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가로수길의 첫날

드디어 오늘, 국내 첫 애플스토어 ‘애플 가로수길’이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 루머가 돌 때부터 이슈가 되었던 바로 그곳입니다. 가림막을 처음 쳤을 때도 그리고 직원 채용 공고가 올라왔을 때도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많은 분의 입에 오르내렸죠. 문 열기 전 미리 진행한 프레스 행사 역시 많은 기자가 참석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 온 매체도 보였고요. 그날 이야기는 <맘 편히 이야기를 나눠 볼까, 애플 가로수길> 기사에서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역시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직접 가봤습니다. 집을 나서니 매서운 추위와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듭니다. 솔직히 잠시 망설였습니다. 가야 하나. 그냥 들어갈까. 이불 속엔 아직 따스한 온기가 남아있는데. 심지어 오늘은 토요일. 꿀보다 달콤한 늦잠이 가능한. 하아. 그래도 기왕 나온 거 마음을 다잡고 출발합니다. 이동하면서 연락해보니 이미 줄이 길다더군요.

9시 30분경 도착했습니다. 우아. 정말 줄이 깁니다.

DSC09596DSC09600DSC09599

보이시나요? 가로수길 끝까지 이어졌습니다. 너무 길어 끝까지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렇게 추운 날엔 핫팩도, 히트텍도 소용이 없거든요. 정말 대단합니다. 제일 앞에 선 분은 어제 오후 3시경에 왔다더군요.

애플 측에선 추위를 달랠만한 걸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곳곳에 많은 안전요원을 배치해 줄이 흐트러지지 않게 관리하고 일반 행인의 통로를 확보했습니다. 자동차가 수월하게 지나가도록 안내하기도 했고요. 손발이 척척 맞더군요.

DSC09605DSC09693

취재진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입구 좌우와 맞은편에 진을 치고 있었죠. 오늘도 일본과 중국의 매체들이 보이더군요. 사진 기자들의 필수품인 사다리도 많고 드론도 하나 떠 있습니다.

DSC09602DSC09610

9시 50분. 10분 전입니다. 안쪽에선 모든 스태프가 모여 뭔가 브리핑을 합니다. 그리고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네, 기념할 만한 날입니다.

DSC09615

2분 전. 모든 직원이 문 쪽으로 나옵니다. 하나 같이 상기된 표정. 서로를 바라보며 그리고 문밖에 대기하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며 지니어스 특유의 밝은 얼굴로 미소를 보입니다.

DSC09624DSC09670

10초 전. 텐 카운트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정확히 10시. 문을 엽니다. 그와 동시에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 그간 영상과 사진으로만 보던 바로 그 모습입니다.

DSC09710DSC09713DSC09775

저도 그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신나서 들어가는 이들과 신나게 맞이하는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잔치가 됩니다. 이상합니다. 뭔가 기분이 좋아지고 신나고 자연스레 웃음이 나고. 한낮에 열리는 클럽 같습니다. 아, 예전에 사물놀이 공연을 볼 때 이런 걸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마치 내가 그 안에 들어가 하나된 것 같은 기분. 심장이 두근거리고 땀이 나고 혈압이 오르고. 나도 모르게 양옆에 늘어선 스태프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게 되더군요. 6k 비디오 월까지 이어진 스태프 줄을 따라 끝까지 갔습니다.

DSC09815DSC09760DSC09809DSC09872DSC09838DSC09802

제 뒤로도 많은 사람이 들어 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쏟아져 들어오는군요. 애플이 마련한 선물도 하나씩 받았습니다. ‘반가워요’라는 문구를 새긴 흰색 티셔츠입니다. 뒤에는 ‘Apple Garosugil’이라고 새겼습니다.

DSC09900DSC09868 DSC09911 DSC09913DSC09902

어느새 매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매장을 둘러 보거나 신제품을 살펴보고 직접 착용합니다. 지니어스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아이맥 프로 앞에서 지니어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삼성전자 갤럭시로 아이폰을 촬영합니다.

DSC09905

현장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한 분이 자기 맥북을 꺼내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합니다. 그러자 지니어스가 그러더군요. “같이 한번 볼까요?” 애플스토어에서만 볼 수 있는 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품을 바로 구입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결제하는 법이 좀 특이합니다. 지니어스가 갖고 있는 아이폰으로 서랍을 열면 카드 결제기가 나옵니다. 거기서 결제를 하고 아이폰에 필요한 정보를 기입합니다. 제품을 받아 들면 주변에 있는 지니어스가 환호와 박수를 보냅니다. 살 맛 나더군요.

DSC09907

10시 30분경. 잠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런데 줄이 아직도 깁니다. 여전히 끝이 안 보이네요. 오늘 다 들어갈 수는 있겠죠?

DSC09862

참, 아까 입장하는 사진에서 오른쪽에 서 있던 외국인 보셨나요? 애플 리테일부문 수석 부사장 안젤라 아렌츠입니다. 중요한 행사다 보니 직접 방한했더군요. 현장에서도 알아보고 기념사진을 찍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DSC09916 DSC09927

11시 30분 즈음 잠시 나왔다가 1시간 후 다시 가봤습니다. 줄은 없었는데 매장이 꽉 들어찼더군요. 이동이 힘들 정도로. 아무래도 당분간은 이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을 추천합니다. 분명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거든요.

한만혁

일상에 일상을 더해 이상을 이루는, 지극히 차가운 현실주의자. 제품을 보는 관점 역시.
mh@gearba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