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미니밴, 최고의 선택은?

디젤이 아닌 가솔린 미니밴을 사고 싶은 이들에게 바친다. 그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빙의해 궁금한 건 모두 파헤쳐봤다

우리나라 미니밴 시장은 카니발의 독무대다. 물론, 9인승 디젤 모델이 대부분이다.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한 고속도로 버스 전용 차선(9인승 이상 자동차에 6인 이상이 타면 이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6인 미만이더라) 덕인지 9인승이 많이 팔린다. 연료 효율도 디젤 엔진이 좋다. 물론, 거기에 따른 진동과 소음은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솔린 엔진의 미니밴은 어떨까? 연료 효율은 떨어지지만, 디젤 엔진의 단점이 말끔히 사라진다. 특히, 연간 주행 거리가 1만 km도 되지 않는 사람은 굳이 디젤 엔진을 고집할 필요가 없기에 가솔린 엔진의 미니밴이 조금이나마 팔린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힘들게 가솔린 미니밴을 모았다. 비교에 있어서도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가솔린 미니밴을 희망하는 모든 이에게 바친다.

카니발은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페이스리프트라서? 아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이전 모델도 흠잡을 데 없이 예뻤기에 작은 변화만 준 것이다. 오딧세이처럼 과하지도 않고 시에나처럼 순둥이 인상도 아닌, 무난한 디자인이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주간 주행등과 LED 헤드램프, 안개등 그리고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가 핵심이다(물론, 트림에 따라 구성이 달라지지만 가솔린 7인승 모델 기준이다). 테일램프는 그래픽이 약간 변경됐고 후진등의 흰색 커버 크기가 작아졌지만, 한눈에 눈치채긴 힘들다. 대신, 아래에 길게 자리한 크롬 몰딩을 더욱 늘려 새로운 모델임을 알아차리기가 수월해졌다.

5세대 오딧세이의 디자인은 날카롭다. LED를 받아들인 헤드램프 윗단부터 시작된 크롬 장식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로질러 반대쪽까지 이어지며 간결하면서 매서운 인상을 풍긴다. 테일램프는 요즘 혼다가 밀고 있는 랍스터의 집게발 형상이다. 집게발 사이에 두터운 크롬을 넣어 시각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시에나는 가장 순한 얼굴이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눈매를 살짝 손봐 얌체같이 보이긴 해도 오딧세이가 워낙 날카롭기에 순해 보인다. 카니발과 오딧세이에 올라간 LED 헤드램프가 빠진 건 아쉽다. 우악스럽게 입을 벌리고 있는 범퍼 하단 에어 인테이크는 무언가를 암시하듯 크게 만들었다.

시에나의 오토만 시트에 몸을 맡겨보지 않으면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다

시에나의 실내도 겉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단순한 모습이다. 보는 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3대를 모두 모아놓고 보면 측은함까지 느껴질 정도로 뒤처진다. 과거 미니밴처럼,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센터패시아 부분에 기어 레버를 놓은 것은 좋지만, 그 외의 디자인은 처참하다. 풀체인지 모델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오딧세이의 2열은 앉아보면 괜찮은데, 보기엔 영 싸구려 같다

오딧세이를 보면, 시에나의 인테리어 개선이 더욱 시급해 보인다. 간결하게 자리한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요즘 트렌드에 딱 들어맞는다. 특히, 버튼식 기어 셀렉터는 사용하면 할수록 편리하다. 계기반도 전부 디지털 방식이다.

