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vs 한파, 빙상에서 펼친 도전

차디찬 빙판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승부. 승부욕을 드러낸 BMW가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용맹한 M2는 얼음판 위에서 횡 G와 겨뤘다. 아름다운 i8은 금빛 스핀에 도전한다. 마지막으로 M550d가 빙판 위 최고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Another Quicksilver

쇼트트랙은 간발의 차가 메달 색을 바꾼다. 파워보다 테크닉, 지구력보다 순발력이 필요하다. BMW M2가 호기롭게 도전장을 던졌다. 금빛이 어른거린다

박호준

인코스 공략을 위해 카운터 스티어는 필수!

인코스 공략을 위해 카운터 스티어는 필수!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다르다. 빙판 위에서 속도를 겨룬다는 점만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트트랙은 말 그대로 경기장이 아담하다. 111.12m가 한 바퀴인데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4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쇼트트랙은 곡선 구간과 직선 구간의 비율이 1:1.08이다. 그렇기에 톱클래스 선수 대부분은 원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숫자 ‘8’을 눕혀놓은 것처럼 인-아웃 코스를 번갈아 달리는 ‘호리병 주법’을 선호한다. 즉, 쇼트트랙은 매 순간 곡선을 그리며 달리는 셈이다. 문제는 4명 혹은 5명의 선수 모두 최적의 라인을 노린다는 것이다. 다툼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작은 빈틈만 보여도 금세 순위가 바뀐다. 특히 곡선 구간에서 추월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 선수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해 인코스를 내주는 찰나를 비집고 파고드는 식이다. 그래서 덩치가 작고 순간 가속이 재빨라야 유리하다.

답은 정해졌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기 위해선 코너링이 탁월하고 몸집이 작으며, 순발력이 좋아야 한다. 후보로 떠오른 대표선수는 M2와 M4뿐이었다. 심사숙고 후 집어 든 키의 주인공은 M2였다. 고민이 길었던 이유는 둘이 닮은꼴 형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모델들과 달리 M2와 M4는 엔진 회전수가 낮을 때부터 높을 때까지 고루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쇼트트랙 선수에 비유하자면 이미 한참 달려 숨이 가빠질 때도 여전히 많은 힘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빠져나오게 돕는 액티브 M 디퍼렌셜, 스티어링의 응답성을 높여주는 M 서보트로닉 역시 두 모델이 가진 공통분모다. 앞뒤 50:50 무게 배분과 공기저항 계수(0.35Cd)마저 거의 같다. 다만 출력은 M4가 M2보다 경차 한 대 정도 높다. 하지만 쇼트트랙 경기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을 만큼 전력 질주할 일은 드물다. 차라리 휠베이스가 118mm 짧고 60kg 가벼운 M2가 재빠른 코너링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순발력, 순간 가속, 성공적

순발력, 순간 가속, 성공적

예상은 적중했다. 옹골찬 M2를 밀어내기에 370마력은 충분했다. 동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7단 듀얼 클러치가 부지런히 움직였고 터보차저는 초반부터 높은 출력을 뿜었다. 허리를 잔뜩 숙이고 달리는 쇼트트랙 선수처럼 낮은 차체와 시트 포지션 덕에 가속 시 속도감은 배가 됐다. 밟는 대로 뻗어 나가는 재미에 마음 같아서는 끝없이 계기반의 속도계를 올리고 싶었지만, 쇼트트랙이기에 곧 이어질 코너를 위해 오른발을 왼쪽으로 옮겼다. 감속 타이밍을 놓쳐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했는데도 작은 차체는 여유롭게 코너를 빠져나갔다. 물론 M2가 여유로웠다는 이야기다. 몸이 코너 바깥으로 튕겨 나갈 듯 쏠리는 탓에 운전대를 잡은 손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코너를 돌 때 견뎌야 할 원심력이 얼마나 클지 가늠할 수 있었다. 간혹 과도한 출력이 뒷바퀴에 전해지면 접지력을 잃기도 했지만, 그건 순전히 의욕만 앞선 운전자 탓이다. 빙판 위 작고 날쌘 괴물, M2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Short Track Speed Skating × M2

찰나의 승부, 쇼트트랙 선수로 M2를 선택한 이유

2693mm
오늘 모인 차들 중 휠베이스가 가장 짧다. 코너링이 중요한 쇼트트랙 경기에서 단연 유리할 수밖에
4.3sec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3초밖에 안 걸린다. M4와 0.3초 차이다. 속도를 다투는 경기에서 매우 중요한 수치다.
Lightweight 
출력은 높게, 무게는 가볍게. M2는 군살 하나 없는 스케이터의 몸매 같다. 덕분에 M2는 무거운 형님들을 뒤로한 채 경기장을 훨훨 날아다녔다.

