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시도, 프레데터 트리톤 700

바야흐로 게이밍 노트북 전성시대다. 원활한 게임 퍼포먼스를 위해 사양을 높이고 화려한 디자인과 LED 효과, 멀티미디어 성능을 강화한 게이밍 노트북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개중에는 데스크톱PC 못지않은 녀석도 있다. 노트북 특유의 편의성과 휴대성에 성능까지 잡은 것. 그만큼 가격이 올라가지만.

에이서가 선보인 프레데터 트리톤 700(Predator Triton 700, 이하 트리톤)이 바로 그런 노트북이다. 참고로 프레데터는 에이서 게이밍 라인업에 붙이는 이름. 트리톤은 그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한다. 그만큼 고성능은 기본이다. 새로운 시도를 자주 하는 에이서답게 이번에도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게이머의 편의성을 위해.

IMG_5777

위 아래 위 위 아래, 리버스 디자인

트리톤은 게이밍 노트북치고는 다소 얌전한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보통 게이밍 노트북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화려한 무늬를 음각이나 양각으로 새기고 LED를 달기도 한다. 하지만 트리톤은 상판을 매끈하게 밀고 한가운데 프레데터 로고만 새겼다. 로고 주변은 기존에 즐겨 사용하던 강렬한 레드 대신 푸른 빛으로 마감했다. 이번엔 시그니처 컬러를 블루로 선택한 모양이다. 곳곳에서 푸른 빛을 볼 수 있다.

IMG_5766

안쪽에도 매끈한 톤 앤 매너를 이어간다. 여기에 한 가지 특이한 것이 있다. 흔히 노트북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상판에 디스플레이, 하판에 키보드, 그 아래 터치패드. 하지만 트리톤은 키보드 위에 터치패드를 배치했다. 이름하여 리버스 디자인. 에이서는 게임할 때 터치패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사실 대부분의 게이머는 노트북을 써도 별도의 마우스를 사용한다. 페이커도 그렇고 새별비도 그렇다. 터치패드를 건드릴까 봐 아예 끄는 경우 있다.

덕분에 키보드를 조작할 때 터치패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키보드가 아래쪽에 있으니 데스크톱PC용 키보드를 쓰는 느낌도 나고. 단 일반 작업 할 때도 마우스를 반드시 챙기길 권한다. 터치패드에 손을 뻗으면 자꾸 키보드를 건드려 팔을 들어야 한다. 마치 벌서는 느낌이랄까. 물론 맥북이 아닌 윈도우 노트북 사용자는 마우스를 챙기는 게 보편화되어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겠다.

IMG_5807

터치패드는 투명 재질의 코닝 고릴라 글라스로 만들었다. 내부에 있는 에어로 블레이드 팬과 히트파이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밝은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에어 블레이드 팬 컬러도 마음껏 바꿀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PC케이스를 보면 옆면에 아크릴이나 강화 유리를 덧대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든다. 에이서는 그 부분을 노트북에 도입한 것. 이 역시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겠다. 디자인도 상당히 좋다. 얼핏 보면 터치 패드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

유리로 만들어 촉감이 훨씬 부드럽다. 인식율도 좋고. 단 터치패드 인식 범위가 뚜렷하지 않아 헷갈린다. 범위를 확실하게 선을 그었으면 하는 아쉬움. 클릭 버튼도 없다. 터치로만 해결한다. 드래그는 두 번 클릭한 후 움직이고 오른쪽 버튼은 두 손가락으로 터치해야 한다. 제스처 기능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다소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물론 이 역시 별도의 마우스를 쓴다면 바로 해결될 일.

IMG_5792

키보드는 기계식 축을 사용한다. 키피치가 낮아 일반 기계식 키보드보단 덜하지만 특유의 쫀득한 키감을 느낄 수 있다. 소음은 그리 큰 편이 아니라 조용한 곳에서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다. 게이밍 노트북답게 안티고스팅 기술도 적용했다. 여러 키를 동시에 입력해도 모두 인식한다. 백라이트는 RGB 컬러를 지원한다. 원하는 색깔을 선택하는 건 물론 현란한 효과도 넣을 수 있다.

키 배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방향키가 숫자 키패드에 섞여 있어 헷갈린다. 오른쪽 시프트키도 줄였다. 우리나라 사람은 된소리를 칠 때 오른쪽 시프트를 자주 사용한다. 일반 키보드보다 줄어든 오른쪽 시프트 키를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말씀. 프린트 스크린이나 홈, 엔드 등의 특수 키의 배치도 다소 적응이 필요하다.

동전보다 얇다

트리톤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두께다. 물론 요즘 나오는 노트북에 비하면 두꺼운 편이다. 하지만 사양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텔 7세대 코어i7-7700HQ CPU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1080 GPU를 넣었다. SSD는 PCIe M.2 방식으로 512GB 두 개를 레이드0으로 묶었다. 메모리는 DDR4 32GB. 한 마디로 웬만한 데스크톱PC 못지않은 고사양이다. 물론 이 정도 사양을 담은 노트북이 없는 건 아니다. 단 두께가 대부분 30mm를 넘나든다. 트리톤은 100원짜리 동전보다 얇은 18.9mm.

IMG_5788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엔비디아 맥스큐(Max-Q) 디자인이다. 소비 전력 대비 성능이 최대가 되는 지점을 유지하도록 설계해 성능은 유지하면서 두께를 줄이는 기술이다. 실제로 맥스큐 디자인을 적용하면 지난 2014년에 나왔던 엔비디아 지포스 GTX880M 기반 노트북보다 3배 이상의 성능을 내면서도 두께는 20mm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트리톤 역시 맥스큐 디자인 덕에 고사양 부품을 넣고 두께를 18.9mm로 줄였다.

