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드림카에서 아들의 드림카로, 링컨 컨티넨탈

100년 전인 1917.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이름을 딴 자동차 브랜드가 GM 소속이었던 헨리 리랜드에 의해 설립, 1922년부터 포드의 자회사에 편입되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거듭났다. 당시 포드를 이끌고 있던 에드셀 포드는, 1938년 파리 여행 중 마주친 유럽차들을 보고 유럽의 디자인과 미국의 정수를 그러모아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자동차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컨티넨탈의 바탕이 된 에드셀 포드 프로토타입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1939, 장차 링컨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자동차로 성장할 운명을 지닌 링컨 컨티넨탈이 처음 빛을 봤다.

이후 전세계 유명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아메리칸 럭셔리 자동차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컨티넨탈을 두고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60여년 간 컨티넨탈이 9세대에 걸쳐 진화를 거듭하기까지, 고유의 웅장한 디자인과 풍요로운 럭셔리에 대한 사랑은 줄곧 이어졌다.

그리고 2016, 새로운 10세대 컨티넨탈이 등장했다. 무려 14년 만의 재탄생이었다. 그 과정에는,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다. 2000, 링컨이 뒷바퀴굴림 중형세단 LS를 출시하며 컨티넨탈의 입지가 모호해졌고, 무엇보다 1990년대 들어 미국시장에 진입한 해외 경쟁자와의 싸움에 기가 꺾였다. 하지만 링컨은 잠자코 있지 않았다. 판매가 저조하던 LS 대신, 새로운 중형 스포츠세단에 브랜드 초창기에 썼던 전통의 이름제퍼를 다시 사용하면서 부활을 꿈꿨다. 이후 링컨은, ‘MK 시리즈를 선보이며 제퍼를 MKZ로 개명했다. 2002년 단종된 컨티넨탈이 가지고 있던 플래그십의 자리는 MKS가 대신했다.

2012년에는, 더 활발한 부흥 프로젝트가 이루어졌다. 포드 산하 링컨 디비전에서 링컨 모터 컴퍼니로 거듭났고, 링컨만을 위해 50여명의 디자이너와 장인, 엔지니어로 구성된 새로운 디자인스튜디오를 세웠다. 보다 젊은 고객층에게 다가가고자 혁신적인 디자인과 품질로 재무장하기 위한 개혁이었다.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컴팩트 SUV시장을 위해 선보인 MKC의 활약도 빛났다. 그리고 14년 만에, 우리가 기다리던 컨티넨탈 이름이 MKS 대신 플래그십의 왕좌 위에 내려앉았다. 독일과 일본, 같은 미국 대륙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을 정조준하고서.

▲ 최고급 소재로 정갈하게 마무리한 실내에서 럭셔리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는다

2015 LA오토쇼에서 모습을 드러낸 컨티넨탈 컨셉트카와 똑 닮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온 10세대 컨티넨탈은, 링컨의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대변한다. 전통을 재해석해 현대적인 아름다움에 더한 디자인 존재감은,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 입지를 견고히 다지기에 필수요소. 우리가 새로운 컨티넨탈에 경외감을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


펼친 날개 그릴 대신 링컨 엠블럼을 재해석해 고급스럽고 입체적으로 조각한 새로운 형상의 크롬 그릴, 형형하게 빛나는 다섯 개 LED 렌즈를 품은 헤드램프가 어우러진 마스크는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20인치 휠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강인하고 다부진 차체에 흐르는 기품, 적당히 부풀어 오른 펜더와 이를 이어나가는 캐릭터라인에서 링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과거 컨티넨탈의 실루엣을 엿볼 수 있다. 우아한 자태에 홀린 마음을 가다듬고, 익숙한 링컨의 뒤로 다가선다. 차를 완벽히 가로지르는 일자형 LED 리어램프는, 유독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 존재감을 발휘한다. 풍요로운 차체를 군더더기 없이 완벽히 마무리한 외모에, 다시금 미국식 럭셔리를 깨닫는다.

