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가속력! 공간 왜곡 드라이브

<스타워즈>를 본 사람이라면, 우주 공간을 뛰어넘어 항해하는 우주선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 자동차가 있다면? 620마력의 모델 S가 바로 그 차다

드디어 모델 S P100D가 국내에 등장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을 100kWh로 늘리고 370마력짜리 고성능 전기모터를 뒤 차축에 단 P100D에는 성능을 끌어올리는 루디크러스 모드가 있다. 오직 테슬라의 모델명에 알파벳 ‘P’를 단 차에만 허용된 특권이다. 이를 사용하면 0→100km/h를 2.7초 만에 달릴 수 있다. 뭔가 비밀무기 같은 느낌의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도 있는데, 그러면 2.4초까지 줄일 수도 있다.

그러려면 센터패시아에 달린 17″ 터치스크린에서 주행 모드 변경 화면으로 들어간 뒤, 컴포트, 스포츠, 루디크러스 모드 아래에 있는 배터리 최대 파워 사용 여부를 묻는 문구를 눌러 그러겠다고 답한다. 그럼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가 예열되기 시작하고, 40분~1시간가량 주행한 뒤에 배터리 온도가 50℃에 이르면 그제야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를 쓸 수 있다.

뭔가 장황해 보이지만, 그냥 터치 3번 한 뒤 1시간 동안 신경 쓰지 않고 반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오토파일럿만 켜둔 채 달려도 알아서 활성화된다. 그게 심심하다면, 이스터 에그 기능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터치스크린에서 테슬라 로고를 누르면 몇 가지 기능이 나오는데, 계기반 속 모델 S가 무지개 도로를 달리거나 산타클로스의 눈썰매로 바뀌는 식이다. 몇 가지 더 있으니 찾아보길….

가속력만 높이진 않았다. 브렘보 캘리퍼로 제동력도 키웠다

1시간 동안 마음의 준비는 다 했는가? 그럼 이제 신나게 달려볼 때다. 눈으로 보는 숫자와 몸으로 체감하는 숫자는 분명 다르다. 비현실적인 가속력에 놀랄 게 분명하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모든 힘을 쏟아내는 전기차의 특성상, 정말 순식간에 속도를 올린다. 100km/h가 뭔가, 200km/h를 넘기는 것도 우습다. 좌우 풍경이 빠르게 뒤로 흘러가고 저만치 앞에 있던 표지판이 눈 깜짝할 새에 다가와 있다. 마치, 통과해야 할 공간을 건너뛴 느낌이다. 허풍 좀 섞으면, SF 영화에서 공간 도약 기술로 은하계를 오가는 우주선 같다고나 할까?

모든 게 이질적이다. 실린더에서 빠져나온 배기가스가 머플러를 거쳐 터져 나오며 발생하는 감동적인 소리도 없고, rpm을 요리하며 다루는 재미도 없다. 머릿속을 새하얗게, 가슴을 짜릿하게 만드는 미친 가속력만 있을 뿐이다. 아마도 가로등이 켜진 한적한 야밤의 도로를 이렇게 달리면, 우주선을 타고 있는 느낌이 좀 더 생생하게 들 것만 같다.

정신줄을 놓은 채 달리다 보면 배터리 잔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걸 눈치챌 것이다. 최대 424km의 주행 가능 거리가 순식간에 줄어들고, 전력 소모량 그래프는 점점 더 가파르게 솟구친다. 충전 인프라를 빨리 늘리려는 테슬라의 의지에 힘입어 2018년 2월 기준으로 전국에 14곳의 슈퍼차저(급속 충전기)와 131곳의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 충전기)가 있긴 하나,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몰려 있어 전기를 쏟아붓는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를 쓰며 전국을 누비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 언제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슈퍼차저가 50개쯤 생기면 제법 탈 만하지 않을까? 물론, 그때는 더 많은 전기차가 등장하겠지만.

LOVE  정신 나간 가속력

HATE  속도 빼면 무미건조한 운전

VERDICT  친환경적인 미래를 위한 투자라기에는 너무 비싸다


Tesla Model S P100D

Price 1억7730만~1억9787만 원

Battery 100kWh

Power 620마력, 98.0kg·m

Performance 0→100 2.4초, 250km/h, 1회 충전 424km

Weight 2240kg


이세환 사진 김범석

이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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