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안개등은 안녕하십니까?

자동차를 살펴보면 안개등에 불이 들어와 있는 차들을 종종 볼 때가 있다. 왜 안개등을 켜고 다니느냐고 물어보면 “멋있어서”라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살펴보면 전방 안개등의 비추는 방향은 앞면 진행방향을 향하도록 하고, 차의 좌우 양쪽에 한 개씩 설치해야 한다. 또 안개당 하나당 밝기는 940칸델라 이상, 1만 칸델라 이하여야 하며, 백색 또는 황색 전구(양쪽 색상 동일)를 넣어야 한다. 위치는 전구의 가장 낮은 쪽이 지상 25센티미터 이상에 있어야 하는 동시에, 전구 가장 위쪽은 상향등 위치와 같거나, 그 아래에 좌우 평행하도록 넣는다.

같은 규칙에는 헤드램프 밝기도 규정하고 있다. 1만5천 칸델라에서 11만2천500칸델라 이하. 이렇게 안개등과 헤드램프의 밝기에 차이를 두는 이유는 두 램프의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안개등은 이름 그대로 안개나 비, 눈이 오는 악천후 상황에서의 시야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운전자에게 위치를 알리는 역할이다. 특히 안개가 많이 낀 날에는 빛이 방향성을 잃고 흩어지는 산란현상이 일어나, 지향성이 뛰어난 전구는 반대로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그래서 정확한 방향성을 지닌 헤드램프와 다르게, 안개등은 다소 빛이 퍼지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빛의 산란현상이 일어나도 광범위하게 주변을 밝힐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일상주행 때 안개등을 켜면 빛이 퍼지는 특성 때문에 오히려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후방 안개등은, 많은 운전자가 존재조차 잘 인식하지 못해 문제다. 무심결에 켜놓으면 뒤따라오는 운전자의 눈을 사정없이 공격하기 때문이다. 간혹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후방 안개등은 전방의 그것보다 규칙이 까다롭다. 후방 안개등은 두 개 이하의 전구, 밝기는 150칸델라 이상 300칸델라 이하, 적색, 지상 25센티미터 이상 100센티미터 이하, 브레이크 램프에서 10센티미터 간격 유지, 전방 안개등과 연동 점등 또는 전방 안개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별도 작동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제원

다양한 색상의 오징어가 보이는가? 왼쪽부터 전조등(초록색), 상향등(파란색), 안개등(물결무늬)

그렇다면 안개등이 들어와 있거나, 들어오지 않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계기반을 보면 답이 나온다. 보통 전구 관련한 계기반 표시는 모양 탓에 ‘오징어’로 쉽고 재미있게 부르는데, 전조등이 들어오면 ‘초록’ 오징어, 상향등이 켜졌으면 ‘푸른’ 오징어로 구분한다. 안개등도 비슷한 모양이지만 전방 안개등의 경우 오징어 다리가 왼쪽에 자리하고, 후방 안개등은 다리가 오른쪽에 있다. 또, 물결 모양이 오징어 다리를 세로로 관통하고 있으면 안개등이라는 의미다.

시야확보라는 안개등의 원래 목적에 따라 야간에 전조등과 함께 안개등을 켜놓은 경우도 있다. 어느 정도 보조는 될 수 있지만, 가로등이 많은 도심 등지에선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게 정설. 설령 가로등이 없는 곳일지라도 전조등만으로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Switch for automatic headlights in car.

물론 안개등을 평소에 켜고 다닌다고 해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처벌은 존재하지 않는다. 도로 위 매너일 뿐. 그러나 만약 밝게 개조를 한다면 처벌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의 과태료를 매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