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젤리의 ㅊㅊㅊ] 설레기 좋은 날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의 설렘. 잔뜩 얇아진 재킷을 걸치고 거리를 나서는 요즘이야말로 설레기 딱 좋은 날이다. 적당히 부는 바람과 나른한 햇살이, 왠지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묘한 기대심을 자극하니까. 이토록 좋은 날, 3월의 [ㅊㅊㅊ]가 준비했다. 살랑이는 봄바람을 닮은 노래와 책, 드라마, 그리고 영화.

에릭남 – Inteview
‘봄, 연애, 사랑’과 같은 키워드와 잘 어울리는 에릭남. 그의 두 번째 미니 앨범 <INTERVIEW>는 에릭남 특유의 부드러운 보컬과 달달한 멜로디가 섞여 ‘랜선 남친’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플레이리스트로 가득하다. 그중 ‘Interview’는 인터뷰어로서 큰 사랑을 받았던 에릭남이 연인 사이의 관계를 비유한 것. ‘그대의 모든 것이 궁금해요. 당신을 알고 싶어요’ 라며 듣는 이로 하여금 묘한 설렘을 자극한다. 눈을 감고 들어보자. 듬뿍 사랑받은 듯한 행복한 기운이 당신의 귓가에 오래도록 남을 테니까.

DJ Okawari –  Midnight Train
표지의 감각적인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듯, DJ Okawari는 얼굴에 꽃이나 나비 그림을 앨범 포스터에 쓰기로 유명하다. 몽환적인 음색으로 사랑받아온 그의 <Compass> 앨범 타이틀 곡 ‘Midnight train’은 재즈 힙합 장르로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가 돋보인다. 오랫동안 짝사랑한 그녀를 이제 떠나보낸다는 서정적인 가사와 천천히 흐르는 피아노 선율이 메마른 감성을 자극한다.

Jason Mraz – You and I Both
‘너와 내가 함께 사랑했기 때문이야’라고 외치는 제이슨 므라즈의 러브송. ‘You and I Both’는 노래 전반적으로 들려오는 경쾌한 기타 소리가 산뜻한 봄과 무척 닮았다. 따뜻한 봄의 기운이 마음 곳곳에 활기차게 퍼지는 기분이랄까. 햇살이 내리쬐는 푸른 들판에 누워 들어볼 것. ‘Cause I’ll remember everything you sang’. 함께 들으면 더욱 달달해질, 봄날의 사랑 노래.

연애의 발견
과거의 연인으로부터 고백을 받으면 어떤 기분 일까? 드라마 <연애의 발견>은 방영을 마친 지 3년도 더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전설적인 연애물이다. 드라마는 과거의 연애를 끝내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지만, 옛 연인이 돌아오면서 생기는 세 남녀의 사랑을 다뤘다. <연애의 발견>이 특별히 사랑받았던 이유는 남녀 사이의 감정을 대사와 상황으로 섬세하게 묘사해냈기 때문. 마냥 행복할 줄 알았던 ‘연애’가 인생의 가장 큰 위기가 되기도 하고 가장 큰 고통이 되기도 하면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큰 공감을 이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와 사랑을 반복하는, 그 묘한 심리에 대해서 지극히 현실적인 위로를 전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와 Blue – 츠지 히토나리, 에쿠니 가오리
책 <냉정과 열정 사이>는 하나의 스토리를 두 가지의 관점으로 나눈다. Rosso 버전은 여주인공 아오이의 관점, Blue는 준세이의 관점에서 다룬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고전 로맨스인지라 뻔한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사랑에 있어 현실과 이상 사이의 묘한 줄타기를 경험할 수 있는 신선함이 있다. 스토리는 남녀의 관점으로 나누어져 있는 만큼 여자라면 아오이의 관점을, 남자라면 준세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만한 환경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마빈이라는 이상적인 남자를 곁에 두지만 과거를 잊지 못하는 아오이 또는 아오이에 대한 잘못된 오해로 고통받는 준세이의 삶. 그러나 확실한 건 단 하나였다. 운명적인 사랑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 아오이와 준세이가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 운명이 지어준 서로의 사랑만을 의지하면서.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 피터 홀린스
책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는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법한 사람의 이중적인 마음을 대변하는 심리 서적이다. ‘그저 살갑게 지낼 뿐, 연락처는 몰라도 상관없어, 혼자는 외롭지만 그렇다고 여럿은 피곤해, 관계는 힘들지만 사람이 싫은 건 아냐.’처럼 인간의 마음 스펙트럼이 얼마나 복잡한 지에 대해 심리학적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나’의 모습과 실제 성격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 또는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과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정상적인 당신을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당신의 마음에 대해서 철저한 위로가 되어줄, 싱숭생숭한 올봄의 필독서. 

내 사랑
천재 화가 모드 다울리가 모드 루이스가 되는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영화 <내 사랑>은 몸이 불편한 여주인공 다울리가 퇴역 군인 에버렛 루이스의 청소부로 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적한 시골 풍경이 영화의 소소한 분위기를 돋보이게 하는데, 삐뚤빼뚤 굽이 진 시골길과 낡은 벽지 위에 피어난 샛노랑 꽃그림 등의 작은 배경들이 에버렛과 모드의 아담한 사랑을 묘사한다. 특별히 이 영화가 설렘을 자극하는 이유는 모드 루이스를 연기한 샐리 호킨스와 에버렛 역의 에단 호크만이 만들어 내는 로맨틱한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에버렛의 괄괄함과 온유한 모드가 만나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존중하며 마침내 사랑한다. 당신의 마지막 로맨스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내 사랑>은 진정한 사랑의 형태를 다룬 최고의 영화다.

[최젤리의ㅊㅊㅊ]는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윤택하게 만드는 볼거리에 대해서, 한 달에 한 번 기어박스 피처 에디터가 직접 읽고 보고 들은 책,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을 소개한다. ‘ㅊㅊㅊ’는 츤츤한 본인의 성격과 ‘책 추천’의 초성을 사용해 중의적인 의미를 담은 말. 어딘가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불특정 다수에게 작은 위로가, 또 하나의 행복을, 예상 밖의 즐거움이 될 [최젤리의ㅊㅊㅊ].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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