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펜슬과 함께 아이패드를

새로운 아이패드가 나왔다. 겉보기에는 그리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A10 퓨전으로 성능을 강화하고 애플 펜슬도 쓸 수 있다.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졌다는 말이다.

진정한 변화는 내부에

전반적인 외형이나 디자인은 지난 5세대와 같다. 9.7인치 크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240×169.5×7.5mm 크기, 469g(와이파이)과 478g(셀룰러) 무게로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을 갖췄다.

단 프로세서는 A10 퓨전으로 올렸다. 아이패드 프로에 넣었던 바로 그것. 64비트 아키텍처에 4코어, 33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CPU는 40%, GPU는 50% 빠른 성능을 보인다. 덕분에 4K 동영상 편집은 물론 고사양 그래픽 게임, AR 앱을 수월하게 구동한다. 실제로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답답하거나 버벅거리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배틀그라운드 같은 고사양 모바일 게임도 수월하다.

컬러는 3가지. 스페이스 그레이와 실버, 골드 중 선택할 수 있다. 용량은 32, 128GB로 나뉘며 다양한 컬러의 스마트 커버나 애플 펜슬을 함께 보관할 수 있는 가죽 슬리브 등 다양한 액세서리도 마련했다. 가격은 43만 원부터 시작.

애플 펜슬의 지원

6세대 아이패드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애플 펜슬의 지원이 아닐까. 지금까지 애플 펜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한 사람이 많다. 분명 가격 부담이 컸을 터. 하지만 이제는 아이패드에서도 애플 펜슬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터치 시스템을 바꿨다. 고해상도 터치 센서를 기반으로 초당 60프레임이던 터치 트래킹을 120프레임으로 늘렸다. 물론 애플 펜슬은 초당 240회 스캔한다. 픽셀 단위의 정밀함과 섬세한 압력, 빠른 반응 속도를 유지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드로잉감과 필기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에서처럼 스케치와 필기, 스크린샷 마크업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터치 기술 자체만 보면 아이패드 프로와 진배없다. 단 디스플레이와 펜슬이 딱 붙어 있는 밀착감은 아이패드 프로보다 덜하다. 그렇게 신경 쓰일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사실 모델의 포지션이나 가격 차 때문에 성능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막상 써 보니 아이패드 프로 못지않은 부드러운 드로잉감, 매끄러운 필기감, 빠른 반응 속도를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애플 펜슬을 새롭게 지원하는 앱이 생기면서 활용도는 더 늘었다. 애플 펜슬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는 말이다.

물론 사양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사양 앱을 구동할 때는 더 느리겠지만 일반적인 작업에서는 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교육용으로 제격

애플은 이번 아이패드의 타깃을 기존 아이패드 사용자, 그리고 새롭게 아이패드를 사용하고자 하는 입문자로 잡고 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하고 있다면 굳이 다운그레이드할 필요는 없다. 페라리를 타는 사람이 소나타에 눈 돌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세컨카’로 장만하는 거면 몰라도.

이번 아이패드는 학생들에게 제격이다. 물론 학생들만 쓰라는 건 아니다. 어른들도 활용도에 따라 충분히 유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 업데이트된 기능을 보면 학생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애플 펜슬과의 조합을 통해 참고자료에 필기한다든지 그래프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과제를 보며 첨언하기도 쉽다. 키보드와 마우스보다 더 자유롭게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애플 펜슬을 지원하는 앱을 이용하면 활용도는 더욱 높아진다.

애플도 이 부분을 강조한다. 지난 3월 처음 선보일 때도 교육 쪽에 높은 비중을 두었다. 심지어 발표회를 학교에서 했을 정도.

아이패드에 적합한 앱

새로운 아이패드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앱을 몇 개 찾아봤다. 물론 애플 펜슬을 지원하는 앱을 포함해서.

