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 진짜 태풍 될까? 찻잔 속에 머무를까?

마침내 테슬라가 상륙소식을 알렸다. ‘게임 체인저’를 표방하며 등장한 테슬라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전기차시대를 열 적임자로 인정받아 왔다. 과연 한국에서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에서 선진기업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전기차 최대단점인 짧은 주행거리를 대용량 배터리로 해결했고, 수퍼차저라는 전용 충전설비로 운영편의도 고려했다. 전기에너지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과 토크는 전기차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구축한 자동차용 OS(운영체제)도 호평이다. 여기에 저가모델 모델3를 발표하면서 전기차 대중화에 한발짝 더 걸어간 듯하고, 비록 여러 사고가 보고 되었지만 ‘오토 파일럿’이라는 자율주행 상용화에 재빨리 나선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테슬라가 마치 ‘전기차의 구세주’로 비춰지고 있는 모습이다. 장점은 확실하나, 단점 역시 적지 않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테슬라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에서 전기차 대중화에 의미있는 기여를 한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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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유일하게 출시한 세단형 전기차 모델S 90D의 판매가격은 1억2천535만9천 원. 옵션을 모두 넣으면 1억5천45만5천 원까지 상승한다. 보조금 유무를 떠나 누구나 살 수 있을 가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제 해외에서도 테슬라는 대중 전기차라기보다 프리미엄 전기차로 인식된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수입차 가운데 판매가 1억5천만 원을 넘는 차는 총 102종. 이 중 한 대 이상 판매한 차는 56종으로 딱 절반이다. 이들이 올해 2월까지 판매한 대수는 1천378대, 올해 수입차 누적 전체판매의 약 4.2퍼센트다. 차종별로는 세단이 22종 968대,  SUV 10종 245대, 쿠페와 카브리올레를 포함한 스포츠카 계열은 24종, 165대다. 동력계는 다소 다르나, 비슷한 컨셉트인 BMW i8(1억9천680만 원)은 올해 두 달간 여섯 대가 팔려나갔다.

이렇듯 자동차시장에서 차 가격 1억5천만 원 이상의 고가 자동차는 규모가 크지 않다. 그래서 고가모델 중심의 테슬라가 아무리 선진적인 기술과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전체 산업을 뒤흔들 정도의 파괴력은 아니다. 산업의 게임 체인저는 혁신적인 기술도 필요하지만, 대중성을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 르노삼성 SM6가 중형세단 판도를 바꿀 수 있었던 건, 높은 상품성 외에도 아성으로 여겨졌던 쏘나타의 판매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출시를 앞둔 모델X 등의 제품들도 상당히 고가다. 여전히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말. 모델3라는 3천만 원 중반대의 전기차 역시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출시 시기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중반 이후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가격을 3천만 원 중반에 맞추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모델S 90D 또한 미국보다 2천만 원 가량 비싸다는 이유로, ‘호구’ 논란이 제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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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국내 인프라 확충에 소극적인 이유도 아직 시장이 크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방식은 AC3상, 차데모, DC콤보로 세 가지. 전국 551곳의 충전기가 있는 AC3상 방식을 이용하면 테슬라 모델S도 충전을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전기차 운행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S의 경우 워낙 고용량 배터리인 탓에 충전에만 5~6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시간이 길어지면 전기차 활용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테슬라는 첫 전시장을 연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와 두 번째 전시장인 서울 청담 스토어,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등 전용 충전설비를 마련했거나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충전기들은 완속충전기인 데스티네이션 차저로, 완전충전까지 무려 14시간이 걸린다. 배터리를 75분 만에 채우는 수퍼차저의 경우 출고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6월 이후에 국내 다섯 곳에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광화문 그랑서울 등 약 25개소에 들어선다.

테슬라의 국내 진출은 잔잔한 물과 같은 국내 전기차시장에 돌을 던진 효과가 될 수도 있다.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사나 수입차회사들도 적극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이미 국산차는 대부분 전기차 라인업을 갖고 있긴 하다)을 확보하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 테슬라가 게임 체인저를 자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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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 현재 테슬라 충전 현황(출처 : 테슬라 홈페이지)

이와 관련,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혁신을 상징하고, 인지도가 높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 차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내 무대를 밟았다는 부분 그 자체는 물론 환영받을 일이다. 그래도 테슬라가 전기차시장의 활성화를 단번에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대중 전기차인 모델3의 출시일정도 아직 불확실한 상태고, 이전엔 무료였던 전용 급속충전 스템 수퍼차저도 올해부터 유료로 전환된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