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레이 롱텀 시승기 4편

대한민국에서 승용경차는 단 세 종류. 기아 레이와 모닝, 그리고 쉐보레 스파크. 스마트 포투 이야기는 하지 말자. 신형으로 바뀌면서 폭이 넓어져 경차 기준을 벗어났으니.

6개월간 <> 매거진 사람들과 여러 곳을 다니면서 느꼈던, 대한민국에서 경차가 받는 서러움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대부분이 알고 있겠지만(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다) 일본 다이하츠 탄토라는 모델의 한국판이 기아자동차 레이다. 일본이야 워낙 경차가 많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받는 서러움 따위는 없다고 한다.

레이는 경차지만, 공간활용성은 여느 세단과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도 있는 매력덩어리다. 딱 거기까지다. 요즘 날씨가 더워져서 에어컨을 자주 켠다. “언덕길이다. 에어컨 끄는 게 낫지 않아?”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며 이런 말을 자주 하는데 배기량이 1.0리터인 차에 에어컨까지 켜면 당연히 힘들지. 너네들 10살짜리 꼬마한테 중학생 등에 업고 계단 오르라고 해봐.

▲ TCU 초기화를 진행해도 변속충격은 그대로. 레이의 주행느낌은 정말 별로다

3단으로 언덕길 오르다가 힘이 떨어지니 2단으로 내려야 해. 그럼부앙~’ 하면서 속도를 다시 올리다가 3단으로 바꾸면 또 힘이 떨어져.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야. 나도 뒤에서 쫓아오는 차 눈치 보게 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왜 자꾸 힘 없다고 욕 하는 거야.

차가 제대로 나가지 않으니 가속페달 깊게 밟게 되고, 그러면 연비는 당연히 안 좋아지는 거야. 경차가 연비가 좋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야. 복합연비만 봐도 중형차하고 큰 차이 안나. 실제연비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어. 차 안 나간다고 가속페달 깊게 밟으니까 기름 엄청 먹어대는 거야. 천천히 가면 뒤에서는 하이빔 켜대고. 대한민국 도로문화 자체가 문제가 많은 거야.

현재 내 직업상 수입차들과 자주 이동해. 참 웃긴 게, 수입차가 차선 바꾸면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하면서 왜 내가 들어가려고 하면 멀리 떨어져 있던 차들도 가속페달을 밟는 거야? 그냥 오던 속도 그대로 진행하면 내가 끼어드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말이야.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야. 경차 마음은 경차가 알아준다고 경차가 뒤에 있을 때 차선 바꾸면 자연스럽게 변경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야. 롤스로이스 팬텀 앞으로도 그렇게 과감하게 끼어들거야? 왜 경차 앞으로는 함부로 끼어드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되는 거지? 경차는 무조건 양보해줘야 하는 거야? 경차 운전자들은 다 순하고, 초보 운전자들이 많을 거 같다는 생각에 그러는 거야? 이건 운전하는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야.

경차는 그나마 초기 구입비용이 저렴하고, 사이즈가 작아 주차하기도 편하지. 특히, 레이는 실내공간이 매우 넓어서 찾는 이들도 적지 않아. 그런데 도로에만 나가면 너무 서러워. 경차는 경차일 뿐이야. 사람이 차에 맞춰야지 차가 사람에 맞출 순 없어. 조금 더 성숙한 자동차문화가 필요한 거 같아 대한민국은.

Kia Ray(2015)

Engine 998cc I3 가솔린, 78마력, 9.6kg·m

Transmission 4 자동, FWD

Total 12,336km  Our 11.6km/  Official 13.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