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의 편리함, 벨킨 부스트업

애플은 무선을 좋아한다. 아이폰을 보자. 스마트폰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았던 3.5mm 이어폰 단자가 없다. 아무리 무선 이어폰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그 누구도 선뜻 하지 못했던 일이다. 물론 이어폰 단자가 없어진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할 때부터 각계각층(?)에서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그래도 애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정도로 무선을 좋아하는 애플이 희한하게도 충전만큼은 느긋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무선 충전을 지원해도 애플은 조용했다.

애플이 최근 아이폰X과 8, 8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번엔 뒷면을 전도성 글라스로 만들고 효율적인 충전 시스템을 넣었다. 드디어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것. 그것도 Qi 규격이다. 지금 한창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무선 충전 규격으로 공항이나 카페, 자동차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덕분에 무선 충전 패드가 있는 곳에 아이폰을 올려두기만 하면 된다. 혼자만의 방식을 좋아하던 애플이었지만 요즘엔 대세를 잘 따르는 편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고마운 일이다. 게다가 고속 충전도 가능하다. 참고로 애플은 50%까지만 고속 충전되도록 제한을 걸었다. 배터리 수명과 안정성을 위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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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무선 충전에 손을 대니 아이폰 액세서리를 만드는 제조사도 발 빠르게 무선 충전 패드를 내놓고 있다. 애플과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는 벨킨도 아이폰X과 8, 8플러스를 위한 고속 무선 충전 패드 ‘부스트↑업(BOOST↑ UP, 이하 부스트업) 무선 충전 패드’를 내놨다. 세계 무선 충전 시장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소비자의 생활 방식 및 구매 선호도, 피드백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게 벨킨의 설명.

심지어 지난 9월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언급하기도 했던 제품이다. 그러니까 애플이 공식적으로 인증한 고속 무선 충전 패드다.

세련된 디자인, 벨킨다운

일단 디자인. 부스트업은 동그란 접시 모양이다. 온통 흰색으로 칠하고 한가운데 벨킨 로고를 새겼다. 그리고 위아래 모두 옅은 회색 컬러의 고무 패킹을 더했다. 윗면에 있는 건 아이폰을 잡아주고 아랫면에 있는 건 본체가 미끄러지는 걸 방지한다. 전반적으로 간결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북유럽 감성을 담은 것처럼. 흰색과 옅은 회색의 컬러 조합도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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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과 어댑터도 모두 흰색으로 맞췄다. 본체와 케이블을 잇는 단자는 단순히 동그란 모양이 아니라 꽂았을 때 본체에 딱 들어맞도록 디자인했다.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 지름은 118.6mm, 높이는 14.6mm며 무게는 110g이다. 어댑터는 11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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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충전까지 지원

충전하는 법은 간단하다. 부스트업에 전원을 연결하고 아이폰을 올려두기만 하면 된다. 아이폰으로 가운데 원을 가리면 9시 방향에 있는 LED 표시등에 불이 들어온다. 이 불이 녹색이면 충전 중. 주황색은 충전이 안 되는 상태니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 내부에 팬이 없기 때문에 LED 표시등을 보면서 충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케이스 두께가 3mm 이하까지만 지원한다. 그러니까 케이스가 두껍거나 고리가 달린 건 쓸 수 없다. 케이스를 포기하든지 무선 충전을 포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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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트업의 또 다른 장점. 최대 7.5W의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월 2일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iOS11.2가 올라왔다. 테스트를 위해 방전시킨 후 iOS를 판올림하고 완전히 충전해 봤다. 3시간이 채 안 걸린다. 5W 무선 충전만 지원하는 iOS11.1일 때보다 1시간 이상 줄어든 것. 이 정도면 아이폰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어댑터와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빠르다. 참고로 앞서도 말했지만 애플은 배터리 안정성을 위해 50%까지만 고속 충전되도록 했다. 실제로 50%까지는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충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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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용이라고는 하지만 안드로이드폰도 충전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나 노트 시리즈, LG전자 V/G 시리즈도 충전된다. 물론 아이폰만큼의 고속 충전은 아니다. 최대 5W 정도.

내부에는 충전 성능과 효율성을 제어하는 무선 충전 칩셋과 과열 보호 센서, 이물질 검출 회로도 넣었다.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만큼 안전성도 신경 썼다. A/S도 좋다. 2년은 기본. 여기에 제품을 등록하면 추가 1년을 더 보증한다. 무엇보다 강점은 벨킨 연결 보증 장비 지원제도. 충전기에 올바르게 연결한 상태에서 충전으로 인한 기기 손상이 발생하면 최대 2500달러를 보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걱정 붙들어 매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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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충전에도 무선의 자유로움을

의외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묻는다. 충전 단자에 꽂는 게 얼마나 불편하다고 그 돈을 들여 무선 충전 패드를 사느냐고. 하지만 집 열쇠를 생각해 보자. 요즘 디지털 도어락으로 바뀌면서 당연히 들고 다녀야 했던 열쇠 없이도 문을 열 수가 있게 됐다. 얼마나 편한가. 자동차 키도 마찬가지다. 요즘엔 스마트키가 기본이다. 들고 타기만 하면 굳이 키를 꽂지 않아도 시동이 걸린다. 스마트 키를 쓰는 사람은 알 것이다. 키를 꽂고 돌리는 사소한 불편으로부터의 해방이 생각보다 더 크다는 것을.

결국 충전 단자에 꽂는 게 대수롭지 않다는 건 우리가 원래부터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다고 느낄 뿐이다. 그냥 올려두는 것만으로 충전이 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그때 알 게 될 것이다. 케이블을 꽂는 게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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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나 회사 등 실내 생활이 많은 사용자라면, 애플이 기본 제공하는 어댑터의 충전 속도가 그리 탐탁지 않아 속도 빠른 어댑터와 케이블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부스트업을 권한다. 평소 깨닫지 못했던 편안함을 누릴 수 있을 테니.

한만혁

일상에 일상을 더해 이상을 이루는, 지극히 차가운 현실주의자. 제품을 보는 관점 역시.
mh@gearba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