IMG_5791

맥스큐 디자인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은 소음이다. 소비 전력 대비 성능이 최대가 되는 지점을 유지해 냉각팬이 내는 소음을 40dB 이하로 낮춘 것. 트리톤 역시 냉각팬이 최선을 다해 돌아도 소음은 일반 노트북에 비하면 무시할 수 있을 만큼 낮다. 참고로 냉각팬은 메탈 재질로 강성을 높이고 크기를 줄인 에어로 블레이드 3D 팬(Aero Blade 3D Fan)이다. 양쪽에 하나씩 넣어 노트북 두께를 줄이면서도 공기 흐름을 최대 35% 높인다. 냉각 효과도 25% 올라간다. 고사양 부품을 넣은 만큼 발열 해소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IMG_5747

얇은 두께 탓에 겉모습만 보면 일반적인 노트북 같다. 하지만 실제로 돌려보면 상당히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오버워치나 스타크래프트II 같은 게임은 끊김 없이 돌아간다. 4k 해상도의 블루레이 타이틀도 거뜬하다. 오히려 웹서핑이나 문서 작업만 하기에는 아까울 정도. 이 정도면 4k 동영상 편집이나 전문가급 디자인 프로그램을 돌려도 문제없겠다. 사양만큼은 듬직하다.

IMG_5780

두께는 얇지만 다양한 단자를 달았다. 썬더볼트3(USB 3.1 타입C)와 USB3.0, 2.0, 오디오, 마이크, 유선랜 등을 갖춰 활용도를 높였다. 그중 전원 어댑터와 HDMI 2.0, 디스플레이포트 단자는 뒷면에 달았다. 좌우 공간 확보를 위해 모니터 확장을 위한 단자를 뒤로 뺀 것. 모니터는 최대 3개까지 연결할 수 있다.

쾌적한 멀티미디어 환경

디스플레이와 사운드는 게이밍 노트북이라면 반드시 신경 써야 할 부분. 15.6인치 IPS 풀HD 디스플레이는 120Hz 주사율과 엔비디아 지싱크(G-Synk)까지 지원한다. 게임 좀 해 본 사람이라면 이들의 장점을 이미 체감했을 터.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도 깨짐 없이 선명하게 그려내고 한층 부드럽게 구현해 몰입감은 더욱 커진다. 빛 반사도 덜해 어디서나 뚜렷한 화면을 볼 수 있다.

IMG_5794IMG_5754

스피커는 키보드 좌우에 달았다. 그리고 사운드를 강화하기 위해 에이서 트루하모니와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적용했다. 덕분에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고음도 선명하고 좌우 서라운드도 확실하게 구현한다. 한 마디로 노트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품질 사운드다.

IMG_5774

쾌적한 인터넷 환경을 위해 킬러 더블샷 프로도 넣었다. 게임은 빠르고 안정적인 유선랜을 사용하고 메신저나 커뮤니티 접속 등은 무선으로 연결한다. 유무선 네트워크를 동시에 사용해 간섭 없이 쾌적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장점. 고사양 온라인 게임을 네트워크 탓할 일이 없다는 얘기다.

편의성을 더한 앱

에이서는 게이머들이 쉽고 편하게 제어하도록 몇 가지 앱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가장 인상적인 건 프리데터센스. CPU, GPU, 시스템의 온도와 작동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백라이트와 냉각팬 색깔을 바꿀 수 있다. GPU 오버클록과 냉각팬 제어도 여기서 하면 된다. 냉각팬은 최대 18% 더 빨리 돌려 CPU와 GPU 발열을 10% 가량 낮춘다. 케이스를 뜯어 부품을 건드리거나 바이오스를 조작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작동할 수 있는 것.

001002

에이서 케어 센터도 유용하다. 현재 작동하 있는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모니터링하고 인터넷 연결 상태나 시작 프로그램, 업데이트, 복구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게이머들이 오롯이 게임만 즐기라는 배려가 느껴진다.

아쉬움도 있지만

트리톤은 맥스큐 디자인을 통해 고사양 부품을 얇은 두께에 효율적으로 넣은 게이밍 노트북이다. 그리고 터치패드와 키보드의 자리를 바꾼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편의성을 더했다. 게이머나 영상, 편집 전문가라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노트북이다.

IMG_5771

물론 단점도 있다. 앞서 언급한 터치패드와 키보드 말고도 배터리 사용 시간이 너무 짧다. 물론 고사양 부품을 돌리기 위해 어쩔 수 없겠지만 게임만 하고 있으니 2시간을 채 못 채운다. 집에서 쓰더라도 어댑터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참고로 배터리는 3셀 리튬이온. 두께는 줄였지만 무게는 줄이지 못했다. 2.45kg. 오히려 얇은 두께 탓에 더 무겁게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랄까. 기왕 노트북으로 나왔으니 무게를 조금 더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 어댑터도. 휴대성을 포기하게 만드는 어댑터도 크기를 줄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격. 출시가 기준으로 399만9000원이다. 16GB 메모리와 512GB SSD로 사양을 약간 낮춘 건 349만9000원. 물론 비싸다. 하지만 비슷한 사양의 데스크톱PC와 비교하면, 그리고 성능과 두께를 감안하면 비싸다고 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고사양 PC를 들고 다닐 수 없어 아쉬워하는 게이머나 영상, 그래픽 전문가들에게는 저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IMG_5803

몇 가지 아쉬움이 보이지만 고사양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길 원하는 게이머와 들고 다닐 수 있는 고사양 PC를 원하는 전문가에게 추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제품이다.

고정 관념을 깬 파격적인 시도
프레데터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은 트리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