카니발의 북미 판매량은 처참하지만, 선배들의 좋은 점을 많이 배웠다

카니발은 소비자의 마음을 잘 안다. 기어 레버는 일반 자동차와 같은 위치지만, 그 주변에 많은 기능을 품은 버튼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특히, 통풍 시트 같은 아이템은 여름을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다(오늘 모인 3대 중 시에나만 통풍 시트가 없다).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도 달았다(오토 홀드 포함). 모바일 디바이스와의 호환성도 카니발이 가장 돋보인다. 거기에, 애플 카플레이까지 받아들여 신문물과의 호환성이 좋다(오딧세이도 된다). 요즘 차는 다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시에나는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딧세이는 재미난 기능을 품고 있다. 바로 ‘캐빈 와치’와 ‘캐빈 토크’ 기능이 그것이다. 디스플레이 모니터에 해당 기능을 누르면 되는데, 캐빈 와치는 천장에 달린 카메라를 이용해 2열과 3열 탑승객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영상으로 보여준다. 캐빈 토크는 항공기 기장이 이륙 후 인사하듯, 스피커를 통해 운전석에서 말하는 내용을 들려주는 기능이다. 운전석에서 3열까지 소리 지를 필요 없이 편하게 보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카니발과 시에나에 없는 10.2″ 천장 모니터도 오딧세이의 장점이다. 오딧세이처럼 재미난 기능이 시에나나 카니발에는 없냐고? 시에나는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기에 당연히 없고 카니발은 카카오 음성인식 기능을 심었는데, 목적지를 검색할 때에 제법 유용하다. 예를 들어 ‘종각역’을 목적지로 하고 싶다면, 스티어링에 달린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고 “길 안내, 종각역”이라고 말하면 곧잘 찾아준다. 그리고 주소를 불러도 제법 잘 알아듣는다.

왼쪽 안전벨트 아래에 자리한 공간에는 진공 청소기가 숨어 있다. 꽤 좋다

시트 배열을 보자. 오딧세이는 8인승이다. 2+3+3 시스템인데, 2열 가운데 시트를 떼어낼 수 있어 편리하게 3열로 다닐 수 있다. 2열 시트는 앞뒤뿐만 아니라, 좌우 슬라이딩 기능도 있다. 단점으로는 카니발과 시에나에 있는 발 받침대가 없다. 그거 하나 없는 게 큰 단점은 될 수 없겠지만, 시트를 뒤로 눕히고 발 받침대에 다리를 올리면 확실히 편하고 안락하다. 시에나는 7인승으로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오토만 시트는 미니밴 역사상 가장 편안하다는 찬사를 받는다. 시트 자체도 몸을 잘 감싸주기에 의전용으로 인기가 좋다. 발 받침대를 카니발과 비교하면, 시에나가 훨씬 편하다는 걸 체험할 수 있다. 진정 안락한 휴식 공간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시에나가 최고의 선택이라 말할 수 있다. 카니발도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지만, 안락함을 놓고 보면 시에나보다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3열의 편안함은, 시에나, 오딧세이, 카니발 순으로 점수를 주고 싶다. 보다 넓은 트렁크 공간을 위해 3열을 접는 방법은 3대 모두 평평하게 접히는 방식이기에 모두 만족스러웠다.

카니발은 개인 차를 빌려온 것이기에 바닥은 애프터마켓용 매트가 깔려 있다

이제 파워트레인을 살펴보자. 카니발은 3.3ℓ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물렸고 시에나와 오딧세이는 3.5ℓ 엔진으로 같지만, 각각 8단과 10단 변속기의 조합이다. 카니발은 GDi 엔진으로 280마력, 34.3kg·m의 최대토크, 무게는 2105kg이다. 시에나는 직분사와 포트분사를 결합한 4D-S 기술, 흡기 밸브의 개폐 시기를 조절하는 VVT-I 시스템으로 301마력, 36.4kg·m의 최대토크, 2175kg(2WD는 2120kg)이다. 마지막으로 오딧세이는 직분사 방식으로 284마력, 36.2kg·m, 2095kg의 무게다. 수치상으로는 시에나가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지만, 무게는 가장 무겁다. 물론, 공기역학,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생성하는 분당 회전수 등 모든 것을 고려하면 비슷할 걸로 보여진다.

