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르 랠리에서 우승을 한다는 건…”

새해를 여는 모터스포츠 경기 다카르 랠리. 원래는 프랑스에서 세네갈 다카르를 잇는 랠리 경주로, 워낙 많은 사고와 그로 인한 사망자, 실종자 등이 다수 발생해 지난 2009년부터는 남미로 이동해 열리고 있다. 출전선수 중 완주율이 5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한의 랠리로, 우승을 해도 상금이 없다는 게 특이하다.

이 랠리의 지배자는 프랑스인 스테판 피터한셀. 무려 13회나 정상에 올랐다. 1964년생, 한국나이로 53세의 노장 피터한셀은 초기엔 모터사이클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자동차 부문으로 옮겨 또 다른 전설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전성기가 이미 지났다고 여겨진 2012년, 미니 컨트리맨에 올라 본인의 우승 커리어를 두 자리수로 만들었고, 2013년에도 챔피언에 올랐다. 푸조토탈팀의 2008 DKR을 타고 출전한 2016년 역시 우승컵은 그의 차지. 그리고 올해 3008 DKR을 통해 다시금 우승을 일궈, ‘미스터 다카르’라는 본인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경기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피터한셀에 연락을 취했다. 그에게 경기와 우승에 대한 소회, 다카르 랠리에 도전했던 3008의 성능, 그리고 그의 파트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2연속 우승을 축하한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 

“2017년 다카르 랠리 우승은 엄청난 경쟁 속에서 이루었다. 그래서 감동도 두 배 이상이다. 팀메이트이자 경쟁자 세바스티앙 로브와는 우승을 쟁취하기 위해 아름다운 한판승부를 벌였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알 수 없었다. 대회 내내 수많은 감정과 아드레날린이 분출했다. 위대한 승리와 역사적인 팀의 포디움 점령은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마치 꿈이 현실이 되는 느낌을 갖게 했다. 안정적이면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 푸조 3008 DKR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랠리 상황 속에 잘 녹아들었다. 나와 코드라이버 장 폴 코트레는 랠리에서 실수도 적었다. 감동을 뒤로 하고, 남아메리카에서 돌아온 뒤, 몇몇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고, 가족들과 휴식을 취했다. 스키를 타고 지내면서 랠리를 통해 쌓인 긴장을 덜어냈다. 지금은 PSA그룹의 유럽 주요공장 중 일부를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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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미스터 다카르’라고 불릴 정도로, 늘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이번 랠리에서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었나?

“올해 다카르 랠리 루트는 다양한 트랙과 사막의 아름다운 오프로드 구간으로 이루어졌다. 당연히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는 도전정신이 필요했다. 이는 다카르 랠리가 순수성을 회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랠리를 공략하는 게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특히 폭염과 폭우로 몇몇 스테이지가 취소되기도 했다. 다양성과 격렬함이 올해 다카르의 핵심단어다.”

-랠리 우승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푸조팀을 평가한다면?

“우리는 모두 푸조의 이름으로 승리하고자 했다. 온종일 트랙에서 격하게 싸우고 있었음에도 출발부터 결승까지 오로지 이 생각뿐이었다. 시릴 디프리와 세바스티앙 로브, 카를로스 사인츠 우리 모두는 랠리 정보와 그에 따른 조언을 공유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푸조가 다카르 포디움을 모두 차지한 건 이런 훌륭한 팀이 이루어낸 노력의 결실이다. 나는 이 팀에 3년 전에 합류했는데, 가장 놀랐던 것이 팀원 모두가 특별한 팀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미캐닉, 팀매니저 가릴 것 없이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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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외에 포디움에 오른 다른 두 명의 드라이버는 어땠나?

“세바스티앙 로브는 정말 빠르다. 그는 랠리 레이스를 적절하게 다루는 방법에 있어서 큰 진전을 이룬 사람이다. 루트와 내비게이션 문제에 있어서 호흡과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다르게 로브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그의 파트너 다니엘 엘레나와 2년 간 많은 발전이 있었고, 그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자동차 레이스에 큰 경험이 없는 시릴 디프리는 파트너 데이비드 카스텔라와 함께 다카르에 세 번째로 참여, 좋은 경기를 펼쳤다. 그들 역시 실수가 거의 없었다. 특히 데이비드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잘해냈다. 경력 3년차 시릴 디프리가 다카르 포디움에 올라선 일은, 엄청난 결과임에 틀림없다. 그는 레이스 도중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하듯 대처가 빨랐다.”

-파트너 장 폴 코트레와의 궁합은?

“우리는 15년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그는 프로페셔널하고, 늘 최고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낸다. 우리는 차안에서 서로를 보완해주는 관계다. 또 코트레는 나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해주었다. 나는 그를 100퍼센트 믿는다. 그 또한 마찬가지고. 장 폴 코트레는 나의 컨디션까지 지배한다. 그는 스테이지에서 내 리듬을 절대 바꾸려 하지 않는다. 항상 최적의 균형을 찾는다. 좋은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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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8 DKR은 뒷바퀴굴림인데, 랠리에서 문제가 되진 않았나?

“어려운 질문이다. 특정한 구간에서 우리가 이점을 얻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석 대의 푸조 3008 DKR가, 이번 대회의 포디움을 모두 장악했다는 점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다. 순수한 성능 외에도 자동차에 대한 신뢰는 다카르 우승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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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우승으로 시작했다. 남은 11달은 어떻게 지낼 예정인지? 

“푸조와 함께 우승했지만, 우리는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개선하고 발전해야 한다. 조금씩, 그리고 다음 시즌까지 남은 기간 동안 자동차를 개발할 것이다. 이미 전체 팀이 진행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또 올해 안에 몇 개의 레이스에 나갈 예정이다. 그 중 하나는, 실크 웨이 랠리(베이징에서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코스)인데, 자동차 최대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스포츠 관점은 물론이고, 푸조 마케팅과 세일즈 측면에서도 중요한 레이스다. 우리는 일년 내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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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나이인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은지?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아마 준비를 잘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번 랠리는 스테이지가 짧은 편이었고, 일부는 취소되어 체력을 비축하기 좋았다. 나이가 드니 확실히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생긴다. 예를 들면 사물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능력이나 반사신경 등이 무뎌지는 게 느껴진다. 반대로 예전보다 피로관리가 수월하다. 몸 상태도 좋고, 아직 계속해서 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으니 버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