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왜 극한의 땅으로 가는가?

매년 겨울 지구의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는 끊임없이 새 자동차의 주행 테스트가 이루어진다. 혹한의 추위를 자랑하는 가혹한 기후와 최악의 도로 상황을 뚫어야 지구 위 어떤 조건에서도 달릴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 지역의 호수나 들판은 겨울철 대부분 꽝꽝 얼어있다. 보통 겨울 기온이 영하 40도를 밑돌기 때문이다. 호수의 얼음은 최대 11미터까지 얼어 붙는데, 따라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은 접지 마찰력이 적다는 특성을 활용해 주로 브레이크와 스티어링 등을 테스트한다.

게다가 최근 자동차 내 전자장비(전장) 비중이 높아지면서 혹한 안정성 테스트가 동시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전자장비는 낮은 기온에서 필연적으로 성능이 저하돼 혹한 테스트는 필수다. 게다가 이 전장 부품을 움직이는 배터리 또한 추우면 용량이 다소 줄어드는 특성을 지녀, 추위에 어떤 문제점이 발견될 수 있는지를 미리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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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아차가 스웨덴 아르예플로그에서 현재 스포츠세단 스팅어의 혹한기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모비스 동계 시험장이 위치한 이곳에는 150명의 스팅어 개발진이 모여 저마찰 환경에서의 핸들링과 승차감을 시험하고 있다. 또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과 차체자세제어장치(TCS, ESC), 네바퀴굴림(AWD) 등 주행 안정성과 밀접한 기능과 장비를 집중 점검한다.

자동차 테스트가 매서운 추위 속에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혹서 지역은 물론, 내구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 최고 속도 테스트 등은 또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스팅어 역시 독일 뉘르부르크링, 미국 모하비 주행시험장, 스위스 알프스 산맥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검증을 거쳤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주행환경 중 하나로 꼽히는 ‘녹색지옥’ 독일 뉘르부르크링 북 코스(노르트 슐라이페)에서 스팅어는 1만 킬로미터 이상을 내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뉘르부르크링 북 코스는 총 20.8킬로미터의 길이에, 300미터에 이르는 고저차, 73개의 코너, 급격한 내리막길, S자 코스, 고속 직선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이곳에 유럽자동차시험센터를 만든 기아차는, 개발 차종에 대한 서킷 주행 시험을 하고, 승차감, 조종 안정성 및 응답성, 서스펜션 특성 등을 갈고 닦는다.

2005년 완공된 모하비 시험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하며, 면적이 약 1천77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주행시험장으로, 스팅어의 고속 코너링 성능을 주로 시험했다. 게다가 인근에는 여름 기온이 최대 49도까지 오르는 데스밸리가 위치, 혹서 테스트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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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스팅어는 전남 영암 F1 서킷에서 1만 킬로미터 이상을 달렸고, 남양연구소에서는 직경 8.4미터의 팬이 일으키는 시속 200km 바람을 맞으며 고속주행시 차가 받는 영향을 확인했다. 여기에 영하 35도부터 영상 50도까지 오르내리는 혹한/혹서지역 재현 환경에서의 작동 상태를 보는 환경시험도 실시했다.

“혹한의 날씨, 저마찰 노면 등 혹독한 조건 속에서 스팅어를 검증하며 고객들이 퍼포먼스 세단에서 추구하는 주행감성을 구현하고자 한다. 고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도 재미있고 뛰어난 주행성능을 즐길 수 있는 차를 개발 중이다.” 현대·기아차 고성능차 개발담당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의 설명이다.

기아차 스팅어의 국내 출시 일정은 올 상반기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3.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올리고, 모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린다. 기아차 최초의 뒷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 방식을 모두 채용한다. 3.3리터 가솔린 터보의 최고출력은 370마력이다. 최대토크는 52.0kg·m를 확보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오르는 시간은 5.1초다.

크기는 길이 4천830밀리미터, 너비 1천870밀리미터, 높이 1천400밀리미터, 휠베이스 2천905밀리미터다. 초고장력 강판(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은 차체의 55퍼센트에 적용되었다. 5도어 패스트백 스타일의 외형적 특징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