중고차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듯한 시에나의 실내

시에나 4WD 모델은 전동식 테일게이트가 닫힐 때만 된다. 열 땐 손으로 올려야 한다

카니발은 싼타페나 쏘렌토와 비슷한 움직임이고 시에나는 다소 차분하게 속도를 올린다. 그중 오딧세이는 가장 사뿐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 역시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렵다. 그래도 주행 성능을 굳이 따지자면, 유일하게 4륜구동 시스템을 올린 시에나의 손을 제일 높이 들어주고 싶다. 퍼포먼스가 좋다기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보다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다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촬영 당일 비가 참 많이 왔다). 고속도로 제한속도에서 느끼는 각종 소음을 종합해보면, 시에나와 오딧세이 그리고 카니발 순이다. 미니밴은 편안하게 다니는 데 목적을 두는 모델이다. 굳이 역동성을 따지는 건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됐기에 과격한 주행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마력도 제일 약하지만, 연료 효율도 가장 떨어지는 카니발

이날 모인 3대는 모두 가솔린 엔진이다. 그렇기에 연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오딧세이는 10단이라는 경이적인 단수를 기록한 변속기와 가변 실린더 매니지먼트 기술로 복합연비 9.2km/ℓ라는 엄청난 연료 효율을 뽐낸다. 카니발은 8.2km/ℓ다.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8단 변속기를 올려 좋아진 수치가 이렇다. 참고로 카니발 디젤 엔진은 11.3~11.4km/ℓ를 보여준다. 시에나의 연비는 8.2km/ℓ로 카니발과 똑같다. 그런데, 시에나는 4륜구동 모델이다. 2WD 모델의 연비는 8.6km/ℓ. 한 마디로 연료 효율 면에서는 카니발이 가장 떨어진다.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연료 효율에 들어가는 기술은 현재 모든 브랜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안전 사양도 짚어보자. 지금 모델은 에어백이 몇 개가 달렸는지는 큰 의미가 없다. 사고가 났을 때 일어나는 현상보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술이 더 칭송받는 시대기 때문이다. 오딧세이는 그들의 안전 기술인 ‘혼다 센싱’을 달았다. 여기에는 반자율주행에 필요한 대부분 기능이 모두 담겨 있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을 넘어가지 않고 알아서 주행한다. 시에나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를 둘렀다. 차선을 넘으면 경고와 함께 스티어링 휠을 스스로 돌려 차선을 넘지 않게 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당연히 있다. 자, 그럼 카니발은? 할 말이 좀 있다. 카니발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8단 자동변속기와 R-MDPS를 달고 나올 거라는 모든 이의 예측을 깨고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고수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카니발에 R-MDPS가 올라가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원성을 듣지는 않았을 것이다. 혹자는 유압식이 더 느낌이 좋다고 하는데, 이건 뭐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유압식에는 차선을 넘지 않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달 수 없다. 단지 돈을 더 내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경고, 후측방 경고 등을 달 수 있다. 말 그대로 차선을 넘어가면 경고만 해주지 넘어가지 않게 스티어링을 돌려주지는 않는다. 참고로 미국에는 하위 트림에 유압식을, 상위 트림에는 R-MDPS를 달아주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나왔다면, 논란이 될 이유도 없다. 유압식 스티어링의 단점은 또 있다. 무게가 너무 무겁다는 것. 오딧세이와 시에나는 비교적 부드럽게 스티어링이 돌아가지만, 카니발은 꽤 무겁게 돌려야 한다. 주행 중에는 크게 상관없겠지만, 주차를 위해 이리저리 돌릴 때에는 여성에게는 힘들 수 있다.  그래도 장점은 있다. 발로 꾹 밟는 주차 브레이크 대신 전자식으로 바뀌었다(시에나는 발로 힘껏 밟아야 한다). 그리고 UVO 무료 서비스 기간을 5년으로 해줬다. 또한, 올 어라운드 뷰 카메라가 있어 주차도 한결 편하다. 이 기능은 오늘 모인 미니밴 중 카니발만 있다.

