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만화

어린이날이 생소해진 지 오래다. 어렴풋한 기억으론, 초등 교육이 끝나면서부터 자연스레 멀어진 것 같다. 다 큰 성인이 된 지금은 직장인이라면 으레 그렇듯, 어린이날은 그저 뜻밖의 휴가와 같다. ‘엉겁결에 얻은 쉬는 날’이랄까. 그러고 보니 조금 서글퍼졌다. ‘나’의 어린이날 역시, 누구보다 설레고 기뻤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좋아하는 만화 영화가 시작되면
텔레비전 앞으로 쏜살같이 모여들던 시절

다가오는 어린이날, 한창 기대하고 있을 아이들처럼 나 역시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느끼고 싶어졌다. 만화 주제가를 지겹게 따라 부르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그때의 그 오프닝송을 다시금 찾아보기로 했다. 시간이 많아서도, 덕밍 아웃(그런지도 모른다)도 아니다. 그저 이 글을 읽을 당신 역시, 희미하게나마 풋풋한 설렘을 기억해봤으면 좋겠다.

우주소년 아톰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면 모든게 끝이야” 위기가 있는 곳에 언제든 날아와 적을 무찔렀던 아톰. 1970년대 처음 등장한 <우주소년 아톰>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데즈카 오사무가 제작한 최초의 TV 애니메이션이었다. 초능력을 가진 아톰은 당시 ‘로봇’의 개념을 처음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 따뜻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캐릭터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지금의 <겨울왕국> 수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당시 어린이들의 저녁시간을 단독으로 책임졌던 전설의 만화 아톰. 아이들의 훌륭한 친구이자 든든한 영웅이었다.

도라에몽

“자신감을 가져. 나는 세계 최고라고.” 미래에서 온 고양이 로봇, 도라에몽. 도라에몽은 우리나라에 동짜몽(동글 짜리 몽땅)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되었다. 주머니만 열면 없는 게 없었던 도라에몽은 주인공 진구가 심술쟁이 퉁퉁이에게 당해 울고 있으면 어디든 달려와 그를 도왔다. 최장수 인기 만화 시리즈, 도라에몽은 그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극 중 (도라에몽이 좋아하는) 단팥빵을 그대로 재현해 실제로 판매하고 있다.


드래곤볼

“오공이 있어서 즐거웠다.” 슬램덩크와 쌍벽을 이뤘던 전설의 만화, 드래곤볼. 8-90년대에 10대 시절을 보냈다면 결코 안 볼 수 없었던 만화였다. 에네르기파 한 번쯤은 외쳐 봤을 거란 소리. 특히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드래곤볼을 둘러싼 대결 구도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드래곤볼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원고를 하루라도 더 빨리 받아보기 위해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의 집 앞에 공항과 연결되는 도로를 만들었을 정도였다. 국내에서는 드래곤볼을 연재한 ‘아이큐 점프’가 매주 화요일마다 발매되었는데, 화요일이 되면 문방구 앞에 선 긴 줄이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명탐정 코난

“내 이름은 에도가와 코난, 탐정이죠.” 1996년 시즌 1부터 시작해 어느덧 시즌 15 를 이어가고 있는 스테디 만화, 명탐정 코난. 고등학생 탐정 남도일이 검은 조직에 대한 정보를 찾아 가는 추리 만화다. 남도일을 초등학생 몸으로 줄게 한 주범, 검은 조직이 등장할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긴장하며 보던 기억이 지금껏 선명하다.

피구왕 통키

“아침 해가 빛나~는 끝.이.없.는 바닷가” <피구왕 통키>의 오프닝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따라 불렀던 마성의 노래. 특히 불꽃 모양을 한 빨간 머리 통키가 불꽃 슛을 날리던 장면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생생하다. 1991년에 방영을 시작해 전국 초등학교에 피구 붐을 일으켰던 작품. 피구왕 통키가 오래도록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캐릭터의 씩씩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무슨 일이 있어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지옥 훈련을 통해 피구왕으로 거듭나는 그의 과정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 개구진 모습과는 달리, 늘 열정적이었던 통키가 모두 되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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