The Golden Spin

빙상 경기의 꽃, 피겨스케이팅 꿈나무가 많지만, 김연아의 뒤를 이을 선수는 BMW i8이다

이세환

멜로디가 절정으로 치닫는다. 황금빛을 향해 마지막 스핀을 시도한다

멜로디가 절정으로 치닫는다. 황금빛을 향해 마지막 스핀을 시도한다

얼음 가루를 머금은 서늘한 공기가 주변을 맴돈다. 적막한 분위기 속에 열띤 속도전을 펼치고 온 BMW 선수들의 헐떡이는 엔진 소리만 이따금 들릴 뿐이다. 무대 조명이 꺼졌다. 암전 그리고 일순간에 켜지는 조명. 자연스레 모든 시선이 한곳으로 모인다. 반들반들한 빙판 한가운데 도도하게 서 있는 i8.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동계 올림픽 빙상 경기의 꽃인 피겨스케이팅이 화려하게 막을 올리는 순간이다.

혼신의 연기를 마무리하는 포즈. 이제 꽃다발 세례가 쏟아질 차례다

혼신의 연기를 마무리하는 포즈. 이제 꽃다발 세례가 쏟아질 차례다

우리나라 최초의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메달리스트 김연아 선수가 화려하게 꽃을 피운 뒤로, 수많은 꿈나무가 월드 피겨스케이팅 스타를 꿈꾸며 빙판을 후끈하게 달궜다. 오늘의 주인공인 i8도 그중 하나다. 치열했던 BMW 대표 선발전. 숱한 도전자를 뿌리치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도전과 열정이 필요했던가.

하지만 i8은 태생부터 남다른 존재. 우아하면서도 빠른 방향 전환을 위해 낮게 내려앉은 실루엣, 다른 선수에게서 볼 수 없던 선과 터치가 이뤄낸 매혹적인 자태는 관중의 시선을 독차지하기에 충분했다. 연습할 때조차 점프하기 위해 두 팔을 하늘로 번쩍 치켜들 때면, 누구라도 정신을 못 차리고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게 날갯짓하던 김연아 선수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그랬을까.

LED 헤드램프에서 매서운 눈빛이 쏘아져 나온다. 차가운 눈빛으로 무대를 응시하는 i8. 배경음악은 ‘제임스 본드 메들리’. 아름다운 빙판 무대 위에서 명연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거머쥔 김연아 선수가 선택한 바로 그 곡이다. 우선 e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눌러 131마력 전기모터로만 판을 달굴 셈이다. 그리고 시작한 우아한 몸짓. 음악을 따라 얼음 위를 수놓는 화려한 춤사위. i8이 남기는 몸짓 하나하나에 시선이 따라다니고 모두 매료된다. 길이 56~60m, 너비는 26~30m나 되는 널찍한 얼음 무대지만, 쉬지 않고 얼음 그림판에 붓칠하는 i8의 존재감으로 가득하다.

멜로디가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리듬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두 손 중 오른손을 떼어내 기어 레버로 옮겼다. 레버를 왼쪽으로 툭 밀어 스포츠 모드로 전환. 이때부터 최고 231마력, 32.6kg·m를 내는 1.5ℓ 직렬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131마력, 25.5kg·m의 전기모터가 맹렬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화려한 점프를 위해 서스펜션은 잔뜩 긴장한 상태. DSC로 옭아맨 구속을 풀고 i8의 샘솟는 재능을 모두 쏟아붓는다. 폭발적인 힘이 네 바퀴 사이에서 줄기차게 옮겨가며 날갯짓을 부추긴다. 붉게 물든 계기반을 바라볼 틈 따위는 없다. i8에 올라탄 내 시선은 오직 A필러 너머를 바라볼 뿐. 스텝, 스텝 그리고 이어지는 스핀.

얼음을 가르는 스케이트 날만큼 예리한 핸들링

얼음을 가르는 스케이트 날만큼 예리한 핸들링

마음 같아서는 스파이럴에 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시도하고 싶었지만, 어느새 3분도 채 되지 않는 쇼트 프로그램이 끝났다. 눈보라를 일으키며 맹렬하게 흐르는 i8의 춤사위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직 김연아 선수만큼 화려한 연기를 펼치기에 능력이 부족한 건 i8이 아니라, 운전석에 올라탄 나의 한계였다. 언젠가 김연아 선수와 갈라 쇼에 함께 오르는 상상을 하며, 곧 이어질 프리 프로그램에서 열정을 담은 혼신의 연기를 펼칠 준비를 한다.

Figure Skating × i8

음악을 따라 얼음 위를 수놓는 i8의 우아하고 화려한 춤사위에 매료된다

Rhythmical eDrive
3기통 엔진과 전기모터가 어우러지며 쉴 틈 없이 샘솟는 에너지. 때로는 전기모터만으로, 때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합심해 발휘하는 리듬에 몸을 맡긴다.
Vision Becomes Reality
역동적인 실루엣, 차체를 감싸는 우아한 선의 집합, 또렷한 눈빛으로 무대를 바라보는 i8. 얼음 위에서 뽐내는 미래지향적 아름다움에 열광하라.
Step, Spin, Spiral
얼음 위를 매섭게 가로지른다. 우아하게 미끄러지며 눈을 번뜩이다가 기회가 찾아온 순간 펼치는 i8의 스파이럴 쇼. 앞 전기모터와 뒤 엔진이 어울려 이뤄낸 4륜구동의 힘이다.

