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질만큼은 인정, 누포스 비 프리8

옵토마 누포스가 국내 시장 진출을 알리며 무선 이어폰 3종을 선보였다. 최신 기술을 적용해 음질을 강화하고 디자인과 편의성을 개선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신제품 들고 국내 시장 두드린 누포스>를 참조하자.

오늘 이야기할 제품은 이번에 선보인 무선 이어폰 중 가장 상급 모델인 비 프리8(BE Free8)이다. 완전무선 이어폰으로 누포스 고유의 하이엔드 사운드를 고스란히 담았다.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 누포스

누포스는 지난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다. 독창적인 D 클래스 증폭 기술을 기반으로 심플하고 컴팩트한 디자인과 하이파이 음질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 지금은 오디오 앰프와 헤드폰 앰프, 이어폰 등 다양한 오디오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옵토마에 인수됐다. 영상에 빠질 수 없는 음향의 중요성을 느껴 인수를 결정했다고. 옵토마는 대만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제조사로 국내에는 프로젝터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누포스는 인수 후 블루투스 이어폰에 중점을 두고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오늘 소개할 비 프리8이다.

나비를 형상화한 디자인

비 프리8은 요즘 한창 유행하는 완전무선 이어폰이다. 케이블을 완전히 제거하고 작은 크기의 유닛으로만 구동한다. 케이블이 전혀 없어 편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물론이고 가방을 메고 벗을 때도 좋다.

유닛은 나비를 형상화했다. 양쪽 유닛을 나란히 놓으면 마치 나비의 날개 같다. 사선으로 무늬를 새긴 것도 특징. 가장 위쪽 사선은 상태 표시등이다. 전화 수신이나 페어링, 전원 상태를 표시한다. 상태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낸다. 하지만 막상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볼 수가 없다. 상관없다. 상태 표시등을 보지 않아도 그리 불편함은 없으니.

안쪽은 귀 모양에 맞게 유선형으로 만들고 노즐을 길게 빼 귀 안쪽 깊숙이 들어가도록 했다. 이어팁은 인체공학 설계를 적용한 스핀핏 360 밀착 이어팁. 귀 안에 쏙 들어가고 안정감 있게 고정된다. 덕분에 오래 끼고 있어도 답답함이나 압박감이 없다. 착용감 측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줘도 되겠다.

좌우 유닛에는 버튼을 하나씩 달았다. 왼쪽은 페어링, 음악 재생과 정지, 다음 곡 이동, 전화 수신, 음성 비서 호출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오른쪽 유닛에 있는 버튼은 왼쪽 유닛과의 페어링에 쓰인다. 상황에 따라 1~2번만 누르면 된다지만 조작법이 손에 익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완전무선 이어폰은 크기가 작은 유닛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품마다 버튼 배치나 조작법이 다르다. 완전무선 이어폰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비 프리8은 아쉬움이 있다. 일단 볼륨 조절이나 이전 곡 재생처럼 자주 쓰는 기능이 빠졌다. 이를 위해서는 소스 기기를 꺼내 직접 조작해야 한다. 차라리 왼쪽 버튼에 몰아넣은 기능을 양쪽으로 나누고 볼륨 조절이나 이전 곡 재생 같은 기능을 추가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브라 65t나 알텍랜싱 프리, 보스 사운드스포츠 프리처럼 버튼을 여러 개로 늘려도 될 뻔했다. 제이버드 런처럼 앱에서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버튼 배치도 아쉽다.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유닛 앞쪽을 만져보면 버튼이 잡힌다. 손을 귀에 올리고 앞쪽으로 꺾어야 한다. 물론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진다. 하지만 버튼을 누를 때마다 귀에 가해지는 압력은 여전히 불편하다.

케이스는 누에고치를 형상화했다. 뚜껑을 열면 양쪽 유닛이 나비 모양으로 자리한다. 그러니까 누에고치를 열면 나비가 나오는 셈. 센스 있는 디자인이다. 유닛 수납부에는 자석이나 고정장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유닛이 꼭 들어맞아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앞쪽에 있는 LED는 유닛의 충전 상태를 알려준다. 나비가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천천히 켜지고 꺼지게 했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 바닥 쪽에는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 5핀 USB 단자와 배터리 잔량을 알려주는 LED를 배치했다.

