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리즈, 55번 고속도로, 555km

더 이상 좋아질 수 있을까 싶었던 5시리즈가 다시 한 번 진화했다. 7세대 530i를 몰고 55번 고속도로를 555킬로미터 넘게 달렸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1972년. 세상에 없던 5시리즈가 등장했다. 운전재미 출중한 고급세단 3시리즈로 톡톡히 재미를 본 BMW는 넉넉한 실내공간으로 온 가족이 즐거울 수 있는 패밀리세단을 내놓은 것이다. 5시리즈의 인기는 좋았고 반응은 뜨거웠다. 여섯 번 진화하는 동안 전세계에 760만 대가 넘게 팔렸다. 그리고 지금, 농익을 대로 농익은 7세대 5시리즈가 진일보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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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한가운데 신형 5시리즈가 서있다. 얼핏 보고 7시리즈인 줄로 착각했다. 5미터에 육박하는 차체는 육중했고 존재감은 남달랐다. 커지면서 길고 낮아진 차체는 더 넓은(특히 뒷좌석) 실내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무게는 최대 100킬로그램 가까이 줄었다. 물리법칙의 상식을 거슬렀다. ‘BMW 이피션트 라이트 웨이트’란 이름의 경량화 설계 철학이었다. BMW는 이 컨셉트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경랑화에 집중했다. 성공적인 체중감량은 연비와 운동성능을 높였고, 다양한 편의장비를 더 많이 품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차값에 비해 실내공간과 뒷좌석이 협소하다던 어리광도 이젠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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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프리미엄 패밀리세단인 신형 5시리즈라고 해서 전매특허인 운전재미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안락하면서도 운전이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참고로 신형 5시리즈의 공기저항계수는 0.22Cd. 라이벌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치는 설계와 디자인이 얼마나 치밀한가의 방증이었다.

디자인수석 카림 하비브는 5시리즈의 새로운 디자인을 이렇게 평가했다. “충분히 성숙하다. 자신감 넘치도록 세련미 넘치며 다이내믹한 인상을 품었다. 품격 넘치면서 정교한 디자인에 심미적 매력과 기능성을 동등하게 결합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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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씬하고 매끈한 디자인은 공기저항이 두렵지 않아 보였다. 더 크고 우람해진 키드니 그릴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필요할 때만 문을 열어 열을 식힐 뿐, 평소에는 그릴 사이의 문을 닫아 공기저항을 최소화했다. 7시리즈에서 먼저 선보인 액티브 에어 플랩 컨트롤을 5시리즈에도 넣은 것이다. 공기저항에서 자유로워진 BMW는 디자인 아이콘 키드니 그릴을 과감하게 키워 존재감을 과시했다. 얇고 섬세하게 다듬은 헤드램프를 프런트 그릴까지 이어 붙여 커진 차체를 더 낮고 넓게 보이도록 스타일링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M 스포츠범퍼를 모든 모델에 달아 역동적이면서 공격적인 카리스마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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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선명한 인상은 옆모습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두 줄의 캐릭터라인과 하단 에어브리더는 선과 면을 정교하게 가르면서 퍼졌다가 다시 모였다. 선과 면들의 조합이 서있어도 달리는 듯 드라마틱한 멋을 냈다. 트렁크 가운데로 깊게 파고든 L자형 테일램프는 더 미끈해졌고, M범퍼 양끝에 달린 듀얼머플러는 낮고 넓어진 차체에 세련된 마초의 남성미를 첨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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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큰 틀에서 기존 구성을 유지했지만, 또 모든 것이 새로웠다. M 스포츠 패키지는 천장을 검정으로 둘렀고 M 스포츠 스티어링 휠로 무장했다. 질 좋은 가죽으로 감싼 대시보드와 우드트림, 주행모드에 따라 디자인과 구성을 달리하는 디지털계기반, 더 크고 선명해진 10.25인치 와이드 모니터, 터치로 쉽게 다룰 수 있는 공조장치, 기어노브 옆 주행모드 셀렉트 버튼, 두툼하고 매끈해 손에 착착 감기는 스티어링 휠 위로 인간공학적으로 배치한 반자율주행 버튼, 취향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무드램프 등, 레이아웃은 익숙하지만 디자인과 소재 등을 새롭게 해 참신하게 변한 실내에 한동안 빠져들었다. 나파가죽에 퀼트와 스티치까지 넣어 온몸을 폭 안아 탄탄히 떠받치는, 탐나는 시트는 또 어떻고.

