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베오플레이 E4

시끄럽다. 거리에선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나오고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서로의 대화에 집중하느라 볼륨이 커지는 줄도 모른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자동차는 또 어떤가.

그러고 보니 요즘 이어폰, 헤드폰 시장에 떠오르는 키워드는 노이즈 캔슬링이다. 외부 소음을 걸러내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능. 시끄러운 거리 한복판에서도 원하는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동안은 보스가 유일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제조사가 노이즈 캔슬링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엔 뱅앤올룹슨(Bang&Olufson, B&O)도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베오플레이 E4를 선보였다. 전작인 H3는 일반 버전과 노이즈 캔슬링 버전으로 나눴지만 이번에는 아예 노이즈 캔슬링 버전만 내놨다. 물론 기능도 개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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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고급스러운 B&O 디자인

E4는 덴마크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야콥 바그너(Jakob Wagner)가 디자인했다. H4, H5 등 다양한 B&O 제품을 디자인한 바로 그 디자이너다. 여전히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전반적인 외형은 기존 B&O 이어폰과 비슷하다. 특히 유닛은 H3 ANC를 꼭 닮았다. 겉에 통풍구를 뚫어 놓은 것이나 외부 마이크가 자리한 것까지. 유닛만 보면 여지없이 H3 AN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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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모컨과 컨트롤러 디자인이 바뀌었다. 리모컨은 좀 더 얇은 원기둥 형태다. 3버튼이 있는 자리만 플랫하게 깎고 버튼을 작은 원형으로 바꿨다. 처음에는 헷갈리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위치를 가늠할 수 있으니 별문제는 없다. 기능은 여느 이어폰과 같다. 3버튼으로 음악과 통화, 볼륨 등을 컨트롤한다. 유독 애플과 친한 B&O는 이번에도 MFi(Made For iPod/iPhond/iPad) 인증을 받았다. 애플 제품이라면 찰떡궁합. 단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는 가운데 버튼만 작동한다. 음악 재생과 정지, 전화 받고 끊기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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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5mm 단자가 있는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MFi를 벗어나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왜냐고? 애플이 먼저 버렸으니까. 물론 3.5mm-라이트닝 어댑터가 있지만 번거로움만 더할 뿐. 3.5mm 단자를 고수하려면 3.5mm 단자가 있는 기기를 먼저 생각하는 게 맞지 않나? 이제 B&O도 유선 제품만큼은 MFi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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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캔슬링 컨트롤러는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바꿨다. 크기는 작아졌다. H3 ANC는 물론 보스 QC 시리즈에 있는 것보다 더 작다. 사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별도의 컨트롤러가 필수다. 헤드폰은 유닛이 커 그 안에 넣으면 되지만 이어폰은 그럴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부분. 하지만 이게 여기저기 걸리기도 하고 덜렁거려 불편하다. B&O는 3.5mm 단자 근처에 달아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플레이어를 조작할 때 컨트롤러를 같이 잡으면 된다. 그래도 불편하다면 방법은 하나. 노이즈 캔슬링을 포기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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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러 옆에는 조작 버튼을 달았다. 노이즈 캔슬링을 켜거나 끄고 트랜스퍼런시 모드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트랜스퍼런시 모드는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기능이다. 음악을 정지시키고 외부 소음을 그대로 전달한다. 이어폰을 빼지 않아도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고 대중교통의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소니의 앰비언트 사운드를 생각하면 되겠다. 버튼은 좌우로 움직이는 방식. 직접 보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어 좋다. 단 소니처럼 유닛에서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컨트롤러에는 350mAh 배터리가 들어 있다. 마이크로 5핀 USB 단자로 충전하며 완충하면 20시간 동안 쓸 수 있다. 이어폰을 자주 사용해도 이틀은 거뜬하다. 전원 끄는 걸 잊지만 않는다면. 물론 배터리가 없어도 음악은 들을 수 있다.

