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3에게 쓰는 편지

To. K3
안녕? 오랜만이야. 이렇게 편지로 이야기를 전한지도 꽤 됐네. 
내가 이렇게 펜을 든 이유는 사촌 동생인 너에게 몇 가지 해 줄 말이 있어서야. 
일단 너희 형제들은 많이 닮았더라. 코가 대표적이지. 가족이니까 모습이 비슷한 건 어느 정도 이해하겠는데 포르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 하는 말이야. 이름을 ‘K’로 시작하는 돌림자로 쓰다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스포츠 세단의 느낌은 기존 포르테와 비슷하다는 점이야. 날렵하지는 않아도 육중해 보이는 K5, K7, K9 형들에 비해서는 날씬한 편에 속하니까. 
뒷모습은 K5 짝퉁(?)이라 불러도 될 만큼 싱크로율이 높은거 같아. 약간 체구가 작다 보니 어색한 감도 있는데 형제차란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니까 이 부분은 너그럽게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야. 
반면에 속은 많이 바뀌었더라.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렇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것 같아. 센터페시아에 있는 카본 느낌의 내장재가 대표적이지. 솔직히 이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아. 카본은 뭔가 스포티한 느낌보다는 고성능 느낌이 더 강하거든. 
너도 잘 알다시피 140마력 1.6 Gdi 엔진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받기란 그리 쉽지 않단다. 물론 준중형 클래스에서 200마력을 넘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문제는 토크인 것 같은데 차라리 디젤 1.6 VGT 모델을 선보이는 게 어떨까? 시내로 가기 위해 강남에서 남산 1호 터널을 넘어가는데 그 정도 언덕에서도 힘이 빠져서 킥 다운을 해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 종종 생기더라구. 
엔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연비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제원상으로는 6단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4.0~14.5km/l라고 하는데 실제 시내 연비는 약 11km/l 정도더라. 시내에서 이 정도면 준수하다고 생각해. 한산한 시간에 도시 고속도로에서는 정속 주행을 할 때 14km/l 훌쩍 넘겼으까 시쳇말로 ‘뻥 연비’라는 말은 들을 이유가 없겠지. 
LED DRL(주간전조등), LED 리어램프는 요즘 대세긴 한데(모닝에도 최고 사양 모델에 적용하고 있으니까) 약간 과하다는 느낄이랄까. 너무 겉모습 꾸미기에 치중한 것 같아. 중형차 버금가는 옵션 때문에 네 몸값이 1939만원까지 치솟아 버린 이유를 이 때문이라 폄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니까. 
내부는 칭찬할만 하더라. 인정! 앞서 너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풍부한 옵션이 빛을 발했다고나 할까. 온열/통풍 기능이 3단계로 조수석까지 조절되고 뒷좌석 역시 히팅 2단계라니. 글로브박스에 공기 통로를 만들어 쿨링 기능까지 갖췄더라. 
뒷좌석 6:4 시트 폴딩은 가능한데 스키 스루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쉬웠어. 젊은 층이 타깃이라면 겨울에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많을텐데 암레스트에 커버 하나 다는 게 어려웠을까 싶기도 하고. 트렁크 용량이 너무 넉넉해서 그런거야? 
스티어링 휠에 빼곡히 박힌 버튼은 솔직히 조금 정신없더라. 일일이 외우기보다는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에 익겠지만 인터페이스는 통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 그리고 스티어링 휠 말인데 한국 사람 손에게 너무 크지 않아? 외국 판매를 목적으로 글로벌(?)하게 디자인 했다면 국내용은 조금 작은 모델을 써야할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우리 가문의 야심작인 UVO는 할 말이 많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니까 말을 아낄게. 어차피 인프라 구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시스템이 갖춰졌더라도 이를 지원할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베이스, 콘텐츠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지? 
급한대로 네이버 날씨와 정보를 검색으로 적용했는데 이건 UVO에서 자동으로 위치를 파악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했었어야지. 운전자가 일일이 검색을 하는 건 안전운전을 위해서도 지양해야 하니까. 아참, 주유 경고등이 켜지면 자동으로 내비에서 가까운 주유소 검색을 해주니까 편하더라.  
기왕 시작한 거 쓴소리 몇 마디만 더 하고 마칠께. 스티어링 모드 말인데 ‘노멀, 컴포트, 스포츠’ 모드가 있잖아. 전동식으로 바뀌면서 자동 평형 주차도 지원하면서 생긴 뚜렷한 변화 중 하나임에는 틀림 없어.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일반 주행 환경에서 이 기능을 쓸 일이 언젤까 고민에 빠졌던 적이 있어서 말이야. 보통은 거의 컴포트 모드에 고정하지 않을까? 패들 시프트도 마찬가지야. 스포티한 느낌을 주기엔 이것 만한 아이템이 없는데 반응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니까 답답한 느낌이 더 들거든. 벨로스터에 들어간 DCT가 적용된다면 그땐 얘기가 달라지겠지. 
누구보다 네가 잘 알테지만 가장 큰 라이벌은 내가 아니라 르노삼성에 뉴 SM3야. 알지?? 2세대 개량 모델이라 보통 2.5세대 모델이라 폄하하지만 그래도 벌써 3번이나 모델 체인지를 거친 만큼 검증이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거야. 그러니까 지금 막 데뷔를 한 너에게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얘기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어. 형들이 뒤에서 든든하게 지원해줄거고 너도 밖에 나가서는 내가 친척형이라고 얘기할테니까. 
From. 너의 사촌형 아반테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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