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이번 생일선물은 다이슨으로 부탁해요!”

“아니, 고장이 난 것도 아니고 멀쩡하게 잘 쓰고 있는 헤어드라이어를 왜 바꾸자는 거야?”

다이슨 수퍼소닉에 마음을 빼앗긴 와이프를 본 남편은 초조하다. 까딱하다가는 7년째 잘 쓰고 있는 헤어드라이어와 작별하고 가격이 50만 원이 훌쩍 넘는 작은 구멍이 뚫린 ‘요상한’ 모양의 헤어드라이어를 매일 아침 보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

“이렇게 가볍고 귀여운데 바람세기는 대포만한 우리집 헤어드라이어 못지 않잖아! 이런 것으로 매일 아침 설레는 기분을 맛보고 싶다 난~ “

아니, 값비싼 헤어드라이어를 원하는 이유가 겨우 설레고 싶어서라니. 남자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다면 헤어드라이어를 갖고 싶은 이유가  기술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려나?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구동하는 헤어드라이어이기 때문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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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SONIC

사실 1960년대 이후 헤어드라이어는 브랜드만 다를 뿐 모두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그 이유는 헤드부분에 들어간 무겁고 큰 모터 때문. 모터의 위치 때문에 헤어드라이어는 언제나 바주카포 같은 모양으로 우리의 머리를 노리고 있었다. 이에 다이슨은 ‘어떻게 하면 모터 크기를 줄일 수 있을지’부터 고민했다. 모터의 소형화는 모터를 헤드에 얹는 기존의 엔지니어링 방식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구동방식과 디자인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수퍼소닉은 손잡이 부분에 모터가 자리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디자인과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것. 30명의 모터전문가와 24명의 전자 기술자, 19명의 사용자경험 엔지니어, 27명의 테스트 엔지니어, 3명의 헤어전문가 등이 50개월의 연구 끝에 완성한 수퍼소닉. 드디어 헤어드라이어의 끝판왕이 등장했다.0

일반적으로 우리가 헤어드라이어에 기대하는 것은 딱 하나. 젖은 머리를 빠른시간 안에 잘 말려주는 것. 바쁜 출근길, 머리만 빨리 말라도 얼마나 준비시간이 줄어드는지,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일이다. 때문에 기자의 화장실에는 2천 와트 전문가용 드라이어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더 빠르게 머리를 말리기 위해서다. 아 참, 그래도 머릿결을 위해 찬바람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했다. 아마도 다른 집도 우리집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이런 맥락에서 보면 다이슨 수퍼소닉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큰 기능은 머리를 빠르게 말리고, 덜 상하게 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 말고도, 수퍼소닉은 경쟁모델과 180도 다르다.

일단 생김새를 보라. 마치 마이크를 연상시키는 손잡이는 물론 가운데가 뻥 뚫린 작고 동그란 원형에서 바람이 나온다. 다른 헤어드라이어와 달리 손잡이 부분에 모터가 자리해 오래들고 있어도 손목에 부담이 적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버튼 네 개면 게임 오버. 헤드에 있는 버튼 두개는 바람세기와 온도를, 손잡이에는 온오프와 찬바람 버튼이 있다.

스위치를 올렸다. 생전 처음 듣는 드라이어 소리가 귓가를 어지럽힌다. “위이잉” 뭐라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긴 어렵지만, 기존 헤어드라이어 소리가 성난 호랑이가 표효하는 것 같았다면, 수퍼소닉은 작고 귀여운 치와와가 주인을 부르는 느낌이다. 머리카락이 날리기 시작한다. 출산 후, 머릿결은 푸석하고 끝이 모두 갈라져 있는 상황. 어쩔수 없이 단발로 지내는 중이다. 평소 말리던대로 다섯 손가락을 쫙 펴고 이쪽 저쪽으로 쑤셔 넣으며 머리를 말려 나갔다. 머리를 바싹 말리는 데 걸린 시간은 총 2분3초. 평소에는 뜨거운 바람과 찬바람을 오가느라 그 배의 시간을 소비했다. 그런데 수퍼소닉을 사용하면서는 찬 바람 버튼을 한 번도 누르지 않았다. ‘왜?’

처음으로 드라이어를 사용하며 생각이란 걸 하게 됐다. 그 이유는 다이슨의 지능형 열 제어 방식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다이슨은 모발이 150도 이상 온도에 노출되면 머리카락에 작은 구멍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구멍은 모발의 윤기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 다이슨은 이를 놓치지 않고 초당 20회에 걸쳐 배출되는 공기의 온도를 측정하는 유리알 열감지기 등을 달아 온도를 제어했다. 덕분에 다른 드라이어와 달리 수퍼소닉은 머리결 손상 걱정없이 젖은 머리를 따로 건조하지 않고도 스타일링 할 수 있다. ‘딸깍’ 소리와 함께 간편하게 자석처럼 붙이는 스타일링 부속품은 또 어떤가. 뿌리 볼륨을 살려주는 디퓨저부터 섬세한 스타일링을 돕는 스타일링 노즐까지. 매일 아침 귀찮고 지겨웠던 시간이 마구마구 기다려진다. 남편 얼굴보다 더~보고싶은 수퍼소닉!

다이슨(D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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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본사 전경- 모터, 소프트웨어 등 비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연구동 D9)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 혁신적인 가전제품으로 유명한  영국 기술기업. 1993년 문을 연 다이슨은 브랜드라고 불리기보다는 엔지니어 집단으로 불리기 원할 만큼 기술에 대한 집착이 남다르다.  그 이유는 발명가이자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때문.  영국의 스티브잡스로 불리는 그는 영국 왕립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엔지니어링 회사 로토크에 취직해 고속 화물선인 씨트럭(Sea Truck)을 개발하며 사회의 첫 발을 내딛었다. 그 후로 공 모양의 바퀴에 물을 채워 안정감을 얻는 정원용 수레 볼배로우(Ballbarrow)를 발명해 1977년 빌딩 디자인 이노베이션 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꾸준한 발명으로 다이슨의 치프 엔지니어(Chief Engineer)로 근무 중이다. ‘ 사람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무엇이며, 그것을 담아내는 디자인은 어떤 것일까’를 늘 고민하는 다이슨은 디자인=엔지니어링이라는 이념 아래, 늘 혁신적인 제품으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첫 제품인 DC01를 꼽을 수 있다. 세계최초의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로 공기의 회전을 이용한 싸이클론 방식을 적용해 흡입력을 오랫동안 지속한다.

다이슨의 대표 제품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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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스몰볼, 하이제닉 미스트, V8플러피, AM 06, 시네틱 빅볼, 퓨어 쿨 링크)

“어떻게 보이는가를 바꾸는 것은 한시적이다. 그러나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바꾸는 것은 혁신이 될 수 있다.

디자인 기술공학은 크게 생각하고 이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제임스 다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