카니발 7인승 가솔린 모델은 단일 트림으로 3860만 원이다. 거기에, 듀얼 선루프 85만 원, 드라이브 와이즈 128만 원의 선택 옵션을 더하면 4073만 원이 된다. 시에나는 2WD 5440만 원, 4WD 5720만 원이며, 오딧세이는 5790만 원이다. 아직까지 카니발과 수입 미니밴의 가격 차이는 1500만 원 정도 벌어진다.

시에나는 진중한 느낌으로 VIP 의전용에 딱 맞겠다는 생각이다. 안락하고 편안하며, 마감 품질이 매우 좋다. 오딧세이는 시에나와는 반대로 아이들을 위한 자동차라고 생각된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캐빈 와치, 캐빈 토크를 보면 그렇다. 그럼 카니발은? 같은 조건의 북미 시장 미니밴 판매량을 보면 현주소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단연 꼴찌다. 그래도 우리는 카니발을 좋아하고 많이 이용한다. 일단 가격대가 그렇다. 서비스 센터도 동네마다 있고 보증 기간이 끝나도 차를 바꾸고 싶을 만큼 큰 비용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큰돈 들여 안락함과 안전을 생각하는 수입 미니밴으로 갈 것인지, 조금 덜 편안하고 안전 기술은 빈약하지만, 기본 옵션 좋고 A/S 편한 국산으로 갈 것인지.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다.


뒷자리는 어때?

이세환

뒷좌석이 넓고 편한 건 시에나가 최고다. 푸근한 오토만 시트를 내 몸에 맞게 조절해 누워 있으면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의 선베드가 부럽지 않다. 뒷좌석에 탄 아이들이 투정 부리지 않고 오랜 시간 앉아 있을 만한 차는 오딧세이다. 천장에 달린 카메라로 뒷좌석에 아이들이 잘 앉아 있는지 앞좌석에서 확인할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줄 천장 모니터도 있다. 카니발은 다리를 편하게 올려둘 레그 서포트 기능은 물론, 오딧세이처럼 2열 시트를 좌우로 밀 수 있다. 하지만, 승차감과 더불어 요즘 들어 중요한 하차감은 둘에 비해 떨어진다. 너무 흔해 빠진 것도 문제다.

박호준

시에나에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도로 위를 미끄러지는 듯한 부드러운 승차감을 예상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넉넉한 실내 공간만큼은 인정한다. 거의 누워가는 수준이다. 그에 비교해 오딧세이는 재미있다. 2개의 무선 헤드셋은 물론 3열에도 오디오 단자를 마련해 놓은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앞뒤는 물론 좌우로도 움직이는 2열 시트는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특히 유용할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시트에 몸을 뉘었을 때 가장 내 몸과 잘 맞는다고 느낀 건 카니발이었다. 길쭉한 헤드레스트와 암레스트의 높이, 레그 서포트의 길이가 적당했다. 대한민국 평균인 신체조건 때문인 것 같다.


Toyota Sienna 4WD

Price 5720만 원

Engine 3456cc V6 가솔린, 301마력@6600rpm, 36.4kg·m@4700rpm

Transmission 8단 자동, AWD

Performance 0→100 N/A, N/A, 8.2km/ℓ, CO₂ 208g/km

Weight 2175kg

Honda Odyssey

Price 5790만 원

Engine 3471cc V6 가솔린, 284마력@6000rpm, 36.2kg·m@4700rpm

Transmission 10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N/A, 9.2km/ℓ, CO₂ 188g/km

Weight 2095kg

Kia Carnival 3.3 가솔린 7인승

Price 3860만 원

Engine 3342cc V6 가솔린, 280마력@6000rpm, 34.3kg·m@5200rpm

Transmission 8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N/A, 8.2km/ℓ, CO₂ 210g/km

Weight 2105kg

최재형 |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