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에서 남자로 돌아온 GLA

메르세데스의 꼬꼬마 GLA가 당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SUV처럼 보이려고 잔뜩 치장했지만, 무엇보다 큰 변화는 디젤 엔진 대신 가솔린 심장을 품은 것

메르세데스-벤츠가 GLA를 앞세워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든 건 2013년. 그 뒤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프리미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 고객층에 어필하기 위해 CLA, GLA로 이어지는 콤팩트 라인업을 꾸렸고, 폭풍 성장세에 돌입한 SUV 시장에서 세 꼭지 별이 더욱 빛나도록 SUV 라인업을 가다듬었다. GLA가 등장한 뒤로 새로운 GLC, GLE, GLS를 연이어 선보이며 쿠페형 SUV는 물론, 고성능 AMG 라인업까지 줄줄이 마련해 결국 가장 촘촘한 프리미엄 SUV 라인업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곧, GLA와 GLC 사이까지 채워줄 GLB도 탄생을 앞두고 있다.

출시한 지 4년. 그동안 소형 SUV 시장은 매해 거듭할수록 거침없이 커지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세그먼트로 거듭났다. 수많은 SUV가 나왔고 뜯어 고쳤으며, 사라지고 생겨났다.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졌고 GLA도 변화가 필요했다. 메르세데스를 처음 찾는 젊은 고객에게 인기가 높았지만, 덩치만 약간 키운 A-클래스라는 비난도 있었다. 소형 크로스오버가 즐비한 이때, GLA는 좀 더 SUV답게 변하기로 마음먹었다.

화장을 너무 진하게 했나? 장식이 과하긴 하다

화장을 너무 진하게 했나? 장식이 과하긴 하다

일단 겉모습부터 화끈하게 치장했다. 전에도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흐른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번엔 그 정도가 다르다. 앞뒤 범퍼를 다듬고 라디에이터 그릴 핀에 섬세한 터치를 더하는 등 화장발을 잔뜩 세웠다. 결정적인 건 바이제논에서 LED로 바꾼 헤드램프. 밤에도 한층 더 선명한 시야를 제공해줄 뿐 아니라, 형태를 매만져 보기에도 인상이 선명하고 예뻐졌다.

이 사진만으로 기존 GLA와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이 사진만으로 기존 GLA와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SUV처럼 보이려고 치장한 것만은 아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오프로드 컴포트 서스펜션을 따로 마련해, 차체를 30mm 들어 올렸다. 덩달아 지상고와 시트 포지션까지 높아져, 흙길에 들어서는 부담도 덜하고 운전할 때 시야도 넓어졌다. 국내에 새롭게 들어온 GLA는 AMG 45 모델을 빼면 모두 오프로드 컴포트 서스펜션을 품었다.

스포티한 감각의 시트는 색깔, 촉감 다 좋다

스포티한 감각의 시트는 색깔, 촉감 다 좋다

겉모습이 화려하게 변했다면, 실내는 한층 고급스럽게 변했다. 여전히 옛날 인테리어이긴 하지만, 빛나는 크롬을 군데군데 사용했고 가죽으로 감싼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8″ 모니터를 우뚝 박았다. GLA 220 프리미엄 트림인 시승차의 경우, 일체형 시트를 황토색 아르티코 가죽으로 둘러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성인 2명이 타면 딱 좋을 뒷좌석을 접으면 421ℓ 트렁크 공간이 1235ℓ까지 늘어나고, 버튼 하나로 테일게이트를 손쉽게 닫을 수 있는 기능도 마련해뒀다. 아무래도 국내 가격을 맞추는 과정에서 빠졌을 테지만,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새롭게 들어간 360° 카메라가 빠진 건 아쉽다. 내비게이션과 애플 카플레이도 없다. 앞차와 거리를 스스로 조절하며 달리는 디스턴스 파일럿 디스트로닉은 오직 AMG 45 모델에만 주어진 특권.

가장 확실한 변화는 엔진. 작달막한 차체를 이끌기에 힘이 넘친다

가장 확실한 변화는 엔진. 작달막한 차체를 이끌기에 힘이 넘친다

안팎으로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꾸몄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엔진. 그동안 국내에는 AMG가 아닌 일반 모델로는 2.0ℓ 4기통 디젤 모델만 들어왔던 반면, 이번엔 디젤 모델이 싹 빠지고 가솔린 모델만 등장했다. 새롭게 개발한 2.0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은 성능 세팅에 따라 184마력, 30.6kg·m의 220 모델, 211마력, 35.7kg·m의 250 모델로 나뉜다. 앞뒤 50:50까지 힘을 나눌 수 있는 4륜구동 시스템 4매틱은 250 모델에만 해당하는 사항.

하지만 4륜구동이 아니라고 해서 220 모델이 아쉬울 건 없다. 무려 1200rpm부터 최대토크를 쏟아내기 시작해, 터보 랙을 크게 느낄 겨를도 없이 힘차게 내달리기 때문. SUV처럼 보이려고 외모를 깨나 공들였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지금껏 들어왔던 디젤 모델이 주행 성능보다 효율성에 무게를 둔 반면, 새로운 GLA는 매끄럽고 찰지게 달린다. 엔진은 부드럽게 반응하고,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반응이 빠릿하다. 오프로드 컴포트 서스펜션과 편평비 50의 타이어를 끼운 덕분일까? 핸들링은 고만고만하고 승차감이 제법 나긋나긋하지만, 고속에서 크게 허둥대지도 않는다. 여러모로 일상에서 타기에 부족할 것도, 불편할 것도 없는  균형 잡힌 세팅이다.

4620만~5510만 원. 새로운 GLA의 국내 가격대다. 군침 흘릴 만한 국산차와 수입차가 상당히 많이 포진해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급에서 GLA와 대적할 만한 소형 프리미엄 SUV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음, 내 대답은 ‘없다’.

LOVE  흠잡을 데 없는 주행 감각

HATE  너무 많은 크롬 장식과 자잘한 조작 버튼

VERDICT  고급스러운 감각으로 무장한 경쾌한 SUV


Mercedes-benz GLA 220 Premium

Price 4930만 원 
Engine 1991cc I4 가솔린 터보, 184마력@5500rpm, 30.6kg·m@1200~4000rpm
Transmission 7단 DCT, FWD Performance 0→100 N/A, 230km/h, 11.2km/ℓ, CO₂ 155g/km 
Weight 1530kg

이세환  사진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