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달리고 싶다면? 접이식 자전거가 제격

<카>에서 무동력 이동수단을 다루게 될 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여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자전거를 달리며 맞는 바람만으로 계절의 시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물론 공기의 성질을 따지자면 복잡한 화학기호와 미세먼지로 크게 다를 것도 없겠지만,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흘린 땀방울이 에어컨보다 시원한 맞바람을 선사한다. 대개는 라이딩도 즐기고 운동도 할 겸 자전거를 장만한다. 그렇게 시작한 자전거 취미가 점점 장비 자랑으로 바뀌게 된다. 1년 사이 자전거를 두 번이나 바꾸고, 스틸, 알루미늄, 카본 순서로 자전거는 부쩍 가벼워졌지만 몸무게는 그대로다. 자전거를 두고 너무 진지할 필요 없다. 소재나 기술이 아니라 라이딩 자체를 즐기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단언컨대 가볍게 라이딩을 즐기기에는 접이식 자전거만한 게 없다. 일반 자전거보다 작은 사이즈, 반에 반으로 접으면 자동차 트렁크가 됐든, 시트 위가 됐든 가뿐하게 실을 수 있다. 휴대성이 좋다는 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 이제 오토캠핑을 떠나서 라이딩을 만끽하거나, 가벼운 마음으로 출퇴근도 할 수 있다. 접이식 자전거는 그야말로 생활밀착형 취미이자, 공해 없는 착한 이동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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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RYME SD 8inch
캐리미는 버디, 리치, IF 등 다양한 접이식 자전거 브랜드를 거느린 퍼시픽사의 야심작이다. 캐리미의 목표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펼쳐 빠르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최고의 이동수단이 되는 것. 때문에 바퀴도 프레임도 최대한 작고 슬림하게 디자인했다. 첫 모델은 삼륜 자전거로 노인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나왔다. 그 때문인지 캐리미는 단 세 가지 동작이면 간편하게 접고 펼 수 있다. 또한 기어와 체인, 휠 등 부품을 모두 같은 비율의 캐리미 전용으로 디자인해 8인치 작은 휠로도 일반 자전거 못지않게 빠르게 달릴 수 있다. SD는 캐리미의 대표모델이다. 기어는 없지만 빠르고 경쾌한 몸놀림을 자랑한다. 또한 완전히 접으면 일자 형태가 되어 만원 전철, 버스 등 어떤 환경에서도 부담 없이 휴대하기 좋다.

프레임 알루미늄

기어 1단

브레이크 드럼

무게 8.4kg

가격 8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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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DA SX QR+
1987년, 세상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의 접이식 자전거가 등장했다. 브랜드 개발자 마크 샌더스는 새롭고 튼튼하면서도 재미있는 자전거를 만들고자 했다. 여기에 접이식 유모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쉽게 펴고 접으며, 휴대가 간편한 기능성까지 더했다. 스트라이다는 수많은 스케치 과정에서 삼각형 형태의 자전거로 완성했다. 자전거를 타다가 쉽게 접어 버스나 지하철 등을 탈 수 있는, 도심에 최적화된 접이식 자전거다. 특히 기능적인 요소와 심미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며,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 SX QR+는 18인치 휠셋을 달아 남자가 타도 작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기존 제품보다 뛰어난 주행성능을 자랑하고, 스트라이다 특유의 라쳇 소리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덕분에 더 즐겁고 경쾌한 라이딩을 경험할 수 있다. 짐받이의 하중은 최대 10킬로그램. 웬만한 장바구니 정도는 가뿐히 실을 수 있는 실용성까지 겸비했다.

프레임 알루미늄

기어 1단

브레이크 기계식 디스크

무게 9.8kg

가격 79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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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mpton M6R
1975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수작업으로 완성되는 브롬톤 자전거. 오랜 역사와 전통적인 폴딩 구조로 현재까지 가장 클래식한 접이식 자전거로 통한다. 브롬톤 M6R은 도시에서 완벽한 커뮤터 역할을 지향한다. 6단 허브기어는 미니벨로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경쾌한 주행성능을 자랑하고, 똑똑한 폴딩설계로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접을 수 있다. 접었을 때 브롬톤은 더 매력적이다. 지하철을 타거나, 사무실 책상 아래에 두거나, 자동차 트렁크에도 쏙 들어가는 실용성을 경험하면 누구나 브롬톤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다. 더할 것 없이 순수한 디자인은 브롬톤의 또 다른 백미. 시선을 자극하는 12가지 컬러, 접거나 펴거나 예쁜 디자인, 개성 있는 커스텀 오더가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프레임 스틸

핸들바 타입 M타입

기어 6단 허브기어

짐받이 R버전(머드가드 + 리어랙)

