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벨로스터 시승기(맛보기)

국산 해치백의 무덤인 대한민국. 신형 벨로스터는 농익은 달리기 실력으로 희망찬 부활을 꿈꾼다

벨로스터는 전에 없이 독특하고 실험적인 국산차였다. 3도어 해치백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은 1+2도어라는 과감한 시도로 이어졌다. 가상의 엔진 사운드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이퀄라이저 기능이나, 취향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답력을 조절하는 플렉스 스티어 기능도 벨로스터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현대차가 개발한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터보차저를 품은 1.6 감마 엔진을 양산차에 처음 담은 것도 벨로스터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왜건과 해치백이 인기 없기로 악명 높은 시장. 사람들 눈에 비친 벨로스터는 그저 특이한 자동차일 뿐, 그 이상의 평가를 받긴 어려웠다. 2011년 등장한 뒤로 2015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상품성을 개선해왔지만, 판매량은 계속 곤두박질쳤다. 2015년에 1360대가 팔렸던 벨로스터는 2016년 635대, 2017년 11월까지 176대 팔리는 등 끝없이 추락했다.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거대한 북미 시장에서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2만4000여 대, 3만 대가량 팔릴 만큼 벨로스터를 찾는 고객이 꾸준했다. 그래도 여전히 현대차에서 ‘가장 안 팔리는 차’라는 불명예는 벨로스터의 몫이었다.

현대차는 포기하지 않았다. 각종 모터쇼에 벨로스터와 쏙 빼닮은 RM 컨셉트카를 선보이며, 벨로스터 생명 연장 프로젝트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2세대 벨로스터가 나타났다. 공식 데뷔 무대는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지만, 한국 기자들은 그에 앞서 트랙 위에 올라 주행 성능을 잠깐 맛볼 수 있었다.

신형 벨로스터의 지향점은 기존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스포티한 요소를 불어넣는 것. A필러를 뒤로 밀고 지붕선을 낮춰 날렵한 모습을 부여했고, 캐스케이딩 그릴과 입체적인 범퍼로 최신 쏘나타와 비슷한 인상의 얼굴을 완성했다. 1+2도어 구조와 범퍼 중앙의 듀얼 머플러는 그대로. 실내는 요즘 현대차의 그것처럼 차분한 가운데,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을 마련했다. i30보다 ‘유니크’한 개성을 많이 표출할 줄 알았건만, 의외로 무던했다.

2세대 벨로스터는 터보차저를 품은 1.4 카파 엔진과 1.6 감마 엔진 두 종류를 사용하고,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매치된다. 디젤 엔진이 없는 것만 빼면, i30와 구성이 같다. 1.6ℓ 터보 모델에는 특별히 6단 수동변속기도 마련해뒀고, 2000~4000rpm에서 최대토크를 뛰어넘는 힘을 발휘하도록 오버 부스트 기능도 담았다. 그 덕분인지 확실히 아반떼 스포츠보다 가속감이 좋다. 이래저래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다. 스로틀은 트랙 위에서 타기에는 알맞은 세팅이지만, 일반 도로에서 타기에는 좀 과민할 수 있겠다. 튜익스 서스펜션을 끼워 넣은 아반떼 스포츠보다 한결 탄탄한 하체, 기어비를 다듬은 스티어링 휠이 어울려 제법 날카로운 핸들링을 보여준다.

짧은 주행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이 정도가 전부다. 아, 2세대 모델에 맞게 개선했다는 엔진 사운드 이퀄라이저는, 간질거리는 소리를 들려주는 아반떼 스포츠 수동 모델 오너인 내게 있어 개인적으로 탐나는 장비였다. 여전히 스포티한 성향과 거리가 있는 7단 DCT는 전혀 탐나지 않았지만,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타이어는 정말 부러웠다. 벨로스터 성능 개발 연구원이 아반떼 컵 레이스에 출전하면서 가장 빨리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타이어였고 그대로 개발 과정에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현대차가 연구원 의견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반영하던 곳이었나?

LOVE  박력 넘치는 엔진 사운드 이퀄라이저와 미쉐린 타이어

HATE  나에겐 익숙하지 않은 뒷좌석

VERDICT  아반떼, i30, 벨로스터의 상향 평준화 전략은 성공했다


Hyundai Veloster

 Price N/A 
Engine 1591cc I4 가솔린 터보, N/A, N/A
Transmission 7단 DCT, FWD
Performance 0→100 N/A, N/A, N/A, CO₂ N/A
Weight N/A

이세환

이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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