– 더 편해진 문서 작업, 아이웍스

페이지, 키노트, 넘버스가 업데이트됐다. 애플 펜슬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필기할 수 있다. 손으로 탭하면 텍스트를 타이핑할 수 있고 애플 펜슬로 비어있는 길게 누르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캔버스가 나타난다. 아래쪽에는 애플 펜슬 전용 메뉴가 나온다. 물론 이미지를 편집한 후 드래그앤드롭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웍스만의 새로운 기능도 추가했다. 스마트 주석 모드는 원본 파일 위에 주석을 달 수 있다. 피드백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것. 내용을 첨삭하거나 개인 의견을 덧붙일 수 있다. 이때 첨삭한 내용은 그림으로 인식하는 게 아니다. 텍스트나 이미지 위에 연결된 객체로 인식한다. 그래서 그 단어나 이미지를 지우면 같이 없어진다. 물론 iOS와 맥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다. 단 MS 오피스에서는 사라진다.

페이지에는 발표자 모드를 추가했다. 방송에서 흔히 사용하는 프롬프트라고 보면 된다. 이미지나 그래픽은 없어지고 오직 텍스트만 나온다. 스크롤은 기본. 혼자서 영상을 찍는 BJ나 1인 미디어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새로운 탬플릿도 추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책. 아이패드에서 바로 책을 만들 수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이용해 좀 더 세련된 교재나 리포트를 만들 수 있는 것. 영상 삽입은 물론 여러 장의 이미지를 스와이핑으로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ePUB 파일로 출력해 아이북스에서 볼 수도 있다.

키노트에는 선 그리기 애니메이션을 추가했다. 그림을 그렸던 순서를 기억해 실제 그리는 것처럼 구현하는 것. 주석을 넣은 순서까지도 그대로 구현한다. 이런 영상을 만들려면 각각의 레이어를 만들어 하나하나 효과를 주어야 하지만 키노트에서는 버튼 한 번이면 된다. 도형도 넣을 수 있다. 요소별로 분리해 원하는 대로 변형할 수 있는 것도 특징. 특정 부분을 부각하거나 뺄 수도 있다.

참고로 아이웍스는 최대 100명까지 문서를 공유할 수 있다. 동시에 접속해서 작업하는 건 최대 50명까지 가능하다. 페이지키노트, 넘버스는 각각 링크된 URL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복잡한 리터칭도 간편하게, 픽셀메이터

새로 업그레이드된 A10 칩의 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앱이다. 사진을 촬영한 후 디테일한 보정은 물론 특정 부분만 지우거나 컬러를 교체하는 등의 리터칭 작업을 할 수 있다. 다소 과부하가 걸리는 작업이지만 새로운 아이패드는 수월하게 처리한다. 이곳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화려한 그래픽, 썸퍼: 포켓에디션

무거운 모바일 게임도 거뜬하다. 썸퍼: 포켓에디션은 가상의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빠른 속도와 화려한 그래픽을 더한 리듬 액션 게임. 몽환적인 그래픽, 움직임에 따른 조명 효과, 광원 표시, 연기 등 다양한 효과를 세밀하게 표현한다. 특히 가깝고 멀리에 있는 피사체를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것이 장점. 초당 60프레임의 부드러운 영상과 다이내믹한 사운드로 몰입감을 높였다. 이곳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박물관을 내 방에, 블러바드AR

AR 구현 능력도 수준급이다. 블러바드AR(Boulevard AR)은 벽을 인식해 박물관의 작품을 보여주는 앱. 런던 국립 포트레이트 갤러리의 튜더 컬렉션 중 헨리 언튼 경의 포트레이트를 내가 있는 장소에 띄운다. 물론 설명도 나온다. AR 기술을 교육용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AR 앱이다. 이곳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실제로 보면서 쇼핑하기, 매그놀리아 마켓

매그놀리아 마켓(Magnolia Market)은 라이프스타일 굿즈 몰 매그놀리아(Magnolia)가 만든 앱. 원하는 제품을 선택한 후 바닥을 인식하면 AR로 소환한다. 실제 크기와 질감, 디테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 실제 내가 있는 환경의 조명을 인식해 보는 각도에 따라 조명이 바뀌는 것까지 그대로 구현한다. 이곳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한만혁

일상에 일상을 더해 이상을 이루는, 지극히 차가운 현실주의자. 제품을 보는 관점 역시.
mh@gearba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