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터쇼 이모저모

지난 6월 8일부터 열흘간 부산 모터쇼가 열렸다. 35대의 신차를 포함, 총 203대의 자동차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뻔한 신차 소개 말고 직접 발로 뛰며 담은 생생한 모터쇼 이야기

The value of heritage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이 뭐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유산은커녕 미세먼지, 지구온난화 같은 빚더미를 떠넘기지나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몇몇 자동차 브랜드는 그들만의 자동차 이야기를 남기는 중이다. 부산 모터쇼에서 말이다. 마케팅 용어로는 ‘스토리텔링 기법’이라고 한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헤리티지 이야기를 들려준 건 메르세데스-벤츠다.

132년 전 칼 벤츠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시작으로 총 10대의 클래식카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S-클래스의 시작이 된 ‘220 카브리올레’, 최초의 걸윙 도어 쿠페인 ‘300 SL’, 수많은 대회를 휩쓸어 레이싱의 역사를 다시 썼던 실버 애로우라는 별명의 ‘W 25’ 등 하나같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역사를 품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퍼카 ‘AMG 프로젝트 원’도 같이 전시되어 있는데, 클래식카와 대비를 이룬다. 말 그대로 한눈에 메르세데스-벤츠의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다.

120주년을 맞은 르노 역시 헤리티지를 내세웠다. 르노의 창업자인 루이 르노가 1898년 첫 번째로 제작한 ‘타입 A 부아트레’를 전시해놓았다. 5년간 8개 타입으로 만들어졌는데, 타입 A는 초기 모델이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3단 기어를 장착했다. 앙증맞은 디자인이 지금봐도 귀엽다. 르노삼성은 SM530L을 가져다놓았다. SM5 20주년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서다. SM525V 트림을 기반으로 하는 리무진인데, VIP용으로 단 10대만 제작한 희귀 모델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현대자동차가 헤리티지를 언급한 점은 의외다. 실제로 차를 전시하진 않았지만, 현대디자인센터의 이상엽 상무는 기자 발표회에서 포니, 1세대 쏘나타, 스쿠프, 티뷰론을 차례로 언급했다. 요지는 간단했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 정신’을 잃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그 도전 정신의 결과물 중 하나가 고성능 브랜드 N의 벨로스터 N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Audi attraction

아우디가 돌아왔다. 지난해 서울 모터쇼에 불참했던 탓인지, 유독 올해 아우디 부스에는 즐길 거리가 풍성했다. 7대의 코리아 프리미어 모델(A8, Q5, Q2, TT RS, Q8 컨셉트, h-트론 컨셉트, 일레인) 등 총 11대의 차가 부스를 풍성하게 채웠다. 자동차와 패션을 접목한 ‘런웨이 쇼’와 팀 아우디 코리아 소속인 유경욱 레이서가 진행하는 ‘도슨트 투어’는 놓치면 안 될 알찬 즐길거리로 꼽혔다. 또한, 호조가 디자인한 ‘스페셜 카카오톡 이모티콘’과 기념 에코백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관람객들에게 조금 더 즐겁고 재미있게 다가가 소통하고 싶다”는 아우디 코리아 세드릭 주흐넬 사장의 바람이 이루어진 듯하다.

Racing model out?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F1 대회에서 그리드 걸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리드 걸은 대회 스폰서의 로고가 찍힌 유니폼을 입고 선수와 함께 입장해 홍보를 돕는 여성을 말한다. 레이싱 모델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우리나라도 최근 페미니즘 열풍이 거세다. 그래서인지 부산 모터쇼 레이싱 모델들의 의상도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 예전보다 노출이 줄었다. 한 레이싱 모델은 “노골적으로 특정 부위만 찍으려는 몇몇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앞으로 레이싱 모델이 사라질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사실은 모터쇼의 주인공은 자동차라는 것이다.

News in brief

프랑스 대사 방문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가 지난 6월 15일 르노 부스를 응원차 방문했다. 그는 트위지를 시승한 후 “트위지 같은 혁신적인 친환경차가 널리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 트럭과 한국GM

부산 모터쇼의 프레스 데이였던 지난 6월 7일, 부산 벡스코 앞에 두 무리의 시위대가 있었다. 만 트럭 운전자와 한국GM 비정규직 노조였다. 그들은 “만 트럭은 결함 인정하라”와 “비정규직 정규화”를 각각 외쳤다.

 

자동차를 드립니다

보다 적극적인 관람 유도를 위해 주최 측은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모터쇼 기간 내내 하루 한 대씩 추첨을 통해 증정했다. 프리우스 C를 받은 신 모 씨는 “초등학생 딸이 응모권을 넣었다. 오늘이 남편 생일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기뻐했다.

VR 체험

VR을 이용한 체험 코너가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기아자동차는 스팅어 운전 체험, 토요타는 프리우스를 타고 떠나는 모험을 준비했다. 쉐보레는 월드컵 시즌을 맞아 승부차기를 즐기는 컨셉트였다.

박호준

박호준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엉덩이는 무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