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자동차, 그리고 공룡이 있는 제주

27개월 된 아들 녀석. 좋아하는 것도 많다. 그중 비행기, 자동차, 상어, 그리고 공룡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자동차는 잠자리에 들 때 손에 꼭 쥐고 있고, 비행기는 문 밖에서 머리만 들면 항상 떠있다(김포에 살고 있으니까). 상어는 실제 아쿠아리움에서 본 이후로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 공룡은 (나도 본 적은 없지만) 티라노사우르스의 매서운 이빨에 매료된 듯하다. 이 네 가지만 있으면 온종일 혼자서도 잘 논다. 창문 밖에 비행기가 지나가면 내 손을 잡아끌며 보여주고, 자동차 경음기 소리가 들리면 ‘빠방’ 지나간다고 한다. 공룡 장난감을 들고 공원 잔디밭에 풀어 놓기도 하고, 상어 인형은 목욕시간에 꼭 들고 들어가는 아이템이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제대로 놀아주지 못한 미안함을 한번에 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렇다. 자동차, 비행기, 공룡, 상어를 한번에 모아야 한다. 이 모든 걸 체험할 수 있는 장소? 제주다. 그렇게 아들과의 데이트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오전 6시. 졸린 눈을 비비며 깨어난 아들. 공룡 보러 가자는 소리에 배시시 웃는다. 공항에 도착, 커다란 유리 너머로 보이는 비행기에 “우와~ 크다” 소리만 연발한다. 이륙하는 비행기가 있으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감상을 한다. 50분 내외의 짧은 비행시간 동안 얼마나 만족할 지 모르겠지만(비행시간 내내 부족한 아침잠을 잤다), 공항에서 비행기 구경을 실컷 한 것만으로도 점수는 많이 땄다.

칵투스와 제주를 누비다

그렇게 도착한 제주. 렌터카를 받기 위해 셔틀 구역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아이는 싱글벙글이다. 우리가 선택한 렌터카는 푸조(시트로엥). 수입차 자체적으로 렌터카 사업을 한다는 게 흥미롭다. 푸조(시트로엥) 렌터카를 선택한 이유는, 모든 자동차가 총 주행거리 1만 킬로미터 이하, 제주도 내 푸조 딜러(서비스센터)와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항상 좋은 컨디션이라고 입소문이 자자하기 때문. 또한, 전문적으로 세차하는 업체를 쓰기 때문에 언제나 신차 같다는 점이다. 당연히 깨끗하기에 아이와 함께 여행을 즐기기에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푸조렌터카를 이용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80퍼센트 할인 프로모션! 푸조렌터카는 자사 자동차를 보유한 고객과 렌터카 재이용 고객에게 무려 80퍼센트나 할인해주는 ‘대박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예전에 피카소를 빌린 적이 있었기에 큰 덕을 보게 됐던 것. 어찌 보면 이번 프로모션 때문에 1개월 가량 빨리 여름 휴가를 계획했는지도 모르겠다.

주차장 1구역에 시트로엥 피카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셔틀 직원은 매우 친근하게 “비행기 재미있었냐” 꼬맹이를 반겨준다. 렌터카 사업소까지 가는 중에도 안락하고 편안한 운전솜씨가 피카소와 참 잘 맞아들었다.

푸조렌터카 사업소는 규모가 매우 크다. 커다란 주차공간에 큰 셔틀버스까지 준비돼 있다. 사업소 내부는 매우 깔끔한 인테리어로 자동차판매 전시장 같다.

다행인 점은 상담하는 동안 아이가 놀 수 있는 놀이방까지 준비되어 있다는 점. 덕분에 내 다리를 잡고 보채는 일도 없었다. 오히려, 놀이방에서 나오기 싫어해 빨리 떠나자고 내가 보챘다.

문 앞에 우리가 빌린 C4 칵투스가 서있다. 차를 고를 때 아이와 함께 모니터 앞에 앉아 어느 게 마음에 드냐고 물어봤을 때 대번에 고른 차가 칵투스다. 처음부터 아이를 위한 여행이니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 담당직원이 칵투스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며 즐거운 여행을 기원해준다.

누적거리가 1천800킬로미터 운행한 신차다. 그러고 보니 여행과 칵투스는 참 닮았다. 글러브박스는 여행용 캐리어를 연상케 하고, 도어캐치는 여행용 가방손잡이를 테마로 했으니 말이다. 아이의 눈은 정말 정확한가 보다.

커다란 공룡을 만나 행복해지기

렌터카사업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공룡 테마파크가 있기에 우선 그곳으로 이동! 아이는 실제로 거대한 공룡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보통 카시트에 앉으면 5분 내로 잠들었는데, 오늘은 다르다. 진짜 공룡이 있으면 좋겠는데….

테마파크에는 나와 비슷한 처지(?)로 보이는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들은 공룡이 보일 때마다 탄성을 내지르며 만져보기도 하고 교감을 나눴다. 모두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테마파크를 찾았으리라.

덩치가 큰 공룡은 카메라에 담기도 힘들 정도였다. 아이와 함께 다니며 나도 모르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하다. 함께 사진도 찍고, 역할 놀이까지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시간을 그렇게 돌아다녔다. 습한 날씨로 땀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TV나 장난감으로 보던 공룡을 대하는 아이 모습이 너무 좋았다.

비행기, 자동차, 그리고 공룡. 이제 남은 건 상어다. 솔직히 대형 수족관이 아닌 이상, 상어를 보기는 힘들다. 대신, 탁 트인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배’가 오늘 상어 역할을 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바다를 본 적 없는 아들을 위한 이벤트다. 서귀포 쪽으로 방향을 잡고 아들과 드라이브 시작!

그렇게 차를 타고 이동 중, 7월 완공 목표인 푸조(시트로엥) 박물관 발견!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깐 구경이라도 먼저 해봤다. 앞마당에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에펠탑이, 주차장 부근에는 이런저런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참고로 푸조(시트로엥)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제주에 박물관을 짓고 올드카 50여 대와 판매 중인 차 등 그들의 역사를 관람객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푸조의 렌터카사업도 돈을 벌 목적보다는 고객들에게 휴가지에서 그들의 차를 느끼게 해주려는 전략이고, 2차 계획은 박물관인 것이다. 분명 한 차원 높은 마케팅이다.

상어, 말들과 교감하기

서귀포에 들러 끼니를 해결하고, 성산으로 이동 상어(?)와 말들을 구경했다. 아이는 겁도 없이 말에게 ‘안녕’이라며 말을 걸며 다가갔지만, 말의 뒷발차기가 무엇인지 아는 나는 5미터 거리에서 아들을 말릴 수밖에 없었다. 쪼그려 앉아 풀을 뜯는 말에게 많이 먹으라는 아들, 빡빡하게 돌아가는 사회생활에 찌든 나에게는 나올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아들과의 데이트, 어찌 보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닌데 진작에 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가장들이 많으리라. 평소 잘 놀아주는 아빠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했더라면 더 늦기 전에 꼭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함께 하길 바란다. 아이는 생각보다 빨리 큰다. 이 순간을 놓치기에 아이가 너무 예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