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환의 카포인트] 클리오 vs 프리우스 C, 당신의 취향은?

마침내 클리오가 대한민국 땅을 정식으로 밟았다. 지난 2017 서울 모터쇼에서 우리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동안 생산지, 상품성, 적정 가격 등 국내 도입 여부를 놓고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뒤, 클리오는 르노 엠블럼을 단 첫 번째 르노 모델로 국내 출시를 알렸다.

르노 클리오는 1990년 출시 이래 4세대로 진화한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400만 대 이상 팔린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깔끔하고 아담하며 매혹적인 디자인과 경쾌한 주행 성능, 뛰어난 연비를 앞세워, 유럽에서는 동급 B-세그먼트에서 10년 이상 1위 자리를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에서 33만 대가량 팔리며 폭스바겐 골프(약 48만 대)의 뒤를 이어 판매량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클리오의 국내 생산을 고려했지만, 결국 해외 생산분 수입으로 방향을 잡았다. 클리오가 ‘수입차’이긴 하지만, 전국에 펼쳐진 르노삼성의 470여 개 국내 서비스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수입차가 갖지 못한 강점 중 하나다.

클리오의 국내 출시 가격은 트림에 따라 젠 1990만~2020만 원, 인텐스 2320만~2350만 원으로 나뉜다. 인텐스 트림은 르노삼성이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게 골라 넣은 장비가 모두 담겨 있다.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와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후방 카메라 등이 그렇다.

때마침 지난 3월 14일 한국토요타가 출시한 프리우스 C는, 작은 차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해 외장 컬러를 12가지나 준비하고(클리오는 7가지) 효율성 높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올려, 톡톡 튀는 개성과 빼어난 실용성까지 원하는 젊은 층의 취향을 노리고 등장했다. 결국, 클리오가 추구하는 방향과 같은 것. 그럼 작고 야무진 수입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어떤 차에 더 끌릴까?

1. 취향 존중 디자인

클리오 – 르노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사랑’을 주제로 만든 첫 번째 컨셉트카 ‘드지르’를 기억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드지르가 컨셉트카라면, 클리오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빚어낸 첫 번째 양산차다. 클리오의 디자인은 간결하고 감각적이며 따뜻한 분위기. 부드러운 곡선과 말끔한 인상으로 누가 봐도 불만은 없을 것이다.

프리우스 C – 클리오가 대중적이라면, 프리우스 C는 호불호가 나뉠지도 모른다. 시선에 따라 누군가는 독특하고 개성 있다고 평할 것이고, 누군가는 못생겼다며 손사래를 칠 수도 있다.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기 위한 유선형 차체는 이해하겠다만, 프리우스 C를 보고 있으면 왠지 생선 대가리가 떠오르는 내가 이상한 걸까?

2. 명백한 한계, 인테리어와 실내 공간

클리오 – 깔끔, 담백한 맛은 실내에도 고스란히 들어 있다. 얼핏 보면 다소 휑해 보일 수 있지만, 클리오는 실용적인 가격으로 고르는 소형차다. 그런데 품질 수준이 생각보다 떨어진다. 상위 트림에 들어간 가죽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 정도만 빼면 사방이 플라스틱 천지다. 작은 컵홀더와 센터 터널 쪽으로 자리한 시트 등받이 조절 다이얼, 비좁은 공간도 아쉽다.

프리우스 C – 실내 품질은 프리우스 C도 만만찮다. 하지만 클리오보다 나은 설계 덕분에 좁은 느낌이 확실히 덜하다. 게다가 컵홀더와 센터 콘솔 박스, 도어 포켓 등 쓸 만한 수납공간도 클리오보다 더 많다. 하지만 구닥다리 느낌이 확연한 센터패시아는 감점 요소. 프리우스의 특징이긴 하지만, 대시보드 위로 멀찍이 떨어진 계기반 디스플레이나 1990년대를 방불케 하는 미디어 컨트롤러는 영 끌리지 않는다.

3. 디젤 vs 하이브리드

클리오 – QM3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1.5ℓ 디젤 엔진과 게트락 6단 DCT가 들어갔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는 분명 인상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작은 클리오를 당차게 몰고 다니기엔 부족함 없는 숫자다. 주목할 건 작은 디젤 엔진과 변속기가 이뤄낸 연비다. 클리오는 도심 16.8km/ℓ, 고속도로 18.9km/ℓ, 복합 17.7km/ℓ의 연비를 달성했다. 연비 괴물로 알려진 QM3보다 더 높은 수치다. 저중속에서 장점을 보이는 디젤 엔진의 특징을 잘 활용하면, 날렵한 핸들링 성능을 맛보면서 기름값도 충분히 절약할 수 있다.

프리우스 C – 하이브리드 전문인 토요타의 막내답게, 프리우스 C 역시 알뜰살뜰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프리우스 C는 1.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2개를 올려 도심 19.4km/ℓ, 고속도로 17.7km/ℓ, 복합 18.6km/ℓ의 연비를 자랑한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특성상 도심에서 더 유리하기에, 시내 주행이 많은 이라면 프리우스 C가 제격이다. 배터리 용량은 얼마 안 되지만, EV 모드를 잘 활용하고 페달 조작에 신경을 기울인다면 주유비 걱정은 안녕이다.

4. 당신의 주행이 더 안전하고 편하도록

클리오, 프리우스 C – 편의 장비 부분에서는 클리오의 승리다. 클리오에는 앞차와 거리를 재고 차선까지 감지하는 크루즈 컨트롤은 아니지만, 고속도로 정속 주행 때 발을 편히 쉴 수 있는 크루즈 컨트롤이 있다. 게다가 요즘 들어 최우선순위로 꼽히는 열선시트가 들어 있다! 이밖에도 T맵 내비게이션, 360˚ 이지 파킹, 스마트폰 미러링을 지원하는 스마트 커넥트 기능도 지원한다. 물론 이 같은 기능을 온전히 누리려면 상위 트림인 인텐스 트림을 골라야 한다.

아쉽게도 프리우스 C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2490만 원짜리 단일 트림 하나이기 때문. 소비자는 오직 프리우스 C의 컬러만 고를 수 있다. 심지어 열선시트도 없어서 한겨울에는 소중한 엉덩이를 위해 내복을 입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로 보는 안전 성능만큼은 프리우스 C가 우월하다.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9개의 에어백을 가진 프리우스 C에 비해, 클리오는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드 에어백까지 4개만 있기 때문.

클리오와 프리우스 C가 추구하는 건 같다. 개성 있고 톡톡 튀는 디자인과 효율성 높은 파워트레인, 작고 야무진 주행 성능을 앞세워 젊은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 하지만 세세하게 비교해 보면 분명 차이가 난다. 디젤과 하이브리드 엔진이 그렇고, 편의 장비의 구색에서도 꽤 큰 차이가 벌어진다. 중요한 건 당신의 취향이다. 작은 차를 잘 만들기로 소문 난 프랑스와 일본에서 성공한 베스트셀러들이, 국내에서도 빛을 볼 수 있을까? 참고로 나는 앙증맞고 귀여운 클리오에 마음이 기울었다.

이세환

사람과 자동차, 당신의 이야기와 우리의 자동차를 함께 나누고픈 1인
serrard@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