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5가 없으니 내가 왕이지

BMW는 3개의 터보도 모자랐는지 4개를 달고 나타났다. 출력은 높아지고 연료 효율은 좋아졌다. 최고의 5시리즈가 나타난 것이다

BMW M550d가 멀리서도 존재감을 뽐내는 이유는 다분하다. 대형 에어인테이크와 키드니 그릴, 사이드미러 캡과 측면 에어브리더에 그레이 컬러로 포인트를 가미했다. 또한, 뒤쪽에 자리한 리어 스포일러가 아스팔트에 밀착시켜주며 668 M 휠이 역동적인 디자인을 완성한다.

핫한 성능과 대비되는 차가운 실내

핫한 성능과 대비되는 차가운 실내

운전자를 맞이한 나파 가죽 컴포트 시트는 어떠한 운전자의 체형도 받아낸다. 센사텍 대시보드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이용해 냉철함과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이번 시승에서는 성격을 알아보고자 나긋하게 달리는 일이 없었기에 1400W의 바워스&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시스템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10채널 앰프와 16개의 스피커나 쏟아내는 선율은 예리한 M 퍼포먼스의 핸들링만큼 정확한 음질을 제공할 게 뻔했다.

BMW의 디젤 사랑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BMW의 디젤 사랑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시동을 걸면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기지개를 켜는 소리가 제법 요란하지만, 이내 어린아이의 숨소리만큼 조용해진다. 77.6kg·m에 달하는 최대토크는 2000rpm에서 쏟아지고 최고출력은 무려 400마력. 기존 모델보다 19마력 오른 수치다. 이러한 수치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다름 아닌 4개의 터보차저다. BMW는 기존 ‘50d’ 모델에 3개의 터보를 적용했지만, 그것도 모자랐는지 이번엔 4개나 달고 나타났다. 덕분에 분출되는 힘은 늘어났고 연료 효율은 좋아졌다. 국내 출시된 M550d의 복합 연비는 11.6km/ℓ. 비슷한 연료 효율을 보여주는 가솔린 엔진을 찾아봤더니 쏘나타(K5) 2.0ℓ(18″ 휠)의 연비와 같았다.

저속 승차감은 안중에도 없었다. 처음부터 거세게 몰았다. 태코미터를 올리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다. 핸들링은 당연히 날카롭고 바닥에 가라앉은 차체는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저속이나 고속 모두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결정적 역할은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의 역할이 크다. 60km/h에서는 앞바퀴와 반대로 뒷바퀴의 방향을 틀어 보다 직관적이고 민첩한 주행 성능을 보여주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또한, M 스포츠 서스펜션(-10mm)과 BMW의 자랑 x드라이브의 만남은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운전자에게 신뢰를 준다.

가속 페달을 엉덩이가 시트에서 떨어질 때까지 깊게 밟을 필요도 없다. 두툼한 토크는 눈사태가 일어나듯 모든 걸 쓸어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출발은 화끈하지만, 노면을 부여잡는 타이어는 무덤덤하다. 다만, 기분 나쁠 만큼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 선명하다. 0→100km/h의 가속을 5초 미만으로 끌어내는 녀석들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성이다. M550d는 4.4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ZF 8단 기어박스의 변속 속도다. 듀얼 클러치라고 속여도 믿을 만큼 빠르다. 기어를 올리든 내리든 한결같다. 진정한 재미는 코너를 빠져나갈 때다. 든든한 지원군인 서스펜션과 4륜구동 시스템은 급격한 코너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는 데 주저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 만든다. 잠시 미끄러지는 느낌(이건 분명 BMW가 의도한 운전의 재미다)이 들긴 하지만, 전자 장비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개입해 자세를 가다듬는다. 운전자는 그저 전방을 주시하고 핸들만 돌려주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느낌이 박혀버렸다. 강력한 토크로 인하여 회전수를 순식간에 올리는 바람에 기어를 너무 빨리 바꿔 문다는 점이다. 배기 사운드와 회전 질감을 느낄 겨를이 없다. 모든 게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차라리 기어 단수가 6단 정도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촬영을 끝내고 화장실을 들르기 위해 마트 주차장을 찾았다. 폭이 좁은 주차 공간이었지만, 나는 사진 기자에게 “RC카 좋아해요?”라고 물었다. 리모트로 작동되는 원격 주차 기능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다. 주차 후 내리기 힘든 좁은 공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이 기능은 사용법도 간단하다. 시동을 끄고 내린 후, 리모트 키로 차와 연결하면 끝이다. 전진이나 후진 모두 할 수 있고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감지하면 정지한다. 물론, 리모트 키와 자동차가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작동이 안 된다.

BMW는 M550d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늘렸지만, 아직 남아 있는 비장의 카드,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 M5가 대기 중이다. 가장 치열한 고성능 세그먼트의 격전이 벌써 기대가 된다.

LOVE  섀시, 파워트레인 그리고 RC카 놀이

HATE  시승한 시기가 겨울이라니…

VERDICT  M5의 디젤 버전을 찾는다고?


BMW M550d xDrive

Price 1억2370만 원
Engine 2993cc I6 쿼드 터보 디젤, 400마력@4400rpm, 77.6kg·m@2000~3000rpm
Transmission 8단 자동, AWD
Performance 0→100 4.4초, 250km/h, 11.6km/ℓ, CO₂ 167g/km
Weight 1960kg

최재형 사진 최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