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심탄회] 일본 세단 삼파전

혼다 신형 어코드의 출시로 삼파전을 맞이한 일본 중형 세단. 캠리, 알티마, 어코드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국산 중형 세단의 실력도 예사롭지 않다. 미국에서는 8세대 캠리가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럼 대한민국에서는 어떨까? 우리는 신형 어코드를 살펴보는 한편, 쟁쟁한 라이벌들과 함께 낱낱이 비교해보았다

신형 어코드, 뭐가 달라졌어?

김장원 기자
새로운 디자인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요즘 일본 브랜드가 특히 그렇다. 어코드 역시 세단 보디에 과감하게 붓칠을 더했다. 솔직히 말해 내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도 차체는 커지고 높이는 낮아졌으니 스탠스는 좋다.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1.5ℓ 터보 모델부터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까지 파워트레인도 풍부하다. 특히 2.0ℓ 터보 엔진은 10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혼다 최신의 기술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이세환 기자
어코드의 역사는 화려하다. 지난 42년간 2000만 대 넘게 팔린 월드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이 감투처럼 따라다녔다. 10세대로 진화하며 최신 장비도 가득 담았다. 10단 자동변속기는 번개처럼 변속하며, 기분 좋은 승차감을 만드는 어댑티브 댐퍼도 품었다. 빼놓을 수 없는 건 안전 장비다. 카메라와 레이더로 사방을 감지해 차선을 유지하면서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며 달리고, 전방 추돌을 감지하면 제동력을 높여주는 장비까지 알차게 챙겼다.

캠리와 알티마는 어때?

김장원 기자
남들이 캠리와 알티마에 대해 물으면 난 ‘제법 괜찮은 차’라고 답한다. 캠리와 알티마를 시승하면 바로 진가를 알 수 있다. 둘 모두 전반적인 품질이 좋고 균형이 잘 잡혀있다. 같은 일본 브랜드지만 개성은 완전 다르다. 캠리는 편하고 세련된 세단이며 알티마는 젊은 기운과 역동감이 잘 살아있다. 아마도 둘은 어코드의 등장에 긴장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풀모델 체인지를 앞둔 알티마가 더 위태로워 보인다.

이세환 기자
거듭 강조해도 모자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와 10개 에어백, 20년 내공의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더해 저중심 설계로 든든한 주행 성능까지 갖춘 캠리는, 단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쉬운 건 스티어링 휠과 뒷좌석 열선이 없다는 것 정도랄까? 해외에는 이미 신형 알티마가 등장하며 호평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건 수명이 다해가는 구형 알티마. 하지만 닛산이 추구하는 역동적인 주행 감성이 물씬하고, 닛산 세이프티 실드라는 이름 안에 온갖 안전 장비가 들어 있다. 부드러운 V6 엔진도 알티마만 가지고 있는 장점. 다만, 라이벌에 비하면 낡은 티 확 나는 인테리어가 안타깝다.

일본 세단의 매력은 뭐야?

김장원 기자
사실 일본차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는 지났다. 어느덧 일본차 고유의 매력이 희석된 느낌이다.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국산차가 크게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옛날부터 일본 세단은 언제나 평균 이상의 성능과 믿음직한 내구성을 자랑했다. 비록 기발한 편의 장비는 갖추지 못했지만, 탄탄한 기본 설계와 엔지니어링에 신뢰가 간다. 실제로 일본차 오너들은 튼튼한 내구성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이세환 기자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일색인 일본 세단 말고, 연비 좋은 유럽 디젤 세단은 어떨까? 우선, 최근 등장한 폭스바겐 파사트 GT. 2년의 공백이 있긴 했지만, 폭스바겐의 탄탄한 기본기는 여전히 훌륭하다. 품질 좋은 인테리어와 첨단 안전 장비도 빼곡하다. 다음은 푸조 508. 핸들링 성능이 뛰어난 푸조의 장점은 중형 세단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다. 최근에 선보인 차세대 508은
특출난 스타일과 최신 기술이 돋보이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마지막은 유럽에서 만든 미국 세단, 포드 몬데오. 여전히 뒤지지 않는 달리기 실력을 보여주지만, 낡고 좁은 실내 공간이 아쉽다.

국산 중형 세단도 만만치 않을 텐데?

김장원 기자
쏘나타의 발전 과정을 보면 요즘 현대의 높은 수준을 실감할 수 있다. 현대와 동행하는 기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시장에서 중형 세단은 오래도록 사랑받는 카테고리다. 덕분에 현대는 건강한 세단 시장을 무대 삼아 무럭무럭 성장했다. 쏘나타와 K5의 매력은 명확하다. 준수한 성능과 뛰어난 편의 장비를 겸비했다. NF 쏘나타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졌다(그때는 캠리, 어코드와 격차가 너무나도 벌어졌다). 이제는 감성 품질이나 스타일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세환 기자
국산 중형 세단의 수준을 끌어 올린 건 쏘나타와 K5뿐만은 아니다.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도 제 몫을 다했다. 단정하고 날렵한 인상의 말리부는 생긴 대로 훌륭한 달리기 실력을 보여준다. 넓고 간결한 콕핏과 강건하고 튼튼한 차체는 패밀리 세단의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르노의 최신 패밀리 룩과 다채로운 컬러로 장식한 SM6는 훌륭한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급스럽게 꾸민 인테리어는 또 어떤가. 중형 세단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캠리, 어코드, 알티마 가격이면…

김장원 기자
사실상 일본 세단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쏘나타나 K5를 두고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비슷한 가격대인 그랜저를 보거나, 이제 막 새롭게 출시한 파사트 GT도 노려볼 것이다. 그랜저 역시 흠잡을 데 없는 세단이다. 부진 없는 판매량이 명성을 뒷받침한다. 파사트 GT도 매력적이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2.0ℓ디젤 모델 하나뿐이지만, 보다 선명한 주행 감성이 두드러진다.

이세환 기자
일본 중형 세단 트리오의 가격대는 3000만 원 중반에서 4000만 원 중반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물론 2990만 원짜리 알티마도 있지만, 옵션이 대거 빠진 깡통 모델에 가깝다. 굳이 세단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선택의 폭은 훨씬 넓어진다. 현대 싼타페나 기아 쏘렌토 등 상품성 좋은 국산 중형 SUV 가운데 저울질할 수 있으며,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기아 카니발이나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를 노려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라면 스타일과 성능을 두루 챙긴 스포츠 세단 기아 스팅어를 고를 것이다.

어때, 마음은 정했어?

김장원 기자
캠리, 어코드, 알티마가 벌이는 삼파전은 오래전부터 행복한 고민이었다. 셋 모두 출중한 성능과 품질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이상적인 도토리 키재기였다. 과거엔 승패가 명확하게 갈렸다면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셋 모두 품질은 상향 평준화를 이루면서 각자의 개성을 어필하는 시대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캠리 하이브리드가 마음에 든다. 나는 토요타를 보고서 놀란 적도 없지만 크게 실망한 적도 없다. 그러나 캠리 하이브리드는 조금 놀라웠다.

이세환 기자
훌륭한 품질과 뛰어난 내구성, 탄탄한 기본기까지 갖춘 일본차는 다른 나라의 차와 비교하면 늘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 거대한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바로 그 증거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크게 다를 건 없다. 셋 중에서 고르라고 한다면 단점을 크게 찾아볼 수 없는 캠리다.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모델도 있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활기찬 가솔린 모델이다. 신형 알티마가 발 빠르게 들어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김장원, 이세환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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