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심탄회] 당신은 수입차 오너입니까?

연간 수입차 판매량이 20만 대를 훌쩍 넘긴 지도 오래다. 한때 부의 상징으로 불릴 만큼 희귀했던 존재지만, 이제는 수입차가 안 보이는 게 오히려 신기한 세상이다. 심지어 메르세데스‚벤츠는 현대기아차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브랜드가 됐다. 사람들은 왜 수입차를 살까? 정말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좋아서?

Q.솔직히 수입차에 끌리지 않니?

김장원 기자


수입차에 대한 환상? 나도 격하게 공감한다. 수많은 신차 발표회 현장을 다녔지만, 나조차 감성적인 품질과 홍보 문구에 푹 빠져버릴 때가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나 포르쉐가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현장을 떠날 때면 꼭 한 대 갖고 싶었으니까. 수입차의 매력? 마냥 허구는 아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훌륭한 차를 만들어왔고 실제로 품질이 좋으며 고급스럽다. 하지만 가격표를 들여다보면 거품이 많다. 샤넬과 에르메스의 명품 가방처럼, 수입차 가격엔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름값이 붙어 있다.

이세환 기자


우리에게는 일종의 환상이 있다. 수입산이면 고급스럽고 비싼 이미지와 연결되는 환상 말이다. 물론 우수한 상품성이나 자기 과시용의 목적도 있겠지만, 아마도 수입차에 끌리는 건 가져보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끌리는, 일종의 호기심도 작동한다고 본다. 물론, 돈이 정말 넘쳐나게 많다면 당연히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사지 않을까?

Q.수입차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

김장원 기자


물론이다. 당신의 환상을 완전히 부숴버리는 수입차도 허다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도 예외는 없다. 그들 사이에도 명차와 똥차가 존재한다. 이를테면 한국 시장과 소비자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사양, 가격을 맞추기 위해 삭제한 편의 장비 등 국산차보다 못한 수입차도 수두룩하다. 최근엔 프리우스 C가눈에 거슬렸다. 아무리 합리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한들 열선 시트조차 없다니. 우리나라 소비자도 추위 많이 탄다.

이세환 기자


이 세상에 완벽한 차는 없다. 솔직히 말해서 다양한 수입차를 시승할수록 수입차에 가졌던 좋은 인상이 여지없이 무너져내릴 때가 꽤 있다. 예전에 탔던 피아트 500X는정말 차가 제대로 조립된 건지 의심되기도 했다. 요즘 캐딜락 모델에 들어간 룸미러는 후방 영상을 카메라로 찍어 보여주기도 하는데, 원근감을 도통 모르겠더라.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엔트리급 4기통 디젤 모델은 연비는 좋아도 엔진음이 시끄러워서 시승도 얼마 안 할 때가 있다.

Q.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인기 폭발이던데, 정말 돈값 해?

김장원 기자


독일차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명성은 여전하다. 독일차는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내세우며 놀라운 기술력으로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특히 나는 독일차의 뛰어난 주행 질감과 운전 재미에 공감하며 오래도록 축적된 주행 기술의 숙성도는 최고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쟁쟁한 후발 주자가 넘쳐나며 그들은 무섭도록 성장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요즘 현대차와 기아차는 독일차 앞에서 기죽지 않는다. 가성비로 따지면 국산차가 더 앞선다.

이세환 기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경쟁 모델을 비교하면,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제법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좋은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다. 둘의 가격대는 각각 6330만~1억2370만 원, 6220만~9900만 원. 렉서스 ES나 재규어 XF, 캐딜락 CTS, 볼보 S90 등과 비교해 주행 성능, 안전·편의 장비 등 하나하나 따져보면 차이가 벌어지거나 좁아지지만, 종합 결과를 따지면 늘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였다.

Q.일본이나 미국 등 다른 수입차는 어때?

김장원 기자


먼저 일본차. 독일 브랜드 못지않게 차 엄청 잘 만든다. 렉서스 ES나 혼다 어코드 등 실제로 좋은 차도 많고 제값을 톡톡히 한다. 하지만 가끔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부담스럽다. 특히 기괴한 디자인은 정말이지 뜯어말리고 싶다. 다음 미국차. 차는 나쁘지 않은데 그들만의 고집이 너무 세다. 막강한 내수 시장의 영향력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냉정한 소비자는 물정 모르는 미국차를 외면하기 마련이다.

이세환 기자


모든 차는 저마다 장단점을 갖고 있고,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나는 풍성한 사양보다 꼭 필요한 안전 장비, 적당한 연비와 주행 성능을 중요시한다. 그런 점에서 잘 달리긴 하지만, 먹성 좋은 미국차는 영 아니다. 요즘 볼보는 디자인이 멋지고 안전 장비도 많지만, 주행 성능은 밋밋하다. 재규어는 내게 있어 뭐 하나 끌리는 매력이 없다. 최근에 토요타와 닛산의 디자인은 일본도로 쓱싹 베어낸 듯 날카롭고, 주행 성능도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닛산의 인테리어는 정말 구식이다.

Q.정말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그렇게 별로야?

김장원 기자


국산차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 10년 전만 해도 어설픈 주행 성능과 조악한 조립 품질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국산차는 좀처럼 흠잡기가 힘들 정도다. 국산차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차를 제안한다. 물론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그만큼 품질도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자동차는 단순히 가성비로만 따질 수 없는 제품이다. 자동차는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해야 한다. 앞으로 국산차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이세환 기자


다 옛말이다. 같은 급 차를 불러놓고 살펴보면, 국산차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걸 느낀다. 현대 아반떼와 혼다 시빅. 인테리어 구성과 품질, 주행 질감 등 많은 부분에서 크게 뒤처지는 것 없이 엎치락뒤치락한다. 이 싸움에 신형 K3가 뛰어든다면 단연 우승이다. 현대 쏘나타와 토요타 캠리, 폭스바겐 파사트의 3파전. 저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캠리의 근소한 승리다. 제네시스 G70와 BMW 3시리즈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브랜드 가치로 따지면 당연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승리지만, 전반적인 상품성은 쉽게 뒤지는 부분이 없다. 하지만 G70는 제네시스에서 처음 만든 차급이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

Q.다음엔 수입차 살 거야, 국산차 살 거야?

김장원 기자


나는 현재 미니 클럽맨을 타고 있다. 내가 클럽맨을 선택한 이유는 훌륭한 주행 품질과 톡톡 튀는 개성 때문이다. 형식적인 보디 스타일을 벗어나 작은 차로 누리는 합리적인 왜건 스타일과 양쪽으로 열리는 스플릿 도어가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다면 다음엔 또 수입차를 탈 것인가? 지금 바로 말할 수는 없지만, 매력적인 개성을 제안한다면 수입차든 국산차든 상관없다. 나의 수요와 취향을 저격하는 자동차만 있다면 소신 있게 선택할 것이다.

이세환 기자


지금 내 차는 현대 아반떼 스포츠다. 누군가는 황금 똥색이라며 장 건강은 걱정 없겠다고 놀리기도 하지만, 내 생애 첫 차인 데다 그토록 원하던 수동 변속 모델이라 큰 애정을 갖고 있다. 별문제가 없다면 오랫동안 탈 계획이지만, 여전히 내 로망 중 하나는 컨버터블로 누리는 낭만적인 드라이브다. 가족이 늘어나기 전에 컨버터블을 갖고 싶은데, 아쉽게도 국산차 중에는 컨버터블이 없다. 다음에 차를 바꿀 때까지, 국산 컨버터블이 나오길 기다리기라도 해야 할까?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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