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he 1980’s

한때 <응답하라> 시리즈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시나리오가 좋았고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한몫했지만, 과거를 깨알같이 재현한 배경과 소품이 우리를 웃게 했다. 맞다. 조금은 촌스러워도 추억을 자극하는 턴테이블과 필름 카메라에 여전히 우리는 열광한다. 아끼는 LP판을 턴테이블에 올려 재생 바늘을 옮기는 일.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을 때마다 태엽을 감아 필름을 넘기는 일. 복잡하고 번거로워서 사라진 과정이, 어느덧 음악을 듣는 재미와 사진을 찍는 재미로 다가온다. 촌스러움과 빈티지(Vintage)함은 그야말로 한 끗 차이다. 그때는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디자인이 이제는 예쁘고 귀엽다. 때로는 번거로워서, 잡음이 들려서, 사진이 흐릿해서 푸념했던 기억이 어느덧 감성을 자극한다.

Analog Life & Picture

사진은 모든 순간을 기록하는 수단이자 추억을 나누는 방법. 어릴 적 찍었던 흐릿한 사진 한 장 품고 있지 않은 이가 있을까? 옛것으로 회귀하는 레트로 열풍은 카메라에도 어김없이 불었다. 사진이 인화되기를 기다리는 설렘, 빛바랜 사진의 감성, 즉석카메라에서 뽑아내는 추억의 순간들. 감성을 자극하는 레트로 카메라들을 만나보자.

스치듯 보면 옛날 필름 카메라처럼 생겼지만, 속내는 2430만 화소 센서를 품은 미러리스 디지털카메라.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든 작고 가벼운 보디에 촬영 기능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 104만 화소의 틸트식 LCD 모니터까지 갖추었다. 4K 동영상 촬영도 가능한 건 비밀. 후지필름 X-T20 보디 99만9000원.


1.옛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풍의 인스탁스 즉석카메라. 야간 촬영에 안성맞춤인 벌브 모드와 사진을 2장 합성하는 이중 노출 모드, 접사를 지원하는 매크로 모드와 빠른 피사체를 담는 키즈 모드, 느린 셔터 속도로 촬영하는 파티 모드 등 5가지 촬영 모드 덕분에 누구나 매력적인 사진을 즉석에서 뽑아낼 수 있다. 후지 인스탁스 미니 90 네오 클래식 23만3000원.

2.인스탁스 미니가 뽑아내는 즉석 사진보다 2배 큰 사진을 선사하는 인스탁스 와이드 300. 989g의 묵직한 무게가 버거운 이들을 위해 더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도록 삼각대에 장착할 수도 있다. 사진이 더 넓고 커지면,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추억도 배로 많아질까? 후지 인스탁스 와이드 300 17만2000원.

3.전통의 카메라 명가 라이카에서 처음 선보이는 즉석카메라. 아날로그 스타일과 화려한 컬러를 접목, 트렌드를 아는 이들을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도 제격이다. 초점거리와 노출을 직접 조작하는 건 물론, 자동부터 인물, 스포츠, 셀피 촬영까지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는 스마트 즉석카메라. 라이카 소포트 41만 원.


Retro Sound by Bluetooth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로 인류와 오랜 시간 함께해온 음악. 음악을 소비하는 행위와 방법 또한 트렌드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가장 일상적인 방식은, 선의 연결 없이 블루투스로 즐기는 방법. 지금 가장 화려한 레트로 열풍 그리고 가을에 어울리는 블루투스 기기들을 소개한다.

50년 넘게 턴테이블을 만들어온 전문 메이커 오디오 테크니카가 선보인 블루투스 턴테이블. 감성 듬뿍 담긴 LP의 아날로그 사운드를 무선으로 연결, 블루투스 스피커나 헤드폰을 통해 누구나 쉽게 LP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LP의 작은 신호를 키워주는 포노앰프가 내장돼 있어 사용이 편하고,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플래터 덕분에 깨끗한 음질 또한 장점이다. 오디오 테크니카 AT-LP60BT 25만9000원.


1.외부 소음을 완벽히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하는 소니 블루투스 헤드폰의 최상위 모델. 오른쪽 하우징을 가볍게 터치해, 음악이 줄어드는 대신 다른 이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음악 재생과 정지, 곡 넘김, 전화 받기 등도 터치로 간단하게 조작 가능. 소니 MDR-1000X 54만9000원.

2.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원통형 블루투스 스피커. 모든 방향에서 균일한 360° 사운드를 제공하며, 기기 두 대를 연결해 풍성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내구성 뛰어난 방수 설계의 알루미늄 보디는 실내와 야외 어디서든 자연스레 어울린다. 보스 사운드링크 리볼브 블루투스 스피커 29만9000원.

