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8 6.2리터 제네시스 쿠페

아마 국내에 있는 튜닝카 중 가장 일반적인 모델을 물어보면 대부분 제네시스 쿠페를 떠올릴 게 분명하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개발한 뒷바퀴굴림 2도어 스포츠쿠페의 위상은 대단했다. 출시와 동시에 수많은 튜닝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튜닝시장의 주인공으로 빠르게 떠올랐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오늘 만난 샛노랑 몬스터를 경험해보지도, 상상해본 적도 없을 거다.

맞다. 이 녀석은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본 이들은 드물다는 신화 속 괴물에 견주어도 손색없다.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제네시스 쿠페에 6.2리터 V8 엔진을 얹었다는 말을 믿지 못했다. 430마력의 LS3 엔진을 제네시스 쿠페의 엔진룸 안으로 이식하는 대수술이었다. 머릿속은 더 혼란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견적을 뽑고 있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둘째치고, 무지막지한 힘을 받아줄 차체 보강, 여기에 각종 부품까지 생각하면 웬만한 자동차 한 대 값은 나오겠다는 계산이 섰다. 내 기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작업을 끝내 마무리 짓고 핸즈 모터스포츠 무제한 튜닝카 레이스에 출전한 이들이 있었다. 콜쿱의 오너 권오윤 씨와 튜닝작업을 진행한 영 모터스의 홍성경 감독이 바로 그들이다.

▲ 운전자가 차와 교감 나누며 즐길 거리가 한가득. 점점 몸이 달아오르나?

열정과 의지, 도전정신 없이는 해내기 어려운 작업이었다. 대개 제네시스 쿠페를 드리프트 머신으로 만들기 위해 3.8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선택하지만, 그들은 누구나 가는 평범하고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우선, 미국에서 콜벳과 카마로 SS에 들어가는 LS3 엔진과 TR6060 6단 수동변속기를 구했다. CJ 슈퍼레이스 최상위 클래스에서 활약 중인 스톡카에 올리는 바로 그 엔진이다. 원래 달려 있던 ECU도 콜벳의 그것으로 교체했다. 알루미늄 스몰 블록 OHV V8 엔진은 제네시스 쿠페의 엔진룸에 딱 들어맞았다. 심장을 바꿨으니 뼈대와 관절도 더 튼튼히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강화 스태빌라이저와 부싱류, 디퍼렌셜 마운트 등을 교체하며 58.7kg·m의 담대한 힘을 뒷받침할 준비도 마쳤다.

우리가 누군가? 희귀하고 재미있는 차만 보면 앉아보고 타보고 싶어 안달 난 <> 매거진 아닌가? 여유 부릴 시간은 없었다. 어떤 튜닝작업을 곁들였는지 대강 전해 듣고 곧바로 차에 올라 엔진을 깨웠다. 클러치페달을 밟으며 시동버튼을 누르자 한 차례 거친 숨결을 토해내며 콜쿱이 부르르 떨었다. 기존의 계기반 앞에 덧댄 브로스 랩터의 모니터 위로 엔진회전수와 기어 단수, 오일류 온도 등의 정보가 떠오를 때까지 숨죽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 녀석은 내가 알던 그 제네시스 쿠페가 아니다. 얼마 전 시승했던 카마로 SS와 혈통은 같아도 전혀 다른 성격일 게 분명했다. 조심하지 않았다간 오히려 내가 휘둘릴 게 뻔했다. 예상대로였다.

▲ 지금은 공도주행용 그립 타이어를 신었지만, 드리프트용 휠과 타이어로 교체만 하면 언제든 미끄러질 준비가 돼 있다

오른발에 조금만 힘을 줘도 콜쿱의 성격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녀석은 한계를 몰랐다. 접지력 좋은 타이어를 신었더라도 강력한 힘은 땅바닥을 파고들었다. 콜쿱의 차고 넘치는 힘을 도로 위에 흩뿌리며 달려나가는 동안, 두 손은 스티어링 휠을 꼭 붙들어 잡아야 했다. 아찔한 가속을 맛본 뒤 굽이길로 향했다. 폭발적인 성능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변속 때마다 터지는 우렁찬 소리에 혼미해지는 정신을 붙잡아준 건 경주용으로 세팅한 브레이크시스템. 공도에서, 더군다나 내 차도 아닌데 드리프트용 유압식 핸드브레이크를 다뤄볼 생각은 엄두도 안 났다.

▲ 브로스 랩터 계기반 모니터 위로 반드시 필요한 정보만 나타난다. 연료게이지가 숨어 있는 건 함정

권오윤 씨와 홍성경 감독의 열정과 의지가 차 곳곳에 깃들어 있었다. 전에 없던 결과물을 만드는 것,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콜쿱이 튜닝카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써내려 가며 진기록을 남기는 것처럼, 그들의 도전 또한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 튜닝리스트

쉐보레 콜벳 LS3 6.2리터 엔진

TR6060 트랜스미션

K&N 100+커스텀 흡기파이프

63 듀얼 커스텀 배기파이프

HSD 15 조절식 쇼크업소버

토메이 2웨이 LSD

강화스태빌라이저, 리어 토 컨트롤암,

  리어 디퍼렌셜 마운트

브렘보및페로도브레이크시스템

브로스랩터계기반시스템

브라이드조절식버킷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