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변화는 성공적

SUV의 명가 랜드로버에서 신형 디스커버리를 소개했다. 디스커버리는 28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랜드로버의 정통 SUV. 서열로 따지면 레인지로버 아래지만, 보다 터프한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하며 랜드로버의 허리 역할을 도맡는다. 새롭게 선보인 디스커버리는 혁신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기존의 각진 디자인을 탈피. 부드러운 선으로 몸매를 가다듬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무게를 대폭 줄였으며, 고급스러운 장비로 실내를 치장했다. 과연 신형 디스커버리의 변화는 성공적일까? 랜드로버가 마련한 ‘올 뉴 디스커버리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통해 직접 알아보았다.

새로운 디자인, 여전히 매력적인가?

특유의 각진 디자인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4세대 디스커버리

특유의 각진 디자인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4세대 디스커버리

기존의 디스커버리는 레인지로버와 노선을 달리했다. 무엇보다 각을 살린 ‘박스카’ 디자인은 디스커버리의 전통이자 매력. 하지만 신형은 예리한 모서리를 부드럽게 가다듬었다. 문제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기존 디스커버리에 익숙했던 랜드로버 팬들은 불만을 토로했고, 오히려 구형 디스커버리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매끈한 보디라인이 아직 낯설다

매끈한 보디라인이 아직은 낯설다

신형 디스커버리의 우람한 풍채는 여전하다. 즉, 커다란 면적을 그대로 드러낸 실루엣은 유효하다. 하지만 모든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었다. 전면은 더욱 날렵한 모습이다. 형태에 따라 얇고 예리한 헤드램프와 그릴을 받아들였다. 과거와 비교하면 첫인상부터 완전히 다르다. 보수적인 과거를 청산하고, ‘올 뉴’라는 수식어처럼 젊고 신선하다. 그래서 매력적이냐고 물으면? 답은 그렇다. 비록 박스카 고유의 클래식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다분히 시대를 반영한 매력적인 변화다.

거짓 없이 합리적인 7인승인가?

우리는 많은 자동차 브랜드의 승차정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들은 비좁은 실내에 시트만 마련하고서 7인승이다, 9인승이다 자랑하기 바빴다. 그래서 우리는 신형 디스커버리의 3열 시트부터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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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두 명이 앉기에도 충분하다. 단, 드나들 때 허리조심!

결론부터 말하면 디스커버리의 실내공간은 탁월하다. 물론, 3열까지 말이다. 시트 구조는 2+3+2. 3열 공간은 성인 둘이 타기에도 모자람이 없었고, 헤드룸까지 넉넉하다. 다만, 3열에 타기 위해선 2열 시트를 앞으로 밀고 타야 하는데, 모두 접어도 출입구가 너무 비좁다. 요가선수가 아니라면 담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내는 어떤 변화를 받아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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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인은 철저히 랜드로버의 전통을 따른다. 즉, 남성적이고 간결하며 한결 고급스러워졌다. 특히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적절하게 아우른 인터페이스가 압권. 보기에도 쓰기에도 모두 좋았다. 시트포지션은 여전히 높다. 레인지로버에서 누릴 수 있는 우월한 시야도 덤이다. 다만, 서열을 의식한 품질 한계가 있다. 트림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큰 만큼, 촉촉한 가죽과 빛나는 인테리어 트림을 두르려면 톡톡히 값을 치러야 한다.

압도적인 주행성능?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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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는 61.2kg·m다

국내에 들어온 디스커버리의 엔진은 직렬 4기통 인제니움, V6 터보디젤로 두 가지다. 최고출력은 각각 240마력, 258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51.0kg·m, 61.2kg·m다. 수치상 큰 차이는 아니지만, 회전질감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V6 디젤엔진은 확실히 조용하고 부드럽게 돌아간다. 트랜스미션은 모두 8단 자동. 똑똑한 변속과 함께 네바퀴를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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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디스커버리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 우리가 몰았던 시승차는 TD6 HSE 퍼스트 에디션. V6 디젤엔진의 품격을 면면히 풍기며 윤택한 출력으로 차체를 이끈다. 아스팔트 위에선 한결 매끈한 승차감을 발휘했는데, 이는 480kg 감량한 알루미늄 플랫폼과 새로운 서스펜션이 이룬 결과다.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 조합은 효과적인 노면 추종성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뽐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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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랜드로버의 장기를 경험할 기회가 주어졌다. 양재 화물터미널에 마련된 각종 인공구조물을 통해 디스커버리의 오프로드 능력을 검증하는 시간이다. 어김없이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가 든든한 후원자로 나선다.

도심 한복판에서 아찔한 가상 오프로드가 펼쳐졌다. 가파른 경사로, 비대칭 노면, 도강체험 등 다양한 인공구조물이 디스커버리를 가로막았지만, 정작 디스커버리 안은 평온하다. 운전자는 전혀 긴장할 필요가 없다. 노면에 맞춰 다이얼만 조절하면 디스커버리가 알아서 지형을 파악, 때때로 바퀴가 미끄러지고 차체가 기울어졌지만 금세 트랙션을 찾으며 인공구조물을 주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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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을 타고 넘는 이색 오프로드 체험도 이어졌다. 디스커버리에 적용된 에어서스펜션은 최대 7.5센티미터까지 차고를 높이고,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가 험준한 노면을 다스렸다. 우리를 가장 긴장시킨 코스는 바로 좌우 노면이 불규칙한 범피코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땅은 진창으로 변했다. 하지만 두 개의 바퀴가 허공에 떠 있는, 그야말로 위기의 순간에도 냉정하게 코스를 빠져나왔고, 바퀴가 모두 물에 잠기는 웅덩이조차 디스커버리를 막지 못했다.

과감한 변화를 선택한 신세대 오프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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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디스커버리의 변화는 성공적이다. ‘클래식’이라는 유혹을 힘겹게 떨쳐내고, 과감하게 선택한 진보적인 변화는 어색함 없이 녹아들었다. 디스커버리의 장점은 성인 7명까지 제대로 품을 수 있는 크기와 랜드로버 혈통을 계승한 압도적인 오프로드 능력이다. 비록 새로운 얼굴이 낯설지만, 디스커버리의 강인한 주행 성능을 맛보고 나면 대안을 찾기 힘들다. 물론, 값비싼 디스커버리를 몰고서 험준한 늪지로 뛰어들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