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지만 팬들이 좋아하는 만능선수

현대차의 간판 SUV가 화려하게 복귀했다. 넉넉한 크기, 아늑한 주행 성능, 편리한 장비까지 뭐 하나 단점이라고 콕 집을 만한 게 없다. 그렇다고 완벽한 건 아니다

화려한 전적을 자랑하는 스포츠 팀의 간판스타는 뛰어난 실력은 물론,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함께 대외적인 이미지 또한 중요하다. 어떤 인상으로 비치는지에 따라 개인과 팀의 명성은 당연하고, 선수의 몸값이나 팀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기본기가 좋고 상품성이 좋아도,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친다면 결코 잘 팔리지 않는다. 물론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서 잘 팔리는 경우도 있긴 하다. 현대차 SUV 라인업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싼타페는 어떤가. 2000년에 처음 등장한 때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100만 대가 넘게 팔리며 줄곧 높은 인기를 누린 베스트셀링 SUV 아니던가. 물론 순전히 제품이 정말 좋아서 잘 팔렸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싼타페와 쏘렌토, 둘 말고는 마땅한 경쟁자가 거의 없다는 이유도 거들었다고 봐야 한다.

네 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계기반 색깔이 나뉜다. 그게 전부다

4세대로 새롭게 진화한 싼타페는현대차의 최신 기술을 가득 담고 돌아왔다. 자동차의 기본기를 책임지는 차체와 구동 계통부터,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을 도와주는 주행 안전 보조 기술까지 풍성할 따름. 이 밖에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곡명을 알려주는 사운드하운드(곡명을 100% 찾아주는 건 아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하는 서버형 음성인식(발음을 똑바로 할 것), 음성 메모, 휴대폰 무선 충전 기술 등 첨단 IT 기술도 담았다.

특히, 편리함을 넘어 현대인의 근심을 덜어주는 기술로 주목받는 ‘캄 테크(Calm-tech)’ 개발 컨셉트 아래, 기존 사용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해 적용했다는 뒷좌석 승객 안전 하차 보조 기술(뒤에서 다가오는 차가 있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과 하차 시 뒷좌석 승객 알림 기술(예컨대 아이를 뒷좌석에 남겨두고 내린 뒤 문을 잠그고 차에서 멀어지면, 빛을 번쩍이고 경적을 울린다)은 나름 혁신적인 시도다. 단지 차만 좋게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사용자를 배려하는 감각적인 접근법이다.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

8단 자동변속기는 물 흐르듯 부드럽게 변속한다

엔진은 2.0ℓ와 2.2ℓ 디젤 그리고 2.0ℓ 가솔린 터보까지 세 가지로 나뉘고, 모두 전륜구동 기반의 8단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잠깐 시승하면서 경험한 건 판매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2.0ℓ 디젤 모델로, 최고 186마력, 41.0kg·m의 준수한 성능을 낸다. 중형 SUV인 싼타페를 찾는 고객 대부분이 가족을 지키는 가장이라는 걸 생각하면, 아늑하고 편안한 승차감의 부드러운 주행 감각도 적당하다. 자유로만 40km가량 달려봤을 뿐이지만, 예전의 헐렁한 느낌은 없다. 적당히 부드러운 하체는 고속에서 탄탄해지며 안정적으로 바뀐다. 확실히 요즘 현대기아차의 하체 세팅이 많이 달라진 걸 다시 한번 느낀다. 150km/h 전까지 실내가 생각보다 조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현대차에 처음 들어간 HTRAC. 기존 4륜구동 시스템과 별로 다를 건 없다

시승차에는 주행 모드와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에 힘을 100:0에서 50:50까지 나눠 쓰는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 HTRAC(에이치트랙, 제네시스 말고 현대차에는 처음이라고 한다)도 들어갔지만, 뒷바퀴로 힘을 50%나 보내는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딱히 4륜구동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서라기보다는, 기본적인 움직임 자체가 안정감 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더 탄탄해진 차체와 서스펜션, R-MDPS의 공이 크다. 오프로드에 들어갈 일이 많지 않다면, 굳이 200만 원짜리 HTRAC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완숙해진 주행 안전 보조 장비가 더 인상적이다. 시승차에는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가 전부 들어가 있었는데, 앞차와 간격을 조절하고 좌우 차선 사이에서 부드럽게 균형을 유지하며 달리는 실력이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15초 정도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달려도 경로를 부드럽게 유지한다. 와락 성내며 달리는 것보다 이렇듯 편하게 달리는 모습이 싼타페에 어울린다.

외모와 따로 놓고 보면 깔끔한 인테리어

운전자와 가족이 주로 머무를 실내 공간은 널찍하고 아늑하며, 플라스틱 위에 가죽과 스웨이드 등의 소재를 폭넓게 사용해 나름 고급스러운 감각도 챙겼다. 주행 모드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디지털 계기반도 깔끔하다. i30와 비슷한 대시보드 레이아웃으로 정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느낌도 든다. 그런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릴 만큼 인상적이진 않고 뒤죽박죽인 느낌도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겉모습과 실내 디자인이 제각각이다.

디자인 취향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내 기준에는 영 아니다. 하지만 신형 싼타페의 인기몰이는 거침없이 진행 중이다. 출시한 지 20일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계약 대수가 벌써 2만 대를 넘었다고 한다. 주간 주행등과 헤드램프를 위아래로 나누고 캐스케이딩 그릴을 얹은 얼굴이 현대차의 차세대 SUV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그럼 난 당분간 현대 SUV는 꿈도 꾸지 말아야겠다.

LOVE 눈에 띄는 단점이 없다는 것

HATE 디자인 기아의 힘을 빌리면 어떨까?

VERDICT 머지않아 도로를 가득 메울 국가 대표 SUV


Hyundai Santa Fe 2.0D HTRAC

Price 3635만 원

Engine 1995cc I4 터보 디젤, 186마력@4000rpm, 41.0kg·m@1750~2750rpm

Transmission 자동 8단, AWD

Performance 0→100 N/A, N/A, 12.0km/ℓ, CO₂ 160g/km

Weight 1915kg


이세환

이세환

사람과 자동차, 당신의 이야기와 우리의 자동차를 함께 나누고픈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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