최고조일때도 현대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수입차 역시 골프 외에 잘 팔리는 해치백이 없다시피 하다.

골프의 인기는 기본적으로 브랜드를 소비하고픈 심리에서 기인한다. 즉, 골프 소비자는 골프의 성능이나 편의장비, 실용성 등을  따져 구입했다기보다는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를 소유하려는 목적성이 컸다. 수입차 대중화 시기에 2천만 원 후반에서 3천만 원 초반에 형성된 골프의 가격은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브랜드나 제품 인지도 면에서 ‘폭스바겐’, ‘골프’가 ‘현대차’, ‘i30’를 앞섰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 물론 지금은 그 관심이 골프에서 다른 차종으로 옮겨간 분위기다. 이미 수입차를 경험해 본 많은 이들이 해치백이 아닌 다른 형태의 제품을 찾고 있는데, 그 대상은 바로 ‘SUV’다. 골프보다 티구안이 많이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물론 이 구도도 폭스바겐의 판매정지로 깨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 수혜 차종이 현대차 i30라는 예측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해치백이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 배경은 문화적인 측면이 강하다. 미국 자동차문화의 영향이 큰 국내시장 특성상 국내 소비자는 전통적으로 세단을 선호한다. 또한 세단에서 꽁무니가 잘린 형태인 해치백보다는 그보다 덩치가 큰 SUV를 좋아한다. 해치백을 사느니 세단이나 SUV를 구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이미 판매량 등으로 증명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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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대차는 신형 i30의 여러가지 특징 중에서도 성능을 강조하려는 모양새다. 역동적인 특성이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미 그 전략은 실패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PYL(프리미엄 유스 랩) 이야기다. 때문에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젊은 소비자는 어느 소보다도 나를 드러내려는 경향이 강하다. 다시 말해 현대차 i30은 여전히 젊은 소비자에게 있어서 감탄사를 내뱉게 하는 브랜드가 아니며, 게다가 소비자가 좋아하지 않는 해치백이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또한 i30은 한국보다는 유럽을 겨냥한 제품이다. 그렇지만 현재 현대차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내수 부진을 반전시켜야 하는 것. 해결사가 아님에도 i30에 기대를 거는 배경이다. 당연히 그랜저의 어깨가 가장 무겁지만 주력 소비자가 대부분 젊은 i30 역시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현대차의 생각이다. 현대차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