The Born Athlete

차디찬 빙판 위에서 치열하게 속도를 겨루는 스피드스케이팅. 폭발적인 파워와 뛰어난 근지구력으로 무장한 M550d는 BMW의 타고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다

김장원

설상 경기에서 쾌속으로 질주했던 BMW 대표선수들은 올겨울 가장 추웠던 한파 속에서 뜨거운 투지로 추위를 떨쳐냈다. 마지막 순서는 빙상 경기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종목이자, 대표적인 종목으로 손꼽히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BMW M550d x드라이브가 올라섰다.

4개의 터보차저가 뿜어내는 400마력의 심장

4개의 터보차저가 뿜어내는 400마력의 심장

스피드스케이팅은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추고 빙면(氷面)을 힘차게 밀어내는 하체 근력, 쉼 없이 끈질기게 치고 나가는 근지구력, 코너에서 빠르게 반응하는 민첩성이 어우러져 1000분의 1초의 기록을 다투며 속도를 겨룬다. BMW M550d는 그야말로 타고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다. M에서 매만진 B57(B57D30C) 엔진은 4개의 터보차저를 달아 무려 400마력을 쏟아낸다. 더 놀라운 수치는 바로 77.6kg·m에 달하는 최대토크다. 스케이트 날로 얼음판을 박차고 달릴 때, 힘이 쏟아져 나오는 두꺼운 허벅지 근육처럼 6개의 실린더와 4개의 터보차저는 순차적으로 폭발적인 토크를 쏟아낸다. 엄청난 파워를 다스리는 건 x드라이브다. M550d는 순식간에 네 바퀴로 토크를 나눠 아스팔트를 잡아챈다. 그리고 정확히 시계 초침이 5번 움직이기도 전, 속도계는 100km/h를 지나치며 빠르게 치솟는다.

직선주로에선 그 누구와 겨뤄도 지지 않는다. M550d는 언제나 승부욕으로 불타올랐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단순히 앞으로만 질주하는 경기가 아니다. 총 400m의 아이스링크 트랙은 너비 5m의 이중 활주로를 갖춘 타원형이며, 양쪽 끝은 반경 25m의 180° 곡선코스다. 게다가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넘나들며 상대 선수와 위치를 바꾸어 경쟁해야 한다. 즉, 힘찬 근력으로 치고 나가는 직선주로만큼, 코너링 역시 경기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코너 앞에 다다른 M550d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중심을 파고들었다. 한쪽으로 쏠린 차체를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이 받쳐 들었고, 타이어는 차가운 아스팔트를 부여잡느라 나지막이 비명을 내질렀다. 좌우로 달라진 트랙션은 영리한 x드라이브가 도맡아 출력을 나눴으며, 결정적으로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 작동해 뒷바퀴 방향을 최대 5°까지 비틀었다. 빠른 속도로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바꿔도 민첩하기는 마찬가지. M550d는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뒷바퀴를 조향해 빠르게 위치를 바꾼다. 마침내 코너를 빠져나오는 순간, 다시 쿼드 터보 디젤 엔진이 웅장한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가속. 스텝트로닉 8단 스포츠 트랜스미션은 경쾌하게 기어를 바꿔 물었고, 차가운 트랙 위에서 뜨거운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M550d의 승부사 기질은 성능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M 스포츠 패키지로 치장한 외관은 인상적인 첫인상을 남긴다. 상황에 따라 열고 닫히는 액티브 에어 스트림 키드니 그릴은 공기저항을 최대 0.22Cd까지 낮추는 똑똑한 아이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작은 돌기로 마감한 스피드스케이팅 모자처럼, 1000분의 1초를 줄일 수 있는 과학적인 기능이 녹아들었다.

코너를 탈출하면 순간 이동 마법이 일어난다

코너를 탈출하면 순간 이동 마법이 일어난다

M550d는 5시리즈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물론, 왕좌는 M5 차지다). 강력한 성능과 안락함 그리고 뛰어난 효율성까지 겸비한 M550d는 언제나 질주 본능을 불태우며 금메달을 노리는 승부사다. ‘비즈니스 애슬리트(Business Athlete)’. BMW가 5시리즈를 출시하며 내건 슬로건처럼, M550d는 타고난 운동선수의 기질을 증명했다.

Speed Skating × M550d xDrive

빙상 경기의 대표 종목,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M550d를 선택한 이유

77.6kg·m
제원표를 보다가 이 수치를 보고 흠칫 놀랐다. 그리고 트랙을 달리면서 다시 한번 놀랐다. 단언컨대 최고의 5인승 스프린터다.
Integral Active Steering 
거대한 덩치가 코너를 향해 파고드는 모습은 비현실적이다. 고속 코너에서 펼쳐진 마법 같은 코너링은 내 운전 실력이 아니었다.
Dynamic xDrive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는 출발 전에 스케이트 날을 얼음판에 박아 넣는다. M550d 역시 포악한 토크로 출발할 때조차 단 한 번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편집팀 |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