가격 247만 원


BIRDY: New birdy standard 9 disc
버디는 프레임과 프레임을 연결하는 피봇포인트로 폴딩하는 자전거다. 프레임을 접는 일반적인 접이식 자전거에 비해 높은 강성과 가벼운 무게, 아름다운 보디라인을 자랑한다. 하지만 버디의 진짜 매력은 페달을 굴려봐야 비로소 느낄 수 있다.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입은 것처럼 자전거와 한 몸이 되어 달리는 그 느낌. 이제야 평생 함께 달려줄 친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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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디자인과 부담 없는 사이즈’ 리뷰로 버디를 고른 이유는 간단했다. 그런데 왠걸, 버디는 단순히 예쁘기만 한 자전거가 아니었다. 버디는 자전거 앞뒤 쪽에 모두 서스펜션이 있는 일명 ‘풀쇼크’ 자전거다. 풀 서스펜션은 험로를 오르는 산악용 MTB에 주로 쓰인다. 그 이유는 앞뒤로 충격을 나눠 안장으로 전해지는 충격을 줄이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기능이 접이식 미니벨로인 버디에도 올라가 있다. 미니벨로는 집 앞 카페를 가기 위한 마실용 자전거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버디를 만나고 그런 고정관념은 버리기로 했다. 달리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이 작은 괴물은 중심축이 지면에서 단 299밀리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무게중심이 낮으니 속도가 붙는 내리막에서 힘껏 페달을 굴려도 주행이 안정적이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두렵기보다는 짜릿함이 커졌다. 보기만 해도 짜증 나는 언덕길도 기어를 내리고 페달을 밟으니, 가뿐하게 올라간다. 특히, 엄지손가락만 까딱하면 기어레버가 손가락에 닿아 편하게 변속을 할 수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촬영 때문에 멈췄다 달리는 것을 반복해야 했는데, 처음 가속할 때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다른 모델에 비해 덜했다. 하지만 한 번 가속이 붙으면 옆으로 지나가는 로드사이클을 어렵지 않게 따라갈 만큼 재빨랐다. 자동차에 비교한다면, 미니 같다고 할까? 작고 귀여운 외모 뒤에 숨겨진 강력한 성능도 꼭 닮았다. 제발 닮지 말았으면 하는 사악한 가격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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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일 높은 기어 단수로 올린다. 2 앞바퀴부터 접는 걸 추천한다. 자전거 앞바퀴를 살짝 들어서 연결 부분에 있는 폴딩 레버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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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핸들을 몸쪽으로 꺾은 후, 바퀴를 그대로 말아 올린다. 뒷바퀴를 접기 전, 안장을 길게 빼준다. 4 연결 부분 폴딩 레버를 들어올리면 뒷바퀴가 자동으로 말아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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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안장을 밑으로 다시 넣고, 핸들바 부분을 풀어서 접으면 끝. 6 모두 완벽하게 접혔을 때의 모습. 무게는 10.9킬로그램, 생각보다 꽤 나가는 편이다.

: 안효진


STRIDA: SX QR+
스트라이다, 영리한 삼각형을 타는 즐거움. 100년이 넘도록 자전거는 똑같은 형태였다. 하지만 스트라이다는 완전히 상식을 뒤엎은 자전거다. 세모난 프레임과 작은 바퀴가 선사하는 간편한 기동성을 온전히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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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뭐 이런 자전거가 다 있나 싶었다. 작은 바퀴로 봐서는 어린이용 자전거인가 싶기도 하고, 세모난 프레임 위에 올라 페달을 돌리는 모습이 조금은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간결하게 접힌 모습을 목격한 순간, 이 자전거의 진짜 매력을 발견했다. 커다란 세모 프레임은 완벽하게 일자로 포개졌다. 두 바퀴는 하나처럼 찰싹 달라붙었다. 게다가 앙증맞은 핸들바까지 고이 접자 심플한 손수레로 변신했다. 사람들은 이 자전거를 ‘스트라이다’라고 불렀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나는 아름답다는 표현에 공감할 수 없었다. 폴딩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깔끔했지만, 정작 타고 다닐 때 엉성한 라이딩 포지션이 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리한 삼각형임에는 틀림없었다. 게다가 접는 방법도 너무 쉬웠다. 누구나 한 번만 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었고, 펴고 접는 데는 단 1분도 안 걸렸다. 처음 스트라이다에 올라 페달을 돌리는 데, 삼각형 프레임 위에서 재롱을 부리는 기분이었다. 상체를 세우고 팔을 앞으로 뻗으며 달리는 모습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짧은 핸들바는 제멋대로 휙휙 돌아갔다. 중심을 제대로 잡으려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탈 줄 안다면 누구나 금세 익숙해질 것이다. 스트라이다는 경쾌하게 달렸다. 기어도 없고 벨트로 구동하는 간단한 구조지만, 그래서 더 가볍게 도로 위를 누빌 수 있다. 물론 언덕을 만나면 땀 좀 빼야 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힘들면 스트라이다를 고이 접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에 오르면 그만이니까. 당분간 스트라이다로 출근할 생각이다. 설마 민폐가 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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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레임 고정핀을 해제한다. 2 ‘탈칵!’ 두 바퀴를 포개어 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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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래 프레임을 들어 올려 프레임 사이에 끼운다 4 레버를 풀고, 핸들바를 접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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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