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스토닉

박 터지는 소형 SUV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이 승부수로 떠올랐다. 오해하지 말자. 저렴하기만 하다는 게 아니다.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다

왜 소형 SUV가 인기일까?’라고 묻고 다닌   적이 있다. 사람마다 대답이 달랐다. 1인 가구의 증가, 욜로 라이프의 유행, 가성비 위주의 소비 패턴 등. 그 무엇도 명쾌하지는 않았다. 답은 없지만 과정은 있다. 지난해 국산 소형 SUV는 12만5358대 팔렸는데, 전년 대비 34.6% 증가한 수치다. 폭발적인 성장세 덕분에 소형 SUV 시장은 국내 모든 제조사가 뛰어든 유일한 시장이 됐다.

기아는 가성비에 주목했다. 지난해 7월 스토닉 1.6ℓ 디젤 모델을 출시할 때부터 가성비를 강조하더니,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1.4ℓ 가솔린 모델까지 선보였다. 유일무이한 ‘1600만 원대 SUV’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무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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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 말로 ‘옵션 장난질’에 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을 치켜뜰 수도 있겠지만, 그럴 필요 없다. 유료 옵션을 모두 포함한 스토닉 가솔린 모델이 2193만 원이다. 후측방 충돌 경보, 차선 이탈 경고, 직진 제동 쏠림 방지 장치와 같은 안전 장치는 물론 내비게이션, LED 램프, 열선 시트를 전부 포함해서 말이다. 같은 조건으로 비교할 때 경쟁 모델들과 최소 300만 원, 최대 500만 원 저렴하다.

진정한 가성비의 제왕으로 등극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관문이 남았다. 주행 성능이다. 제원부터 살폈다. 100마력에 13.5kg·m의 최대토크. 가슴이 뛰기엔 한참 모자란 수치다. 경차인 모닝 1.0ℓ 가솔린 터보보다 토크가 낮다. 반신반의하며 바퀴를 굴리기 시작했다. 부드러웠다.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1단, 2단, 3단까지의 변속 과정이 자연스럽다. 디젤 엔진에서 느껴지던 울컥거림과 소음이 없다. 지그시 가속 페달을 눌러 밟았더니, 변속기는 태코미터 바늘이 3000을 넘어가는 꼴이 보기 싫은 것처럼 부지런히 단수를 올렸다. 연비를 위한 세팅이겠지만 60km/h가 되기도 전에 이미 최고 단수를 물린 점은 아쉬웠다. 마치 ‘이 차는 이 정도로만 타는 차야’라고 제한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기어 레버를 젖혀 수동 변속으로 전환해 단수를 낮추고 엔진을 몰아붙여봤다. 간혹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rpm만 치솟고 속도는 제자리걸음인 차가 있는데, 스토닉은 그렇지 않았다.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넘기고도 생생한 편이다.

없어 보이겠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없어 보이겠지만 있을 건 다 있다

경쟁력 있는 가격, 풍족한 옵션, 지루하지 않은 운전 재미까지. 가성비 훌륭한 것 맞다. 평평하게 접히는 뒷자리는 준중형 세단을 마음에 둔 사람마저 혹하게 할 수 있다. 다만, 남성 평균 체격인 내가 앉아도 빠듯한 뒷자리 헤드룸과 레그룸이 아쉽다. 내리고 탈 때도 몸을 꽤 웅크려야 한다. 소형 SUV 중 키가 제일 작은 탓이다. 인테리어는 단조로운데, 내비게이션이 없었다면 무척 휑한 느낌이 들뻔했다.

2017년 하반기 코나와 티볼리가 3만 대 이상 팔릴 때 스토닉은 1만 대도 안 팔렸다. 올해는 다르다. 프라이드와 엑센트가 줄줄이 판매를 종료함에 따라 스토닉의 인기가 올라갈 확률이 높다. 과연 스토닉의 노림수는 소비자에게 먹혀들 수 있을까?

LOVE  카푸어가 되지 않을 착한 가격
HATE  SUV인 듯 SUV 아닌 SUV 같은 너
VERDICT  엄마(또는 누나), 이 차 어때?


Kia Stonic

 Price 2025만 원
Engine 1368cc I4 가솔린, 100마력@6000rpm, 13.5kg·m@4000rpm
Transmission 6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N/A, 12.6km/ℓ, CO₂ 132g/km
Weight 1175kg

박호준 사진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