3.‘세상에서 가장 작은 HRA 지원 무선 스피커’를 모토로, 5가지의 화려한 컬러가 인상적인 소니 블루투스 스피커. 작은 몸체에 걸맞지 않게 깔끔하고 선명한 음질의 사운드를 최장 12시간 동안 들려준다. 790g의 가벼운 무게 덕분에 휴대성이 좋다. 소니 h.ear go 29만9000원.


Gudak Cam

엄마 손 꼭 붙잡고 어린이대공원에 소풍을 떠났던 어느 날. 꼬마 손에는 일회용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구닥(Gudak)은 그때 그 시절 꼬마의 추억을 되살려 스마트폰에 담는다.

앱스토어 추천 인기 앱으로 처음 만났던 구닥(Gudak). 처음엔 별다른 기대 없이 호기심 때문에 내려받았다. 구닥은 ‘코닥 일회용 카메라의 오마주’라는 문구로 나를 유혹했다. 맞다.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익숙해서 일회용 카메라의 존재를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엄마와 함께 유원지에라도 놀러 가면, 늘 내 손에는 일회용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그때는 조그만 뷰파인더를 보겠다고, 작은 눈을 찡그려가며 이리저리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리고 카메라를 사진관에 맡기고는 손꼽아 인화를 기다렸다.

내 어릴 적 소소한 추억에 비하면 1.09달러는 절대 아깝지 않다. 스마트폰에 앱을 깔고서 만난 첫 화면은 다름 아닌 일회용 카메라의 단면. 그 안에는 새끼손톱만 한 뷰파인더와 동그란 셔터 버튼, 그리고 오직 24장만 찍을 수 있는 필름 숫자가 표시됐다. 사용법은 일회용 카메라와 똑같다. 작은 뷰파인더를 통해 비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셔터를 누르자 경쾌한 ‘찰칵’ 소리와 함께 ‘드르륵드르륵’ 필름 감는 소리가 이어진다. 벌써 찍은 사진이 궁금하지만, 남은 23장을 모두 찍을 때까지 꾹 참아야 한다. 사실 피사체가 얼마나 잘 담겼는지 알 길이 없다. 오직 작은 뷰파인더밖에 없으니 감으로 툭툭 누르는 수밖에….

24장을 모두 찍으면, 어릴 적 사진관에서 기다렸던 시간과 똑같이 7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꼬박 3일이 지났고 드디어 사진을 확인하는 시간. 노출이 심해 너무 밝은 사진, 때로는 초점이 나간 사진, 그러다 운 좋게 구도도 좋고 색감도 예쁜 사진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구닥은 그렇게 우리가 잊고 있었던 추억을 한 장 한 장 꺼내 든다.

글 : 김장원


Fuji instax mini 90 & leica sofort

폴라로이드는 빠르게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의 편리함과, 남은 필름 개수에 마음 졸이며 가장 소중한 순간을 단 한 장에 담는 필름 카메라의 아날로그 감성을 모두 지녔다.

손에 쥐는 순간 마음을 졸이기 시작한다. 등장하는 순간이 오늘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단 10번의 기회만 주어진다. 똑같은 건 하나도 없다. 지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도 아깝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은 책상 서랍 저 아래로, 마음에 드는 건 책상 위를 장식한다. 알쏭달쏭한 스무고개의 힌트처럼 즉석카메라의 매력은 참 다양하다.

인스탁스는 명실공히 폴라로이드의 대중화를 이끈 브랜드. 미니 90은 클래식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특히, 즉석카메라의 약점인 야경 모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벌브, 이중 노출, 매크로, 키즈 등 다섯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그중 벌브 모드를 설정하면 셔터가 최대 10초까지 열려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촬영 전, 이중 노출 모드를 설정 후 셔터를 연속 두 번 누르면 사진 한 장에 두 장의 이미지가 겹쳐 나오는 합성사진도 연출할 수 있으니, 디지털카메라 부럽지 않다. 그 외에도 적목 현상 보정 등 플래시 밸런스도 조절할 수 있어 이제는 더 이상 눈알이 빨갛고, 코가 없이 얼굴만 하얀 사진을 받아보지 않아도 된다.

라이카 소포트는 브랜드 최초의 즉석카메라로 오랜 기술 노하우와 라이카 특유의 사진 톤이 주는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렌즈는 역사가 깃든 오토매틱 헥터 f12.7/60mm를 달았다. 환경에 맞게 초점거리, 노출, 플래시 등을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어, 사진 퀄리티도 남다르다. 재미있게도 즉석카메라로는 쉽지 않은 셀피도 맘껏 즐길 수 있는데, 셀피 모드를 맞추고 카메라 앞쪽에 거울로 위치를 확인한 후, 셔터를 누르면 셀피 성공! 딱 100초만 기다리면, 영원한 추억을 손에 지닐 수 있다.

안효진


기획구성 김장원, 안효진, 이세환  사진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