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짜가 아니야

“오, 끝내주는데?”
근사한 가죽 재킷을 입고 나타난 A씨에게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니, 히죽히죽 웃는 얼굴이 심상치 않다. 이럴수가… 속았다! ‘레더’가 아니라 ‘레자’란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돼버렸다. 감쪽같이 눈속임을 한 가짜 가죽이 등장한 것. 느끼하고 묵직한 가죽에서 기름기를 쏙 뺀 담백한 그들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과 실용성이 주 특기다. 말이야 한 끗 차인데 가격표는 자릿수부터 달라진다. 진짜 가죽을 찾아내려는 당신의 날카로운 심미안은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것이다. 라이터로 슬쩍 그을려 본다면 모를까.
인조 가죽을 단순한 짝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속칭 ‘레자’라고 무시해왔지만, 이제 진짜 뺨치는 퀄리티로 우리의 눈을 현혹하고 있다. 여기 진짜와 가짜가 있다. 이제 그들의 현란한 트릭에 잠깐 속아 보도록!
 
난이도 ●○○○○
“누가 봐도 우측 슈즈가 가짜다. 섬세한 바느질로 아주 잠깐 속을 뻔 했지만 말이다. 좌측 슈즈가 레더 슈즈이긴 하지만 오른쪽 슈즈에 눈길이 더 가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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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좌측은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레더 슈즈이고 우측은 위트있는 디자인의 페이크 레더 슈즈다. 레더 슈즈가 우아하기는 하지만 내구성 면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다. 가죽은 예민한 소재이기 때문에 쉽게 오염되고 벗겨진다. 특히나 양가죽은 가장 잘 벗겨져 그보다는 소가죽이 조금 더 튼튼하다. 슈즈는 다른 아이템보다 오염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 수명이 생각보다 짧다. 그렇지만 비비안 웨스트 우드의 플라스틱 로퍼는 평생을 신어도 끄떡없을 것만 같다. 플라스틱이 부패 되는데 수백 년이 걸린다고 했던가. 그렇다고 무턱대고 인조가죽이나 고무소재의 제품을 구입하면 안 된다. 인조가죽은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쉽게 땀이 찰 수 있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잘 만들어진 제품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 좌측부터 유광 처리된 송아지 가죽 레이스업 슈즈 64만원 버버리(Burberry), 오알비 금장 로고가 박혀 있는 플라스틱 슈즈 40만원대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 Westwood).
난이도 ●●○○○
“좌측은 고급 가죽 소재의 토트백인 것이 확실한데, 우측은 언뜻 보면 가짜 같지만 자세히 보면 잘 다듬어진 가죽 같기도 하고.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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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가죽 느낌과 얇은 가죽을 구긴 것 같은 백 이 둘은 모두 가짜다. 최근 남성들의 키 아이템인 스퀘어 토트백을 구매하고 싶다면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먼저 구매해 보자. 트렌디한 제품을 구입할 때는 무리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택하지 말자. 단 몇 달만 지나면 후회하기 십상이니. 좌측부터 감쪽같은 가죽 질감의 스퀘어 토트백 7만 9천원 에잇세컨즈(8seconds), 독특한 소재가 돋보이는 해밀턴백 2012 가격미정 폴스미스(Paul Smith).
난이도 ●●●○○
“값비싼 명품은 다 진짜 가죽으로 만든 거 아닌가? 가죽도 아닌데 그렇게 비쌀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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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가 높다고 진짜 가죽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들의 절반은 인조 가죽이란 사실.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가죽은 값비싼 물건 그래서 높은 가격이면 무조건 진짜 가죽’이라고 인식되어 있어 쉽게 속아 넘어간다. 구찌와 루이비통의 시그니처 패턴들은 대부분 인조 가죽으로 제작된 것이며 손잡이나 작은 디테일들만 가죽으로 되어 있다. 그 둘은 가죽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하여 친숙한 명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좌측부터 A5사이즈 서류를 넣을 수 있는 비즈니스백 3백26만원 루이비통(Louis Vitton),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토트백 1백만원 구찌(Gucci).
난이도 ●●●●○
“스타일이 비슷해서 그런지 헷갈리는데, 둘 다 진짜 가죽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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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만 진짜 가죽이다. 워싱된 가죽이라 가죽의 느낌이 확실히 드러난다. 자연스럽게 생긴 주름과 몸에 착 달라붙는 핏에서 가죽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우측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라인이라 훨씬 가볍고 편하게 입을 수 있다. 비교해 보지 않으면 진짜 가죽처럼 보일 만큼 가죽 질감을 완벽하게 재현했고 곳곳의 디테일도 잘 살렸다. 인조 가죽과 가죽은 확실히 다르다. 그렇지만 각각의 텍스쳐가 주는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좌측부터 부드러운 워싱 가죽 소재의 클래식 바이커 재킷 6백 40만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sum), 스터드 장식의 합성피혁 바이커 재킷 17만 9천원 자라(Zara).
난이도 ●●●●●
“이건 확실히 알겠군. 우측이 가짜 가죽이야. 가죽으로 패딩을 어떻게 만들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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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다. 좌측은 모직에 인조 가죽 슬리브를 덧댄 코트이고 우측은 최고급 양가죽인 플론지 가죽으로 만든 다운 필드 보머 재킷이다. 패팅이니까 나일론을 생각하고 코트는 고급 소재를 사용했을 거라고 섣불리 확신하지 말자. 특히 보머 재킷은 패딩이지만 핸드메이드 캐시미어 코트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 승마용품에서 영감을 받은 가죽 스트랩과 수작업으로 완성된 골지 허리밴드에 탈부착이 가능한 시얼링 칼라까지 달려 있는 초호화 패딩이다. 좌측부터 매끈한 라인의 합성 피혁 슬리브코트 31만 9천원 자라(Zara), 플론지 가죽 다운 필드 보머 재킷 8백 50만원 버버리 프로섬(Buberry Pro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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