1417숙성된 프리미엄 패밀리세단은 7시리즈 부럽지 않은 편의장비로 차고 넘쳤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톰 크루즈처럼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르며 인포테인먼트를 다룰 수도 있었다. 제스처 컨트롤은 또 다른 미래를 제안했다. 모니터 속 기능들은, i드라이브 컨트롤러는 물론 손가락 터치로도 즐길 수 있다. 앞유리에 다양한 정보를 비춰 보여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는 디자인과 색이 더 화려해졌고 주차가 스트레스인 운전자들을 위해 알아서 자동주차하는 파킹 어시스턴트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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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모델을 개발하면서 정밀도와 마감품질을 크게 높였다. 또한 디스플레이와 조작 컨셉트도 혁신했다. 그 결과 이상적인 비즈니스세단이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신형 5시리즈가 탄생했다” 디자인총괄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의 설명에 힘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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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버튼을 눌렀다. 잠에서 깬 530i는 부드럽고 정숙했다. 트윈파워터보로 힘 좀 쓰는 2.0리터 가솔린엔진은 매끈하게 피스톤을 움직였다. 팽팽하게 긴장한 가속페달. 무게를 싣자 반응은 단호했다. 커다란 차체가 박력 넘치게 뛰쳐나갔다. 252마력과 35.7kg·m 토크의 2.0리터 엔진은 530i를 호기롭게 밀어댔다. 묵직하고 부드러운 하체감각은 패밀리세단과 잘 어울렸다. 부드럽지만 울렁거리지 않았고, 단단하지만 경박하지 않았다. 거친 노면에서 이따금 통통거리는 건 안전을 위해 순정으로 선택한 런플랫 타이어의 탓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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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단 자동변속기는 구렁이 담 넘듯 톱니를 바꿔 물며 효율적으로 타이어에 힘을 전했다. BMW의 네바퀴굴림시스템 x드라이브는 각각의 바퀴에 시의적절하게 힘을 나눠 쓰며 언제 어디서나 안정적이고 안락하게 달렸다. 코너든, 급가속이든 개의치 않았다. 약간이지만, 주도면밀한 안정감은 뒷바퀴굴림 특유의 스릴과 재미를 빼앗았다. 프리미엄 패밀리세단에게는 짜릿한 스릴보다 믿음직한 안락함이 더 잘 어울릴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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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서대구IC를 잇는 55번 고속도로를 타고 왕복 555킬로미터를 훌쩍 넘게 달렸다. 새벽부터 밤까지 530i와 함께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럼에도 피곤은 생각보다 덜했다. 훌륭한 기본기와 인간공학적 안락함이 이유지만, 가장 큰 조력자는 자율주행시스템 덕이었다. 완벽한 자율주행에 다가선 BMW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시스템은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었다. 스테레오카메라가 레이더 및 초음파센서로 시시각각 주변을 살피며 안전하게 움직였다. 차로 한가운데를 정직하고 부드럽게 잘도 달렸다. 직선은 물론 코너도 어렵지 않았다.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는 차선을 유지하며 항속하는 것은 물론 방향지시등만 켜면 알아서 차로도 바꿨다. 스티어링 휠에서 두 손을 떼도 최대 약 1분간 알아서 달렸다. 설정속도 안에서 앞차와의 거리유지도 정확했다. 스티어링 휠에 가볍게 한 손만 얹어두고 슬쩍슬쩍 힘만 보태면 기능을 유지하는데 충분했다. 운전석에 앉아 동승차처럼 유유자적 편안히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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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동안 천 킬로미터 가까이 달리며, 보고 듣고 경험하며 집중하고 고민했다. 화려하게 부활한 신형 5시리즈를 몇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을까? 대형화와 경량화, 자율주행쯤 될 것이다. BMW는 어른 다섯이서 전국여행을 나서도 좋을 만큼 넉넉한 실내와 트렁크를 선물했다. 그러면서 100킬로그램 가까이 무게를 줄였다. 더 커진 차체가 더 사뿐하게 움직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율배반이다. 하지만 경험하면서 수시로 감탄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던 5시리즈가 7세대로 주도면밀하게 진화하면서 프리미엄 패밀리세단의 새 기준을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BMW의 능력이자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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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uper Light & Aero Dynamic

첫 번째 특징은 바로 경량화. 설계단계부터 체중감량을 목표로 했고,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고장력 강판을 폭넓게 사용해 체질개선을 이루었다. 트림에 따라 최대 100킬로그램까지 몸무게를 줄여 높은 연료효율성은 물론, 차체 구석구석 매만져 동급최강 공기저항계수 0.22Cd를 획득했다. 그 결과 BMW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성공했다.

2. Efficient Dynamic

BMW의 핵심가치는 궁극적인 운전의 즐거움. 하지만 운전의 즐거움만 논하기에는 환경규제의 벽이 너무나 높아진 이때, BMW는 성능과 효율 모두 높은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5시리즈 엔진라인업은 2.0~3.0리터에 이르기까지, 가솔린과 디젤로 폭넓게 마련했다. 모두 BMW 트윈파워터보기술로 새롭게 매만져, 190~340마력, 35.7~45.9kg·m의 알찬 성능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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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Ultimate Autonomy

BMW 궁극의 자율주행기술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스테레오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센서 삼인방의 도움을 받으면, 운전자가 손 하나 까딱 않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210km까지 달릴 수 있다. 스스로 차선을 감지해 차로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모습이 대견하다. 차로변경? 원하는 방향으로 방향지시등만 딸칵 켜보시라. 위험요소만 없다면 스스로 해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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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ouch Me By Your Finger

신형 7시리즈는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명령을 수행하는 제스처컨트롤 기술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기술을 온전히 이어받은 5시리즈는, 이에 더해 10.2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까지 품었다. 화면을 쓸어 넘기거나, 두 손가락으로 줌 인, 줌 아웃도 지원한다. 똑똑해진 5시리즈는 이제, 드라이브 컨트롤러, 사용자의 목소리, 손짓, 손가락 끝 미세한 반응 모두에 즉각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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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Watch My Car Anywhere

BMW 커넥티드는 말 그대로 차와 나의 연결고리. 이전보다 더욱 똑똑해진 커넥티드시스템 덕분에 이제 우리는, 혹여나 소중한 내 차가 상처 입지 않을까 싶은 걱정을 접어둘 수 있다. 이유인즉슨, BMW 커넥티드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 24시간 내내 스마트폰 액정을 통해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시야로 내 차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특별한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