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10.2 업데이트를 기다렸던 단 하나의 이유 

애플이 iOS 10.2 업데이트를 알렸다. 몇 가지가 눈에 띄는데, 대략 살펴보면 TV 기능 추가, 새로운 이모티콘 추가, 라이브 포토 안전성 향상, 메시지 앱 하트와 꽃불 추가, 뉴스, 메일, 손쉬운 사용 등이다. 아, 화면캡처할 때 소리가 커서 민망했던 사람들을 위해 아이폰이 무음 상태면 촬영음이 나지 않도록 했다. 또, 카메라 촬영음의 볼륨도 기본적으로 소리를 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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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10.2 업데이트 주요 내용

하지만 무엇보다도 10.2 업데이트를 반기는 이유는 블루투스에 대한 부분. iOS 10 발표 이후 많은 사용자는 블루투스 연결이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애플에 제기했는데, 그 문제점을 이번에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자의 개인적인 경험에서도 아이폰을 자동차 오디오시스템에 블루투스로 연결해 음악을 듣는 게 일상인데, 이 일상이 iOS 10 이후 조금 방해받고 있었던 터였다. “나의 아이폰은 이렇지 않아!”를 외친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원인은 주파수 간섭이라던데, 확실한 것은 아니다.

아이폰 7 발표 당시 사용자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겠다며 야심 차게 선전한 무선 이어폰 에어팟 출시 연기도 따지고 보면 ‘연결이 불안했기에 그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자유를 얻는 대가로 불안한 연결을 선사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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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에어팟

사실 아이폰 7(기자는 아이폰 7 플러스를 갖고 있다)의 가장 큰 변화는 3.5밀리미터 이어폰 잭을 없앤 점이다. 라이트닝 케이블 단자를 통해 충전도 하고, 유선 이어폰을 연결하라는 것인데, 중요한 뉴스를 듣거나 휴식을 위해 음악을 들을 때, 충전할 수 없다는 단점을 낳았다. 에어팟 이전에도 블루투스 이어폰(혹은 헤드폰)은 이미 많은 제품이 출시돼, 사실 큰 문제로 보이진 않았다. 또 굳이 음악감상할 때 충전을 해야 하나라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이용해 본 결과, 이 차이는 꽤 컸다. 아이폰이 언제나 완충상태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에는 한계가 있는데, 업무를 보거나 약간 무거운 앱을 사용할 때면 배터리가 닳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래서 여유롭게 음악을 듣지 못하는 때도 잦았다. 또 이전에는 어떤 이어폰을 사용해도 상관 없었지만, 라이트닝 케이블 이어폰은 희소해서 놓아둔 장소를 잊으면 무용지물이었다. 이어폰을 찾으려 한참을 두리번거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들려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은, 오매불망 기다리던 에어팟 출시 연기였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무선칩 W1을 채용, 연결성을 획기적으로 올리고, 여러 간편한 기능으로 샌프란시스코 아이폰 7 공개행사에서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물건이 말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주목한 것은 비츠의 파워비츠3 와이어리스. 비츠가 애플에 인수된 뒤, W1 칩을 넣었기 때문에 에어팟 출시 이전에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구입을 결정하고, 리셀러 스토어를 돌아다녔지만 아직 매장에는 공급이 되지 않은 상태. 애플 공식홈페이지를 찾았다. 여기서는 구매할 수 있었지만 배송까지 약 1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주저 없이 결제. 그리고 예상보다 조금 빠르게 이어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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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비츠3 와이어리스

파워비츠 와이어리스 시리즈는 비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로, 비츠는 이미 무선 헤드셋 분야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애플이 비츠를 인수한 이유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음질 부분에서도 과거 저음이 유난히 강조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여러 개선을 거쳐 요즘에는 꽤 좋은 소리를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자를 뜯고, 아이폰과 파워비츠3를 곧바로 연결했다. 일반적인 연결방법을 따라도 되지만 파워비츠 전원을 켜자 아이폰 화면에 파워비츠의 그림이 연결버튼과 떴다. 버튼을 누르자 귀에서는 ‘두두둥’ 소리가 울렸다. 음악을 켰더니 예상대로 좋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평소 힙합과 걸그룹 음악을 즐겨듣는 막귀지만 귀에 거슬리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소리는 끊기기 일쑤였다. 음악을 듣다가 이런 일이 발생하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이미 여러 포럼에서 이를 호소하는 글을 보았지만 ‘설마?’라고 생각했던 게 너무 안이했다. 파워비츠3 와이어리스는 30만 원을 육박하는 고가 이어폰이다. 이럴려고 돈을 썼느냐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해결방법은 없었다. 이어폰 문제는 아니었다. 불편했지만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선택이 없었다.

그래서 10.2 업데이트 항목에서 ‘블루투스 성능 및 타사 액세서리와의 연결성을 향상함’이라는 문구를 발견했을 때는 사무실에서 조용히 “앗싸!”를 외쳤다. 바로 업데이트를 올렸다. 업데이트를 이렇게 두근거리며 진행했던 때가 있었던가? 블루투스 때문에 에어팟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는 내 추측은 어느 정도 사실로 여겨진다. 10.2 업데이트 발표가 이루어지자마자 애플은 에어팟의 글로벌 판매 개시를 알렸다. 국내가격은 21만9천 원. 파워비츠가 가격으로는 이겼다.

업데이트 완료 후 바로 파워비츠를 연결했다. 과연 끊김 없는 듣기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끊김 현상이 줄긴 했으나, 완벽하게 없어지진 않았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을 시청할 때도, 계속 음향단절이 생겨서 그냥 꺼버렸다. 관련 펌웨어 업데이트가 이루어졌음에도 여전히 불안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다음 버전 업데이트를 또 기다려야 하나?

혹시 아이폰이나 에어팟이나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조금만 기다려달라. 아직 모든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