케이블은 일반 이어폰보다 두껍다. 막 굴려도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듬직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엉키지 않아서 좋다. 몇 번 털기만 하면 끝. 엉킨 케이블 푸느라 짜증 낼 필요가 없다. 성질 급한 사람도 걱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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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팁은 메모리폼 1종과 실리콘 4종이 기본. 귀 모양과 굴곡을 연구해 설계했다고 하니 내 귀에 맞는 걸 고르기만 하면 된다. 아시다시피 이어팁은 착용감과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 반드시 신경 써야 한다. 제대로 된 이어팁만 찾으면 오랜 시간 들어도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메모리폼은 저음을 좀 더 풍부하게 키우니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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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에는 정품 인증 스티커가 붙어 있다. 모조품, 소위 말하는 ‘짝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물론 이전에도 있었다. 홀로그램까지 넣기도 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따라 한다고. 이제는 아예 QR코드를 심어놓고 전용 앱으로 인증하도록 했다. 번거롭지만 정품 등록은 필수.

색상은 블랙 한 가지. 가격은 36만원. 이 정도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 노이즈 캔슬링에 트랜스퍼런시 기능까지 더하지 않았는가.

저음을 보강한 음질, 트랜스퍼런시 기능까지

오랜만에 에픽하이가 앨범을 냈다. 어반자카파와 트와이스도 나왔다. 이렇게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은 좋은 기기가 받쳐줘야 한다. E4를 LG전자 G6와 애플 아이폰7, 맥북 등에 물려 들었다. 아델 <Hello>, 비욘세 <Listen>, 테이프 파이브 <Dixie Biscuit>, 차이코프스키 <1812 서곡> 등 다양한 장르도 들었다. 주로 FLAC 음원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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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B&O는 맑고 찰랑찰랑한 고음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번엔 저음이 강하다. 원곡에 따라 강하게 때리거나 적당한 울림을 곁들인 저음을 구현한다. 소스에 충실한 저음이 바닥에서 받쳐주니 음악이 한층 안정감 있다. 적절히 감싸는 공간감도 제법이다. 특히 이전 B&O 사운드와 비교하면 많아진 편. 대중적인 사운드까지 품으려는 B&O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전과 달리 요즘 유행하는 힙합이나 대중가요를 듣기에도 좋다. 물론 원래 B&O가 자랑하던 보컬의 선명함과 깨끗한 고음은 여전하다. 적당한 수준의 해상력으로 가사 전달력 역시 수준급.

여기에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한몫한다. B&O는 하이브리드 액티브 노이즈캔슬링 기술을 적용했다. 전작보다 저주파 소음을 15dB 줄였다고. 덕분에 시끄러운 곳에서도 충분한 소음 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조용한 음악을 틀어도 문제없다. 물론 거리에서도. 단 이어폰이라는 한계를 감안해야 한다. 음악이 끊겼을 때는 약간의 소음이 들어온다. 아무래도 헤드폰보다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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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트랜스퍼런시 성능은 탁월하다. 이어폰 안팎에 달린 마이크가 외부 소음을 분석하고 적당한 수준으로 들려준다. 이 부분은 소니의 앰비언트 기능보다 낫다. 소니의 경우 인위적이고 왜곡된 사운드가 다소 거슬렸는데 E4는 자연스럽다. 정말 이어폰을 빼고 듣는 듯한 느낌이다. 단 트랜스퍼런시 모드일 때는 전화가 와도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주의할 것.

참고로 E4는 10.8mm짜리 일렉트로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넣었으며 재생 주파수는 20~1만6,000Hz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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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베오플레이 E4는 적당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으로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트랜스퍼런시 기능을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B&O 특유의 선명하고 깨끗한 사운드에 풍부한 저음을 추가해 다양한 장르의 음원도 소화한다. 시끄러운 일상에서 원하는 음악을 충분히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 단 컨트롤러가 불편하다면, 3.5mm 단자가 없다면 비추. 좀 더 강력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원한다면 헤드폰으로 가길.

소리 좋고, 트랜스퍼런시는 더 좋고
이젠 MFi 좀 벗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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