배터리는 왼쪽 유닛이 80mAh, 오른쪽 유닛이 50mAh다. 최대 4시간까지 들을 수 있는 것. 케이스에는 500mAh 용량으로 3번 더 충전할 수 있다. IPX5 등급의 방수 기능도 담았으며 무게는 이어폰 한 쌍이 11g, 케이스가 44g이다.

대중을 노린 사운드

보통 완전무선 이어폰은 오른쪽을 마스터로 세팅한다. 하지만 비 프리8은 왼쪽이 마스터다. 그래서 주요 기능을 왼쪽 버튼에 넣은 것. 페어링도 왼쪽이 우선이다. 신경 써야 한다. 왼쪽 유닛을 꺼내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고 블루투스 페어링을 시작한다. 그다음 오른쪽 버튼을 2초간 눌러 좌우 유닛을 연결하면 된다. 단 이때 따로 음성 안내를 해주지 않아 오른쪽이 제대로 연결됐는지를 확인하려면 음악을 재생해야 한다. 조용한 곳에서는 약간의 화이트 노이즈로 감지할 수 있지만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음악을 틀어 보는 수밖에 없다.

소스 기기와의 연결은 한 번만 하면 된다. 이후에는 알아서 연동된다. 하지만 좌우 페어링의 경우 꺼낼 때마다 해야 한다. 은근히 번거롭다. 그래도 좌우 페어링을 끊김 없이 유지하는 실력은 칭찬할 만하다. 비결은 고급 보청기에 사용하는 근거리 자기 유도 기술(NFMI)이라고. 실제로 사용하는 동안 좌우 유닛이 끊어지는 현상은 한 번도 없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음질이다. 5.8mm 무빙 코일 카트리지 드라이버와 불활성 금속 도금 진동판 기반으로 저음을 강조한 사운드를 구현한다. 누포스는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지만 완전무선 이어폰의 특성상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튜닝을 선택했다.

물론 무턱대고 저음을 키운 건 아니다. 잔향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고 단단한 어택감을 보여준다. 제법 넓은 공간감도 갖췄다. 리듬감을 충분히 끌어 올리는 저음 덕에 요즘 유행하는 힙합 장르의 음악을 잘 살린다. <고등래퍼2>로 인지도를 높인 김하온, 빈첸 등의 음악을 들어 보자. 무더운 더위를 날려줄 아이돌의 음악도 제격이다. AOA <빙글뱅글>, 여자친구 <밤>, 트와이스 <What is Love?> 같은 KPOP에서는 청량감도 즐길 수 있다. 대중적인 사운드를 택했지만 기본적인 기술력 덕에 제법 좋은 사운드를 구현한다.

보컬의 해상력도 좋다. 클래식을 추천할 정도의 해상력은 아니지만 단순히 저음에 치우친 이어폰보다는 낫다. 빠르게 읊어대는 래핑도 선명하게 들린다. 아이유나 김동률, 이소라 등 특색 있는 보컬이 주는 감동도 그대로 전달한다.

무선 비디오 전송 동기화 속도가 40ms 미만으로 영상과 사운드의 싱크가 맞지 않는 현상도 해결했다. 게임이나 영화를 볼 때 정확히 매칭되는 것. 통화 품질도 좋다. CVC 기술을 적용해 주변 소음을 제거해 선명하게 통화할 수 있다. 참고로 블루투스는 4.1이며 AAC와 aptX 코덱을 지원한다. 임피던스는 32Ω, 재생 주파수는 20~2만Hz다.

단점만큼 확실한 장점

지금까지 옵토마 누포스가 선보인 비 프리8을 살펴봤다. 단점이 명확하다. 버튼의 기능이나 배치, 좌우 페어링을 비롯해 음 소거나 외부 소음을 들려주는 기능도 빠졌다. 완전무선 이어폰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전용 앱도 없다.

하지만 그만큼 장점도 확실하다. 편안한 착용감과 좌우 끊김 없는 페어링, 그리고 음질. 이어폰으로서의 기본기는 충실하게 갖춘 셈이다. 특히 음질은 하이엔드 오디오 기술력을 기반으로 대중적인 음색을 수준 높게 구현했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어폰의 기본기에 비중을 둔다면 다른 단점은 무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음질뿐 아니라 가격까지도 대중을 생각했다. 출시가 기준 16만9000원. 보스 사운드스포츠 프리나 B&O 베오플레이 E8, 제이버드 런은 물론이고 자브라 엘리트 65t보다도 싸다.

한만혁

일상에 일상을 더해 이상을 이루는, 지극히 차가운 현실주의자. 제품을 보는 관점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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