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클래스, BMW M4 레이스카

차원이 다르다는 말을 요즘은 ‘클래스가 다르다’라고 표현한다. 그래서일까? BMW는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 새로운 클래스를 만들었다

빠른 게 좋다. 특히 스포츠의 세계에서 ‘빠르다는 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100m 달리기의 제왕 우사인 볼트에게 전 세계인의 관심이 쏠렸던 것만 봐도 그렇다. 애초에 이동 수단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를 가지고 경쟁하는 모터스포츠는 ‘속도’에 대한 열정이 더욱 뜨겁다. 서킷을 만들고 레이싱을 펼치는 이유다.

내 인생에 레이스카를 몰 날이 올 줄이야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레이싱 대회는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다. 2007년 이래로 한·중·일 3개국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모터스포츠의 장을 넓히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스톡 카 레이스인 캐딜락 6000부터 원 메이크 레이스인 아반떼 컵까지 다양한 배기량의 차가 서킷에 오른다.

올해 신설된 BMW M 클래스는 ‘원 메이크 레이스’ 방식이다. 말 그대로 M4 쿠페(F82) 한 가지 모델로 경쟁을 펼친다. 따라서 파워트레인 튜닝은 허용하지 않는다. 물론, M4의 3.0ℓ 트윈터보 엔진은 튜닝하지 않아도 최고출력이 450마력이나 된다. 최상위 클래스인 캐딜락 6000의 엔진 성능을 (436마력) 웃도는 수치이다. GT1 이상 클래스에 출전한 적이 없는 선수만 M 클래스에 참가할 수 있다. 이는 아마추어를 배려하려는 취지이다.

잘 달리는 것만큼 잘 서는 것도 중요하다. 레이스용 패드를 넣어 잘 선다

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해 M4는 변신해야만 했다. 대부분 안전과 관련된 것들이다. 버킷 시트, 6점식 안전벨트, 4점식 롤 케이지, 19″ 휠과 타이어, 데이터 로깅 시스템, 견인 고리 같은 것들 말이다. 또한,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트랙용 브레이크 패드와 그에 걸맞은 브레이크 호스가 장착됐다.

우선, 버킷 시트는 100년 넘게 자동차 시트를 만들어온 레카로의 RS-GE라는 제품을 사용했는데, 무게가 4.5kg밖에 되지 않는다. 일반 가죽 시트가 20kg에 육박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벼운 편이다. 여기에 6점식 안전벨트까지 채우면 몸과 시트가 하나가 된 것처럼 단단히 고정된다.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몸에 비해, 양팔은 3점식 안전벨트보다 자유롭다. 서킷에서 고속으로 코너를 통과했을 때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휠은 핸즈의 19″ 알로이 PR0006을 신었다. 제작 초기 단계부터 M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제품이다. M4 컴페티션 패키지의 20″ 스타 스포크 휠보다 약 2kg 가볍다. 1.6t이 넘는 중량에 비하면 휠 4짝을 합쳐도 고작 8kg 이 줄어든 셈이지만, 현가하질량을 따졌을 때는 더 큰 폭의 경량화를 달성한 셈이다. 쉽게 말하면, 무거운 전투화를 신고 뛰다가 가벼운 러닝화로 갈아신은 것과 같다. 휠 폭은 앞보다 뒤가 조금 더 넓은데, 구동축으로 사용하는 뒷바퀴의 접지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100년 넘게 자동차 시트를 만들어온 레카로의 RS-GE 제품이다. 가격은? 치킨 100마리 값!

M4 GTS에 들어가는 4점식 롤 케이지와 똑같다.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30분 남짓한 짧은 시간 트랙에서 몰아본 M4 레이스카의 느낌은 기존의 M4와 비슷했다. 엔진은 물론 서스펜션이나 기어비 역시 순정 상태와 같기 때문이다.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고정식인 버킷 시트 탓에 시트 포지션이 낮아졌다는 정도. 물론, 등 뒤에서 누군가 허리를 밀어붙이는 것 같은 가속력은 여전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속력에서 급제동 시, 6점식 벨트로 고정된 몸은 제자리이지만 몸속 장기들이 앞으로 쏠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트랙용 브레이크 패드가 실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BMW M 클래스는 4월 22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인제, 영암을 넘나들며 6개월간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볼프강 하커 BMW 코리아 마케팅 총괄은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M 클래스를 통해 BMW가 추구해온 ‘진정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슴을 울리는 엔진 소리는 유튜브가 아닌 눈앞에서 들어야만 느껴진다. 이번 기회에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탐구해보는 건 어떨까.

M Class QnA

대회 시작 전 공개된 사진과 실제 레이스카의 모양이 조금 달라 보인다.

보도자료 사진과 실제 레이스카의 차이는 두 가지다. 프런트 립 스포일러와 리어 윙.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이번 대회에서는 제외했지만, 향후 다양한 스폰서 모집 등에 따라 추가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로선 운전자 임의로 튜닝할 수 없다.

총 몇 대의 차량이 참가했나? 컴페티션 패키지 모델이 아니어도 참가할 수 있다는 게 사실인가?

총 16명이 실력을 겨룬다. 지난 4월 8일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최종 참가자를 대상으로 ‘M 레이싱 스쿨’을 진행했다. M 브랜드의 역사와 레이싱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운전 기술을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참가 차량은 M4 컴페티션 패키지가 11대, 일반 M4가 5대다. 컴페티션 패키지가 일반 M4보다 19마력 더 높지만, 그만큼 더 무거우므로 조건은 비슷하다.

과거 원 메이크 레이싱은 아마추어와 프로를 잇는 가교의 역할을 했다. 클릭, 포르테, 아반떼 등 비교적 저렴한 차를 이용해서 말이다. M4는 다르다. BMW 최초 원 메이크 레이싱의 시작을 M4로 한 까닭이 궁금하다.

전통적으로 BMW M을 상징하는 모델은 M3 쿠페였다(E30, E36, E46, E92). 현재 5세대 F82 모델이 출시되면서 M4 쿠페로 이름이 변경되었을 뿐, 여전히 그 상징성과 대표성은 같다. 그래서 원 메이크 기본 모델로 선정했다. 상위 모델인 M4 GTS 역시 독일 DTM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에 활용 중이다.

박호준 | 사진 최대일

박호준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엉덩이는 무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