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여행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자동차 아이템은?

찬바람 부는 겨울.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가 아직 시작되진 않았어도,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귤 까먹으며, 밀린 만화책을 보는 재미를 알기에 “겨울엔 방구석이지!”를 수년 간 외쳐왔다.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 <창밖을 보라> 겨울 동요에도 나오듯, 흰 눈이 내린다. 한겨울이 왔다. 썰매를 타는 어린 아이들은 해가 지는 줄을 모르는 법이다.

우리는 지금 아니면 즐길 수 없는 스노보드(스키도!)를 타러 전국의 유명 스키장을 둘러봐야 한다. 겨울 온천은 또 얼마나 낭만적인지. 쫄깃하고 달콤한 방어의 맛과, 입에 조금은 비린 과메기를 먹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떠나자. 여기 당신의 겨울 여행길을 더 풍부하게 가꾸어줄 몇가지 무기들이 있다.

#여행은 분위기잡기부터, 시트로엥 C4 칵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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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사고, 보유하는 과정에서 차 주인이 가장 많이 접하는 곳은 바로 실내다. 그래서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은 익스테리어(외관) 디자인 이상으로 중요한데, 아마도 시트로엥 C4 칵투스의 실내 디자이너들은 엄청난 장난꾸러기이거나 지독한 여행광임이 틀림없다. 칵투스를 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보는 글러브박스가 이 모든 걸 설명한다. 마치 여행가방을 연상케 하는데, 내가 여행용 캐리어를 트렁크에 실은 것이 맞나라고 착각 할 정도로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일품이다. 보통 글러브박스 상단에는 에어백을 수납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디자인이 투박해지기 마련. 시트로엥의 디자이너들은 개성을 살리는 대신 조수석 에어백을 글러브박스가 아닌 지붕에 넣어버렸다. 그 결과,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을 그려낼 수 있었다. 탈 땐 의식하지 못하지만 내린 땐 도어핸들이 가죽 끈으로 되어있다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 여기도 여행가방 컨셉트다. 기발하다. 공원 산책을 즐기는 연인이라면 겨울은 시련의 계절이 아닐 수 없다. 녹음은 온데간데 없고, 벤치 위는 바람만 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칵투스를 소유했다면 이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조용한 곳에 차를 세우고, 벤치처럼 일렬로 늘어선 앞좌석에 연인과 함께 앉아 오손도손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다. 유명 바리스타가 뽑아낸 커피 한잔을 곁들이면 더 좋고. 생긴 것과 다르게, 앉아 있다보면 의외로 편한 시트에 잠이 올지도 모르겠다.

#기름 걱정은 말아요, 토요타 프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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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떠날 때, 기름값 계산하고 있는 나를 보며, 속물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디젤차를 타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디젤은 눈총 안받으면 감사한 시기. 여러 해 친환경 선구자임을 자처해 온 토요타 프리우스는 어떨까? 우주적인 디자인이 조금 과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뭐 어때? 연비깡패인데. 프리우스를 중심으로 갈고 닦아온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아직 그 정점에 오르지도 않은 기분이다. 최근 토요타는 새로운 내연기관 동력계를 발표하며, 우린 아직 멈추지 않았다고 어필 중이다. 프리우스에 얹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가 밀고 있는 새 플랫폼 TNGA(토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쳐) 위에 쌓였다. 1.8리터 앳킨슨 사이클 방식의 2ZR-FXE 가솔린엔진은 디젤엔진에 육박하는 40퍼센트의 열효율이 자랑거리다.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분배통로와 흡기포트의 형상을 변경하고, 배기열 회수기와 전동 워터펌프를 적용해 냉간연비까지 알뜰하게 챙긴 결과다. 리터당 21.9킬로미터의 놀랄만한 연료효율을 만끽해보자.

#음악이 빠지면 섭하지, 인피니티 보스 오디오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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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오디오회사인데, 정작 엄청나게 공을 들이는 건 일본에서 태어난 인피니티 카오디오시스템이다. 인피니티가 홍콩으로 글로벌 본부를 이전했음에도 그들의 협력관계는 여전히 공고하다. 인피니티와 보스의 엔지니어는 자동차개발 단계에서부터 제품특성에 따른 이상적인 스피커 위치와 구성을 모의한다. 상대적으로 좁은 자동차실내에서 고품질 음향을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실내의 다양한 굴곡과 소재에 의해 음파가 불규칙하게 반사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음을 구현하는 일은 여러 과제가 해결돼야 가능할 일이다. 같은 보스 오디오를 사용하는 르노삼성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인피니티 시스템이 그룹 내에서 더 우선순위라는 이야기가 있다. 저음부터 사실적인 사운드를 전달하는 차세대 스튜디오 온 휠 시스템은 보스의 대표적인 기술. 여기에 콘서트홀 로열석으로 꼽히는 스위트 스팟 효과를 차 안에서 누릴 수 있게 하는 어드밴스드 스테이징 테크놀로지도 귀기울여볼 만하다. 여행에 음악이 빠지면 되나.

#필요한 건 모두 눈으로 보여드립니다, 아우디 버추얼 콕핏

최근 몇 년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자동차기술 중 하나는, (아마도)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이었을 게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은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에 가장 홀리기 십상인데, 버추얼 콕핏은 디지털 계기반에 있어 정말 차원을 달리하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016 CES에서도 진보한 버추얼 콕핏이 공개됐고, 이윽고 A4를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도 선을 보였다.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광활하게 자리한 12.3인치 공간이 모두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내비게이션을 실시간으로 표시할 뿐더러, 멀티미디어 재생, 자동차상태 정보 등 운전자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찰떡궁합을 이루는 건 아우디의 자랑, MMI. 이제는 터치 컨트롤도 되는 이 똑똑한 인포메이션 시스템은 버추얼 코핏의 든든한 동반자다. 곧 모습을 드러낸 차세대 A8에는 콕핏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대시보드 전체를 디스플레이화하겠다고 하니, 기술을 통한 진보를 부르짖는 아우디의 집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기술과 함께라면 초행길도 두렵지 않다.

# 첫째도, 둘째도 안전, 볼보 안전기술

매번 민족대이동이 이루어지는 명절 연휴에는 종종 믿기지 않은 소식도 들려온다. ‘일가족 교통사고’라는 뉴스 문구를 볼 때마다 느끼게 되는 건 안전은 자동차의 제1가치라는 사실. 국내에서 갑자기 볼보차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도 바로 이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 때문일 것이다. 자동차 안전에 있어 기본 중에 기본인 3점식 안전벨트는 볼보가 처음으로 개발해 모든 자동차회사에 특허권을 열어준 고마운 기술. 그보다 뛰어난 안전기술은 현재 볼보의 가치를 규정하는 것들이다. 이중 도로이탈 보호시스템(Run-off Road Protection Package)을 살펴보자. 도로이탈(Run-off)은 운전자의 주의력 상실, 피로, 기상 악화 등 갖가지 이유로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다.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사고 통계가 없지만, 미국은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이 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볼보는 도로이탈 보호시스템으로 주행 중 자동차가 도로를 벗어나면 운전자를 즉각 안전위치(Safe Positioning)로 유도하고, 구동계를 조작해 차체를 바로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시티 세이프티를 비롯한 다른 안전기술은 언급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너무 잘 알려진 기술들. 볼보가 주장하는 ‘비전 2020’은 2020년까지 볼보에 탑승한 사람이 사망 또는 부상을 당하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이다. 이를 위해 특별히 볼보자동차사고 연구팀을 결성, 1970년부터 발생한 교통사고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즐거운 여행길이 슬픔으로 뒤바뀌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