▲ 최상급 가죽시트가 누구에게나 아늑한 소파로 바뀌는 이유는, 30방향 조절 기능 덕분

진정한 럭셔리 가치는 실내에서 유달리 진하게 배어 나온다. 탑승자를 환하게 맞이하는 웰컴라이트를 넘어, 링컨 최초의 e-랫치도어를 손아귀 가득 잡아 문을 연다. 화사한 밝은 톤 가죽과 나뭇결무늬 내장재에서 명품가구의 아늑함을 느낀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코틀랜드의 브릿지 오브 위어(Bridge of weir)사에서 특별 제작한 딥소프트 가죽을 이용해 만든 시트는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안락함의 극치. , 어깨부터 좌우 허벅지까지 개별적으로 무려 30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트는, 어느 누가 타도 몸에 맞을 것만 같다. 한때 부정확한 터치로 오명을 뒤집어썼던 센터페시아 버튼은 입체감 있게 바뀌어 작동이 편하다. 심지어 공조장치의 버튼 하나에도 고급스러움이 절절 넘친다.

▲ 19개 스피커로 이루어진 레벨 울티마 오디오시스템. 최상의 사운드를 만끽하자

▲ 럭셔리 오너에게 허락된 풍요로운 뒷좌석

귀빈 또는 럭셔리 오너를 위한 뒷좌석은, 지극히 편안하고 여유롭다. 넉넉한 공간은 성인 세 명을 품기에 충분하지만, 더욱 여유로운 럭셔리를 만끽하고 싶다면 중앙의 암레스트를 내리자. 링컨의 자랑인 레벨 울티마 오디오시스템을 틀고 천장을 가득 채운 문루프 너머의 풍경을 벗삼아, 선명하고 입체적인 사운드가 실내 가득 풍성하게 울려퍼지는 걸 만끽한다. 그럼 이곳이 컨티넨탈인지 콘서트홀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운전석에서 느끼는 음악의 질감도 큰 차이가 없다. 모든 좌석에서 최고의 사운드를 만끽하도록, 소리를 최소단위로 쪼개 입체 사운드로 재구성하는 퀀텀 로직 서라운드 기술을 담은 덕분이다. 차를 몰기 시작하며 컨티넨탈과 어울리는 음악이 뭐가 있을까 싶어 다양한 장르를 틀어봤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음악에 따라 흥겹게 속도를 높이고 낮춘다. 신나는 댄스음악이나 웅장한 클래식이 나올 때는 저도 모르게 흥에 겨워 계기반 속 숫자를 잊고 달렸다.

3.0리터 V6 트윈터보엔진이 만들어내는 393마력이란 숫자는, 정신이 아득해질 때까지 밟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첨병. 55.3 kg·m의 담대한 힘을 도로 위에 흩뿌리며 사이키델릭 음악에 몸을 맡겼다. 선명한 전자음 하나하나에, 6단 자동변속기와 패들시프트 조작에 따라 오르내리는 엔진회전수가 가파르다. 20대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 흘러나올 때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시스템, 전방충돌경고시스템 등 온갖 안전장비를 켜둔 채 도로 흐름에 맞춰 달렸다. 야밤의 한강 너머에서 빛나고 있을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등을 지그시 눌러주는 마사지 기능에 몸을 맡겼다. 공차중량 2톤이 넘는 덩치 속에서도 0.02초마다 노면상태를 파악해 나긋나긋한 승차감을 만들어주던 링컨 드라이브 컨트롤시스템은, 거침없이 달릴 때나 여유롭고 편안하게 나아갈 때든, 어느 때고 안락함 우선주의였다. 고귀한 럭셔리를 지향하는 브랜드의 위상에 잘 어울리는 표현방식이었다.

▲ 링컨의 자랑 문루프. 달 휘영청한 밤에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럭셔리란 말이 너무나 흔해진 이때, 링컨은 컨티넨탈을 앞세워 진정한 럭셔리의 의미를 보여주려 한다. 일부러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풍겨나오는 가치, 컨티넨탈은 바로 그런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