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이유, 인피니티 Q60

화려하다. 타오를 듯 빨갛게 빛나는 차체가 사방의 빛을 모두 빨아들인 것처럼 홀로 눈부시다. 나만 멍하니 쳐다보는 줄 알았더니, 주변의 이목이 쏠려 있다. 매끈한 스포츠 쿠페, 인피니티 Q60을 만났다.

다양한 차를 접했지만, 이렇듯 화려한 첫인상을 주는 차는 흔치 않다. 매끈하고 날렵한 차체, 우아하게 흐르는 보디 라인, 깊게 팬 굴곡, 화려한 레드 컬러가 모여 하나를 뜻한다. 우아함과 역동성이 어우러진 달리기 실력 말이다.

2015 디트로이트 모터쇼 무대 위에 올랐던 컨셉트카의 모습을 고스란히 현실로 가져와 재현해놓은 게 바로 인피니티 Q60이다. 인피니티는 관능적인 스포츠 쿠페를 만들기 위해 일본 토치기 공장의 생산시설을 새로 다듬었다.

차체 표면의 깊은 굴곡을 만들기 위해 합성수지 툴링 기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시승차에 입힌 다이내믹 선스톤 레드 컬러를 개발하고자 새로운 페인트 부스를 차렸다. 수백 가지 페인트를 섞어보는 등 다양하고 복잡한 개발 과정을 거치는 동안 페인팅의 두께와 품질 수준을 훨씬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었고,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레드 컬러가 태어났다.

실내는 다분히 편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보디 라인을 따라 우아하게 흐르는 곡선이 실내에도 넘실거린다. 운전자 중심의 비대칭 구조는 익숙한 인피니티 특유의 인테리어. 거주성 좋고 시트 포지션이 여느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시야가 좋다. 부드럽고 촉촉한 세미 아닐린 가죽 시트와 광섬유 트림으로 마감한 실내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하다.

무엇보다 실내의 백미는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Q60에 들어간 건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로, 어드밴스드 스테이징 기술과 13개의 고성능 스피커를 이용해 어느 콘서트홀 한가운데 앉아서 공연을 즐기는 기분을 선사한다. Q60의 자체적인 NVH 성능도 뛰어나지만, 인피니티가 자랑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도 이 같은 기분을 거드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Q60은 레드 스포츠 400 트림 하나만 존재한다. 이름과 생김새가 이처럼 잘 어울리는 차가 있던가. 이름이 주는 힘은 강력하다. 최고출력 405마력이란 숫자가 달리기 위해 태어난 디자인에 깃들어 있다. 잔뜩 힘준 뒷모습을 보면 볼수록 가슴이 요동친다.

400마력을 웃도는 스포츠 쿠페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존재다. 208마력의 2.0ℓ 가솔린 터보 모델과 300마력짜리 3.0ℓ 모델을 제쳐두고, 오직 최상위 트림인 레드 스포츠 400 모델만 들여온 건 인피니티가 Q60에 나름의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다. 퍼포먼스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인피니티답다.

Q60의 뜨거운 심장은 인피니티의 최신 기술로 새롭게 태어난 V6 3.0ℓ 트윈 터보 VR30DDTT 엔진. 보어와 스트로크 사이즈가 86mm로 똑같은 스퀘어 엔진으로, 우수한 성능과 높은 명성을 자랑한 기존 6기통 자연흡기 VQ 엔진을 대체한다. 앞으로 등장할 인피니티 모델의 핵심으로 쓰일 예정이며, 가솔린 고압 직분사 기술과 기계적 마찰을 40% 줄이는 데 성공한 미러 보어 코팅 기술이 특징.

더 이상 VQ 엔진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트윈 터보 엔진은 매끄럽고 활기차게 돌아간다. 트윈 터보차저의 도움을 받아 1600rpm부터 5200rpm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쏟아지는 48.4kg·m의 최대토크 덕분에, 속도계는 기운차게 돌아가고 Q60은 시원스레 질주한다. 가속 페달을 콱 밟으면 힘을 모았다가 한방에 튀어나가듯 달리는 것마저 통렬하다. 오직 뒷바퀴만 굴리지만, 자세 제어 장치의 고삐를 꽉 잡고 있는 이상 안정적으로 달린다.

7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 패들 시프트를 다루며 엔진 회전수를 끌어올릴수록,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듣기 좋게 실내로 스며든다. 잔잔한 배기음은 아쉽지만, 고속으로 달릴 때조차 실내는 호들갑스럽지 않고 조용하다. 승차감도 마찬가지. 진동과 소음을 최대한 걸러내며 매끄럽게 달린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돌려두고 열띤 질주를 이어갈 때도 그렇다. 운전자에게 그리 유쾌하지 않은 정보를 막아주고 꼭 필요한 정보만 전해주는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과 다이내믹 디지털 서스펜션의 만남으로 이뤄낸 효과다.

이처럼 세련된 주행 질감은 Q60이 열정을 모두 쏟아부으며 달리는 것뿐 아니라, 편안한 장거리 주행에도 능숙한 GT라는 것을 뜻한다. 편안한 공간과 물 흐르듯 매끈하게 달리는 감각이 그렇다. Q60이 품은 수많은 안전 장비도 이를 뒷받침한다. 스스로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고 멈춰서기까지 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선을 끊임없이 감지하며 경고하고 제동을 걸어주는 차선 이탈 경고 및 방지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일상에서 더 유용한 건, 앞차의 앞차까지 감지하는 전방 충돌 예측 경보 시스템, 앞차와 보행자를 감지해 가속 페달을 들어올리고 스스로 제동하는 전방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매 순간 차의 주변을 감시하고 충돌을 예방하며, 충돌 시 운전자와 탑승자를 보호하려는 인피니티의 안전 철학, 세이프티 실드의 혜택이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 하나만으로 이같은 기능을 쉽게 켜고 끌 수 있다.

Q60은 고혹적인 디자인의 스포츠 쿠페이자, 세련된 주행 질감으로 언제나 편안한 여정을 약속하는 매력적인 GT다. 물론,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405마력의 성능도 품고 있다. 그야말로 쉽게 질리지 않는 팔방미인이다. Q60과 함께라면, 이 뜨거운 여름이 한결 더 짜릿해질 것 같다.

이세환 사진 최대일, 김범석

이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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