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적인 쿠페의 유혹

2017년 상반기 수입차 시장의 베스트셀러는 누가 뭐래도 E-클래스. 우아한 프리미엄 세단에 만족 못했다고? 그럼, 기교 넘치는 스타일로 빚은 쿠페를 눈여겨보라

E-클래스의 인기가 뜨겁다 못해 파격적이다. 7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를 통틀어,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벌써 2만 대 넘는 E-클래스가 주인을 찾아갔고, 이는 올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누적 판매량 4만3000여 대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 세단 패밀리 룩을 완성 지은 우아한 디자인과 동급 최고의 고급스러운 실내, 강력한 브랜드 파워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라인업으로 고객 입맛을 사로잡은 것도 비결 중 하나다. 1위 자리는 요지부동이지만, 메르세데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가솔린(E 400)과 디젤(E 220d) 엔진을 갖춘 쿠페까지 투입해 자리를 더 확실히 다지려 한다.

사실, 쿠페 인기는 세단에 못 미친다. 수익성이 크게 보장되지 않는 시장이지만, 메르세데스는 C, E, S-클래스 모든 라인업에 걸쳐 쿠페를 마련했다. 어중간한 라인업 확장 전략이었다면 외면받았을 테지만, 쿠페마다 확실한 개성을 부여하는 데 성공한 메르세데스의 자신감은 넘쳐났다. C-클래스 쿠페가 스포티한 매력을 앞세웠다면, S-클래스 쿠페는 럭셔리 쿠페의 정점에 서 있다. E-클래스 쿠페는 그 사이에서 스포티한 감각과 럭셔리를 아우른다. 세단과는 또 다른 쿠페만의 패밀리 룩을 완성한 것도, E-클래스 쿠페다.

AMG 화장이 제법 잘 먹었다

쿠페 디자인의 백미는, 문 2개를 떼어낸 대신 우아하게 흐르는 지붕 선이 특징인 옆모습.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옆구리를 타고 메르세데스 쿠페 특유의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드로핑 라인은, 풍만한 차체를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메르세데스의 전매특허. 여기에 AMG 라인 디자인 패키지까지 더해, 관능적인 매력이 한층 더 다채롭게 빛난다.

게다가 C-클래스를 기반으로 만들었던 이전 세대 쿠페와 달리, 신형 E-클래스 쿠페는 E-클래스를 바탕으로 해 길이와 폭, 높이를 각각 100mm, 70mm, 40mm, 휠베이스는 110mm 늘였다. 이는 곧, 실내 공간이 훨씬 넉넉해졌다는 뜻. 우리가 익히 알던 쿠페의 뒷좌석이 간단한 짐이나 부리기에 좋을 정도였다면, E-클래스 쿠페는 성인 두 명을 뒤에 태워도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지붕 낮은 쿠페치고 뒷좌석 개방감이 끝내준다. 지붕을 뒤덮은 선루프를 통해 자연광이 비치고, 뒷좌석 시야를 가리는 B필러도 없는 덕분이다.

S-클래스인 줄 알았다고?

S-클래스인 줄 알았다고?

시승차는 상위 트림인 E 400 4매틱 모델. 고급스러운 내장재와 12.3인치 스크린을 이어 붙인 와이드 스크린 등으로 장식한 호사스러운 인테리어는, E-클래스의 분위기 그대로다. 우아한 드레스에서 영감을 받은 시트의 패턴도 여전하다. 세단과 다른 건 디자인을 달리한 송풍구의 모양으로, 쿠페만의 개성을 더하기 위해 감각적인 맛을 더했다. 또한, 겉모습과 마찬가지로 AMG 라인을 곁들여 화려함에 스포티한 분위기를 조화롭게 어울렸다.

43 부럽지 않은 400. 엔진이 같아서요

43 부럽지 않은 400. 엔진이 같아서요

파워트레인은 E 400, AMG E 43 세단에 올라간 그것과 같은, 3.0ℓ V6 가솔린 바이 터보와 9단 자동변속기의 조합. 단지 세팅 방법에 따라 AMG 43 모델(401마력, 53.0kg·m)과 출력의 차이가 있지만, 최고 333마력, 48.9kg·m의 성능은 이미 충분한 상태. 스로틀을 자극할수록 솟구치는 태코미터 바늘, 이에 덩달아 그르렁거리는 엔진음이 자꾸만 속도를 올리라며 부추긴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다다르는 데 불과 5.3초라는 성적표는, 이 차가 보통 쿠페가 아니라 출중한 그랜드 투어러의 자질이 충분하다는 증거다. 개통된 지 얼마 안 된 고속도로에 올라 호기롭게 속도를 올렸다. 여유롭게 순항하다가도 스로틀을 콱 열어젖히면, 똑똑한 9단 자동변속기가 기어를 3단이나 끌어 내리며 강력한 힘을 네 바퀴에 전한다. 최고속도인 250km/h에 이를 때까지 필요한 건 엔진 성능과 시간이 아니라, 과감한 용기와 길게 뻗은 도로일 뿐이었다.

최근 타본 차 중 가장 좋은 승차감을 만끽했다

최근 타본 차 중 가장 좋은 승차감을 만끽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어느 속도로 달리든 우아하고 아늑한 기분을 만들어주는 승차감. 에어매틱 서스펜션보다 한 단계 진화한 에어 보디 컨트롤을 품은 E-클래스 쿠페의 특권이었다. 앞 2개, 뒤 3개씩 달린 멀티챔버가 속도와 주행 모드, 그리고 노면에 따라 공기량을 달리하며 감쇄력을 세 단계로 조절해주니, 얼마나 빠르게 달리든 편안할 따름이었다. 연이은 달리기에 지쳤다면? 반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드라이브 파일럿과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을 켜두고, 함께 떠나는 이들과 오붓하게 대화를 나누자. 목적지가 어디든, 편안하고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는 진정한 4인승 쿠페의 진짜 매력을 하나둘 알아가면서.

LOVE  관능적인 디자인과 우아한 승차감
HATE  소리에 취해 자꾸 자극하게 만드는 V6 엔진
VERDICT  진정한 프리미엄 4인승 쿠페

이세환 사진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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