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레이 롱텀 시승기 7편

‘레이에 검버섯 폈다. 자동세차로 지워지지 않으니까 더워도 셀프세차장 가서 땀 좀 빼야겠다. 대장한테 한 소리 들었어. 내일까지 안지우면 휴가고 뭐고 원고 폭탄 맞을 분기야. 차에 타르제거제 있으니까 그거 가지고 출발~.”

이 녀석들 고생할 텐데 뭐가 이리 신났지? 너희들 설마….

“지금 두 시니까 세차하고 나면 세 시 정도 될 거야. 옷도 땀으로 젖을 테니 바로 퇴근하자. 사무실에 들어가면 냄새나.”

그 좋은 머리를 일하는데 써봐. 어쩐지 콧노래를 부르더라니.

“선배 그건 뭐에요?”

“엔진코팅제라는데 누가 써보라고 줬어. 레이에 먼저 넣어보고, 별로면 안 쓰려고. 넣으면 효과가 바로 느껴질려나?”

이건 무슨 소리니? 네 차는 10년 됐고, 나는 아직 1년이 안됐는데, 10년 된 차에 넣어본 뒤 좋고 나쁨을 판단해야지. 왜 나한테 먼저 주는 거야? 내가 베타 테스터야? 왜 나한테 그런 짓을 하는 거야.

“세차 좀 하고 있어봐. 난 잠시 생각할 게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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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는 곳은 다 지웠는데 알고 보니 루프에도 많이 묻어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 묻은 건지…

그럴싸한 변명을 대라. 한 녀석만 죽어나게 생겼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그나저나 시원하기는 하다.  그런데 검버섯 치료제 믿을 만한 거야? 내 피부가 상하지는 않겠지? 검버섯 지워지고 그 자리에 녹이 생긴다거나 그러는 건 아니겠지?

“잘 지워지네. 약품 좋다.” 개운하군. 진작에 좀 해주지 그랬어. 그런데 코팅제는 좀 불안하다. 그렇다고 뭐 큰일나진 않겠지?

“엔진오일주입구에 넣으면 돼. 연료주입구에 넣으면 난리 난다. 퇴근은커녕 집에 못 갈 수도 있어.”

▲ 효과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뭐가 좋아졌는지

콧물을 들이붓는 거 같은데, 불쾌지수도 높은데 짜증난다.

“이거 효과 바로 나와요?”

“사용해본 적이 없는데 나도 모르지. 일단 좀 쉬자. 커피 한잔 먹고, 더워 죽겠다고 대장한테 전화해. 그럼 바로 들어가라고 할 거야.”

난 단지 너희들 하루 땡땡이용 도우미 그 이상도 아닌 거니? 그나저나 시동을 걸어줘야 코팅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 거 같은데. 피부관리와 심장관리는 참 고마운데 다음부터는 검증된 걸로 해줬으면 좋겠다. 이거 했다가 뭐가 잘못되고 그러면 너희들끼리 키득거리지만, 나는 힘들어진단 말이야.

“대장이 집에 가래요. 선배는 역시 점쟁이!”

이제 시동을 걸겠군.  뭐 별 느낌 안 나네. 짧은 시간 내에 다시 시동 거는 거라 느끼기 힘들지. 적어도 엔진오일이 바닥에 가라앉는 시간이 지나고, 시동을 걸어야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좀 달라진 거 같아?”

“선배는 여자친구가 뭐 바뀐 데 없냐고 물어보면 바로 알아요?”

빨리 이 여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사람도 지치지만, 나처럼 심장 작은 애들이 에어컨까지 돌리면서 달리려면 너무 힘들거든. 당연히 연비도 안 좋아지고. 언제쯤 칭찬 한번 받으려나.

Kia Ray(2015)

Engine 998cc I3 가솔린, 78마력, 9.6kg·m
Transmission 4단 자동, FWD
Total 19,930km
Our 10.0km/ℓ  Official 13.5km/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