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희의 취향

지난 <개띠의 취향> 기사를 위해 여러 여성을 인터뷰하던 도중, 운명처럼 만난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개그우먼 홍현희. 100만 청취자가 사랑하는 팟캐스트 <육성 사이다>,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 등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연애, 결혼에 대한 남녀의 시각 차이 그리고 사랑과 성에 대해 깊이 있게 나누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운명처럼 만난 그녀가 말하는
연애, 결혼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

사계절 내내 향수를 지닐 만큼 향기에 민감하고 손거울을 가방에 넣어 다닌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호탕한 웃음 속 털털함과 동시에 스스로를 아낄 줄 아는 ‘사랑스러운 싱글 여성’ 의 모습을 보았다. 그런 그녀가 말하는 연애, 결혼에 대한 깊은 이야기.

개띠라고 들었다. 무술년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어떤가
께름칙하다. 개띠가 삼재라더라. 알고 있었나. (웃음) 그러고 보면 2016년부터 뭔가 께름칙했던 것 같기도 하고.
기독교라고 들었는데
(당황) 그렇긴 한데… 예전부터 내려온 유교 사상을 또 무시할 수 없지 않나. 우리 조상님들께서 믿고 전해 내려오는 뭐 그런…
2017년을 보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나
2017년에는 워낙 많은 일이 있었다. <웃찾사> 폐지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고 그랬다. 그리고 상반기 내내 뮤지컬 <드립걸즈>를 하면서 바빴는데, 막상 하반기에 시간이 엄청 느리게 가는 느낌? 너무 외로워서 빨리 2018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싱글이다. 연애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그런가? (웃음) 싱글 된 지 2년 정도 된 것 같다. 이제 만날 때다.
어떤 남자를 만나고 싶나
그냥 코드 잘 맞고 매일 재밌게 웃을 수 있는 사람? 예전과는 다르게 이성을 보는 기준이 변하더라.
예전보다 많이 달라졌나
전에는 말 그대로 상대방의 스펙이나 집안, 그러니까 흔히 ‘따지는 것’에 대해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전혀 안 본다. 그냥 친구같이 서로 웃고 재밌게 사는 사람들 보면 좋아 보인다. 
이성에 대한 취향이 변한 건가
모르겠다. 주변에 워낙 개그맨 커플이 많다. 이은형, 강재준 부부라던가 김민기, 홍윤화 커플을 보면 서로 뜻이 맞아 웃을 수 있는 게 행복해 보인다. 개그맨들은 개그맨들끼리 통하는 게 있다. 워낙 끈끈하다 보니 서로 받아치는 드립이나 웃음코드도 비슷하고. 그래서 그런 걸 같이 나누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서 한다. 2세만 포기한다면(웃음).

개그맨과 잘 어울린다. 재밌게 살 것 같다
가끔 남창희 선배한테 결혼하자고 한다. 그러면 선배가 상황 보자 그런다. 이런 거.
진짜 개그맨 중에서 찾으면 안 되나 
개그맨들은 이쁜 여자를 좋아한다. 농담이고(웃음). 근데 진짜로 이쁜 여자들이 개그맨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끼가 많아서 상대방을 웃게 해주고 편안하게 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것 같다.
그래서 누구
주변에서는 농담으로 개그맨 장유환과 엮는다. 한번은 장유환 씨한테 연애는 다른 사람이랑 하고 결혼은 나랑 하자고 했더니 ‘여사친’이라며 선 긋더라. 근데 나도 별로다. 내가 좀 보수적이어서.
예전에는 어떤 사람을 만났나
다양했다. 글 쓰는 사람도 만나봤고 4살 차이 나는 연하를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배우 류진을 닮은 키 190cm 정도 되는 훈남도.
오 훈남, 어떻게 꼬셨나(사심)
나는 연애를 하면 전부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1년 동안 쫓아다니고 뭐 사주고 갖다 주고 먹이고 했더니 한 6년 만났다.
실제로 연애하면 진짜 매력적일 것 같다
진짜 잘 아시는 거다(웃음). 나랑 개그맨 김영희 같은 경우는 애초에 연애를 시작할 때 기대치가 아예 없다. 제로 베이스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막상 연애하면 올라갈 일밖에 없다. 연애를 길게 하는 이유가 그래서 그런 것 같다.

특히 현희씨는 개그우먼의 단편적인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내가 잠실 토박이다(웃음). 약간 우아하고 시크한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런데 실제로 연애를 하면 굉장히 순종적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많이 의아해하기도 한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매력 없이 얼굴만 이쁜 여자랑 만나면 관계가 점점 식기 마련인데 나는 그 반대다(웃음). 만나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오래 보고 싶은 스타일인 것 같다. 꼭 좀 써달라.
그렇다면 달라지고 싶은 점은 없나
예전에는 남자친구가 뭘 하고 있는지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아야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그게 별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더라.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고 만남을 이어가는 게 더 건강한 연애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즐겨보려고. 그렇게 하면 ‘나’에 대해서 잘 알게 되고 더 매력적인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소개팅하게 되면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나
음… 밝은 사람? ‘저 사람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나 보다, 사랑 많이 받았구나’ 하는 게 듬뿍 느껴지는 그런 사람. 행동과 말투에서부터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이 좋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리집이 아주 철저한 독립주의다. 약간 고시원 같은 느낌이랄까. 집에 TV가 네 대다. 이럴 거면 뭐하러 부엌이 있나 싶을 정도로 밥도 따로 먹고. 단합이 일체 안된다. 그래서 남자는 화목하고 단란했으면 좋겠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나
생각 없었는데 <육성 사이다>를 하면서 기혼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다 보면, 나도 언젠가 결혼을 하면 이런 문제는 이렇게 해결하면 되는구나 하고 깨닫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결혼을 하면 또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것 같고. <육성 사이다>가 점점 더 흥하면서 누구든지 결혼과 연애, 성에 관해 허심탄회가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언니’가 되고 싶다.
올해엔 결혼이 목표인 건가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나도 이제 망가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웃음) 개그우먼으로서 다시 개그도 시작하고 싶다. 그런데 일과 사랑은 동시에 온다더라(찡긋).

개그우먼 홍현희는 바쁜 스케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해주는가 하면, 기사에 사용할 만한 추가 자료를 보내주기도 했다. 에디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결코 ‘안될 리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개띠로 태어난 그녀에게 올해는,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우먼’으로 또 그녀를 온 마음으로 사랑해 줄 누군가의 ‘연인’으로 활약하는 로맨틱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사진 출처 뉴에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